저는 4년 3개월 전에 강변교회에서 은퇴한 후 주일마다 전국의 흩어져 있는 3, 4십 여명의 신자들을 가진 작은 교회들 한 두 곳을 방문하며 설교를 하고 있는데, 오늘은 인천에 있는 100여명의 장년 신자들을 가진 조금 큰 교회인 예수소망교회에 와서 설교를 하게 되어서 아주 좋습니다. 제가 교회들을 방문할 때마다 방문하는 교회의 담임 목사님들의 말씀을 듣고 그 교회의 형편에 맞는 내용의 설교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황요한 목사님이 헌신을 주제로 저의 대한 간증 설교를 해 달라고 부탁을 해서 오늘 오전에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예배의 제사" 라는 제목으로 간증 설교를 하려고 합니다. 오후에는 제가 그 동안 세계의 곳곳을 다니면서 했던 일들을 중심으로 간증 설교를 해 달라고 부탁을 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행과 나눔의 제사” 라는 제목으로 간증 설교를 하려고 합니다.
제가 황 목사님과 전화로 통화하면서 황목사님이 십오 년 동안 러시아 선교사로 사역했다는 말을 듣고 아주 반가웠습니다. 제가 지난 3월 12일 황 목사님에게 다음과 같은 메일을 보냈습니다. “사랑하는 황요한 목사님에게. 오늘 아침 황요한 목사님과 전화로 통화할 수 있어서 아주 반가웠습니다. 러시아 이곳 저곳에서 15 년 동안 선교사로 사역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었고 내가 구 소련 선교대회에 참석할 때마다 나를 만나곤 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었습니다. 인생은 만남과 나눔과 기쁨이란 말을 나는 자주 하는데 다음 주일 인천 예수소망교회에 가서 황 목사님을 비롯한 예수소망교회 성도들과 만남과 나눔과 기쁨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어서 참 좋습니다. 황 목사님이 여기 방명록에 올린 김태경 목사님의 글을 읽고 전화로 나에게 부탁한 대로 헌신에 대한 나의 간증 이야기를 주로 하려고 합니다. 내가 어릴 때 나의 삶을 헌신할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 크신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다음 주일 반갑게 만나겠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축복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사랑합니다. 2012년 3월 12일 김명혁 목사” 저는 편지를 주고 받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성경은 편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예배의 제사" 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합니다.
우리는 모두 자기 중심적인 이기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기쁘게 하면서 이기적으로 살아가는데, 사도 바울은 주님을 만난 다음부터 자기 중심이 아닌 하나님 중심적인 삶을 살면서 다음과 같은 고백을 했습니다. “우리는 거하든지 떠나든지 주를 기쁘시게 하는 자 되기를 힘쓰노라”(고후5:9). 그리고 이렇게 고백하며 권면했습니다. “나와 같이 모든 일에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여 나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고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여 저희로 구원을 얻게 하라(고전10:33). “선한 일을 행하고 선한 사업에 부하고 나눠주기를 좋아하며 동정하는 자가 되게 하라”(딤전6:18). 사도 바울은 자기의 삶의 두 가지 목적을 첫째는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데 두었고 둘째는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는 데 두었습니다.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삶의 목적인지 모릅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예배의 제사" 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시작합니다.
첫째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사는 우리들의 몸을 드리는 거룩한 예배의 제사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사도 바울은 롬12:1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믿음으로 구원 받은 죄인들이 제일 먼저 우선적으로 하여야 할 일이 바로 몸을 하나님께 드리는 거룩한 예배의 제사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 이는 너희의 드릴 영적 예배니라”(롬12:1). 오늘 헌신에 대한 설교를 하는데 ‘헌신’이란 말의 뜻은 ‘몸을 제사로 드린다’는 것입니다. 한영 사전은 ‘헌신’을 ‘self sacrifice’ 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이 우리들의 몸을 제사로 드리는 것을 기뻐하신다고 했습니다. 여기 몸을 제사로 드린다는 말은 우리들의 몸과 함께 마음과 정성과 물질을 모두 제사로 드린다는 말입니다. 무식한 사람들은 왜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모든 것을 제사로 드리라고 하시는가? 하나님은 이기적인 신이 아닌가? 라고 불평을 합니다. 무식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무엇이든지 하나님께 제사로 드릴 때 그것은 하늘로 올라가는 보석이 됩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기쁨과 복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들이 그것들을 계속해서 소유하고 있을 때 그것들은 모두 쓰레기가 됩니다.
아벨이 양의 첫 새끼를 잡아서 제사를 드렸을 때 하나님께서 기쁘시게 받으셨다고 했습니다. “아벨은 자기도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드렸더니 여호와께서 아벨과 그 제물은 열납하셨으나”(창4:4).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번제로 드렸을 때 하나님께서 너무 기뻐하시면서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을 크게 축복하셨다고 했습니다(창22:16,17). 한나가 어린 아들 사무엘을 하나님께 드렸을 때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고 한나와 사무엘을 너무너무 많이 축복하셨습니다. 다윗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상하고 통회하는 눈물의 제사를 드렸을 때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고 다윗과 그의 후손을 크게 축복하셨습니다. 어린 소년 하나가 보리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예수님께 드렸을 때 예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고 축사하시므로 5천여 명을 배 불리 먹이셨고 그리고 예수님 자신이 생명의 떡이심을 나타내 보이시는 계기로 삼으셨습니다. 베다니 마리아가 지극히 비싼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주님의 발을 씻었을 때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의 드림을 기뻐 받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의 행한 일도 말하여 저를 기념하리라 하시니라”(막14:9). 우리가 무엇이든지 하나님께 제사로 드릴 때 그것은 하늘로 올라가는 보석이 되지만 우리가 계속해서 소유하고 있을 때 그것은 쓰레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구원받은 신자들이 세상에 사는 동안 가장 힘써야 할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몸과 마음과 정성을 제사로 드리는 예배의 제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출애굽의 목적도 하나님께 예배의 제사를 드리는데 있었습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바로에게 가서 그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출8:1). 여기 섬긴다는 말은 예배 드린다는 말입니다. 앞으로 천국에서 영원히 계속될 것도 예배라고 가르칩니다. 전도도 구제도 목회도 선교도 다 그치지만 예배는 영원히 계속된다고 가르칩니다. "이 일 후에 내가 보니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아무라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흰 옷을 입고 손에 종려 가지를 들고 보좌 앞과 어린 양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외쳐 가로되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 하니 모든 천사가 보좌와 장로들과 네 생물의 주위에 섰다가 보좌 앞에 엎드려 얼굴을 대고 하나님께 경배하여 가로되 아멘 찬송과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존귀와 능력과 힘이 우리 하나님께 세세토록 있을찌로다 아멘 하더라"(계7:9-12). 우리 구원받은 신자들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가장 힘써야 할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우리들의 몸과 마음과 정성과 재물과 자녀들을 제사로 드리는 예배의 제사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헌신의 뜻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무엇보다 먼저 몸과 마음과 정성과 재물과 자녀들을 제사로 드리는 예배의 제사에 최선을 다하시는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둘째로, 하나님께서 우리들이 예배의 제사를 어떻게 드려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셨습니다.
구약시대에는 안식일 제도를 만들어 안식일을 구별하여 거룩하게 지키며 예배의 제사를 드리게 하셨고, 신약시대와 교회 시대에는 주일 제도를 만들어 주일을 구별하여 거룩하게 지키며 예배의 제사를 드리게 하셨습니다.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며 예배 드리는 것이 기독교의 중심입니다. 그것이 청교도들의 삶의 첫째 목적이었고 한국의 초대교회가 가장 힘쓴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열 번 나타나 보이셨는데 처음 여섯 번은 모두 주일날에 나타나 보이셨습니다. 사도 바울이 인식 후 첫날인 주일 아침부터 밤까지 드린 예배의 모습이 사도행전 20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안식 후 첫날에 우리가 떡을 떼려 하여 모였더니 바울이 이튿날 떠나고자 하여 저희에게 강론할쌔 말을 밤중까지 계속하매 우리의 모인 윗다락에 등불을 많이 켰는데 유두고라 하는 청년이 창에 걸터 앉았다가 깊이 졸더니 바울이 강론하기를 더 오래 하매 졸음을 이기지 못하여 삼 층 누에서 떨어지거늘 일으켜 보니 죽었는지라 바울이 내려가서 그 위에 엎드려 그 몸을 안고 말하되 떠들지 말라 생명이 저에게 있다 하고 올라가 떡을 떼어 먹고 오래 동안 곧 날이 새기까지 이야기하고 떠나니라”(행20:7-11).
2세기 초대교회의 지도자인 저스틴은 그의 「제일 변증서」에서 주일 예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기록했습니다. “일요일이라고 부르는 날에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였는데 이 때에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글이 읽혀졌다. 우리는 이와 같은 모임을 일요일에 가지곤 했다. 왜냐하면 이 날은 하나님이 어두움을 변케 하여 이 세상을 창조하신 첫째 날이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 가운데서 부활하신 날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그 초기부터 주일 성수를 강조해 왔습니다. 주일에는 온종일 모든 세속적 업무를 중단하고 예배와 전도와 봉사에 바쳐야 할 것을 엄격히 가르쳤습니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헌법 제 6부 예배모범은 주일성수의 원리를 다음과 같이 규정했습니다. “주일을 기념하는 것은 사람의 당연한 의무이니 미리 육신의 모든 사업을 정돈하고 속히 준비하여 성경에 가르친 대로 그 날을 거룩히 함에 구애가 없게 하라. 이 날은 주일인 즉 종일토록 거룩히 지킬지니 공동회집으로나 개체로 예배하는 일에 씀이 옳으며 종일토록 거룩히 안식하고 위급한 일 밖에 모든 사무와 육신적 쾌락의 일을 폐할지니 세상 염려와 속된 말도 금함이 옳다. 먹을 것까지라도 미리 준비하고 이 날에는 가족이나 집안 사환으로 공동 예배하는 일과 주일을 거룩히 함에 구애가 되지 않도록 함이 옳다.”
1920년대 한국교회에 큰 부흥을 일으킨 김익두 목사님은 “주일을 거룩히 지키자”라는 설교에서 주일성수의 이유와 방법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께서 천지만물을 지으시고 하루 쉬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하나님과 같이 엿새 동안 일하고 하루 쉬어야겠습니다. 둘째는 사업을 잘되게 하려고 안식일을 지키게 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이 날은 하나님의 날이요 거룩한 날이 되어서 구약시대에는 일하는 사람은 다 때려 죽이라고 하였습니다. 주일 범한 사람들은 구약시대 같으면 다 때려 죽일 사람들입니다. 지금은 때려 죽이지는 않습니다만 죄는 죄입니다. 넷째는 우리 영혼을 수양시키라고 주일 지키게 하신 것입니다. 주일 범하는 사람은 영혼이 자라나지 못합니다. 다섯째는 주일 지키는 백성은 하나님의 택한 백성이 되기 때문에 지켜야 합니다. 여섯째는 주일 지키는 것은 하늘에 가서 지내는 그림자입니다. 이후에 천당 가서도 하나님을 모시고 기쁨, 찬송으로 지낼 것입니다. 일곱째는 복 받기 위해서 지켜야 합니다. 그러면 이 주일을 어떻게 지켜야 할까요? 첫째는 거룩하게 지켜야 합니다. 예배당에 가야겠습니다. 둘째는 존중한 날로 지켜야 하겠습니다. 어떤 사람은 주일날 생일 잔치하고 주일날 장례식 지내고 어떤 이는 주일날 결혼식 합니다. 이것 다 합당치 않습니다. 셋째로 주일은 기쁜 날로 지켜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예배의 제사를 바로 드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일 하루를 구별해서 거룩하게 지켜야 합니다. 우리들이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며 정성을 다해서 예배를 드릴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며 우리들을 축복하십니다. 그리고 앞으로 하늘에서 이루어질 영원한 안식의 축복을 누리게 하실 것입니다. 언젠가는 전도도 그치고 구제도 그치고 봉사도 그칠 것입니다. 그러나 하늘에서 영원토록 계속될 것은 구원함을 받은 모든 피조물들이 몸과 마음과 정성을 드리는 영적 예배라고 계시록이 기록했습니다(계7:9-12). 히브리서 4장은 앞으로 하늘에서 이루어질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도록 힘쓰되 믿음을 지키고 순종하고 예배를 드리며 힘쓰라고 권면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두려워할지니 그의 안식에 들어갈 약속이 남아 있을지라도 너희 중에 혹 미치지 못할 자가 있을까 함이라 그런즉 안식할 때가 하나님의 백성에게 남아 있도다 이미 그의 안식에 들어간 자는 하나님이 자기 일을 쉬심과 같이 자기 일을 쉬느니라 그러므로 우리가 저 안식에 들어가기를 힘쓸지니 우리가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히4:1,9-11,16). 영원한 하늘의 안식에 들어가기를 힘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은혜의 보좌 앞에 나아가기를 힘쓰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즉 주일 예배를 정성껏 드리며 은혜를 받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구약시대에는 성막과 성전에서 하나님께 제사 드리도록 하셨고 신약 시대와 교회 시대에는 교회에서 하나님께 예배 드리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가장 귀하고 가장 보배로운 곳입니다. 교회는 이 세상에 있는 어느 곳보다 귀하고 복되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피로 사신 예수님의 몸이기 때문이고, 교회는 하나님의 눈과 마음과 귀가 항상 있는 하나님의 집이기 때문이며, 교회는 성령이 임재하시는 성령의 전이기 때문이고 그리고 교회는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예배의 처소이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 교회의 신자들은 날마다 교회에 모이기를 힘썼다고 했습니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 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행2:46). 교회에 나와서 예배 드리기를 힘쓰시는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셋째로, 하나님께서 저에게 베푸신 예배와 주일 성수의 축복에 대해서 간증을 하려고 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를 너무너무 좋아했고 주일 날 교회에 가서 예배 드리는 것이 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것보다 더 좋았습니다. 북한에서는 주일에도 교회에 가지 못하게 했고 학교에 오라고 했지만 저는 주일 날 한 번도 학교에 가지 않았고 교회에 가서 종일 교회에 있으면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월요일마다 학교에서 벌을 받았지만 저는 주일날엔 학교에 가지 않고 교회와 가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결국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며 교회에서 자유롭게 예배 드리기 위해서 저는 11살 때 고향과 부모님을 떠나 38선을 혼자 뛰어넘어서 남쪽으로 왔습니다. 평양의 외곽인 사동 탄광에서 복역하시던 아버지 김관주 목사님을 찾아가서 여기 북한에서는 주일을 지키며 하나님께 바로 예배 드릴 수 없기 때문에 남쪽으로 가겠다고 말씀 드렸을 때 아버지는 그러면 가라고 말씀했습니다. 저를 너무너무 사랑하시고 저 없이는 못 살겠다고 하시던 어머니도 울면서 그러면 가라고 말씀했습니다. 결국 저는 1948년 8월 가방 하나를 메고 38선을 넘어서 남쪽으로 왔습니다. 같이 오던 어른들은 모두 인민군에게 붙잡혔습니다. 저는 혼자서 캄캄한 밤에 남쪽을 향해서 3,40 분 동안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산과 들과 밭과 강을 넘어서 남쪽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주일을 바로 지키며 예배를 바로 드리기 위해서 달렸기 때문에 별로 무섭지가 않았습니다.
남한에 와서 몇 년 동안은 어머니가 보고 싶어서 밤마다 울었지만 주일날 하루 종일 마음껏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새벽마다 교회에 가서 기도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중학생 때와 고등학생 때와 대학생 때 주일에는 종일 교회에 가서 예배 드리고 가르치고 봉사하는 것이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사실 저는 어릴 때부터 한 평생 주일에는 종일 집에 가지 않고 교회에서 살았습니다. 교회는 이 세상에 있는 장소들 중에서 가장 귀하고 가장 복되고 가장 아름다운 곳입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피로 사신 보배로운 곳이고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거룩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인간적으로 너무 부족한 사람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사랑하고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을 힘썼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저의 삶을 너무 많이 축복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부모 떠난 고아로 한 평생을 살았지만 저 만큼 많이 공부하고 저만큼 많이 목회의 일과 교수의 일과 선교의 일과 구제의 일과 연합의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산 사람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청교도들이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힘쓴 것은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면서 예배를 정성껏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청교도들이 하나님의 축복을 너무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 한국교회의 신앙의 선배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면서 힘쓴 것도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면서 예배를 정성껏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축복을 너무 많이 받았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면서 예배를 정성껏 드리는 것보다 더 귀하고 복된 일은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 구원 받은 신자들이 세상에서 가장 힘써야 할 일은 우리들의 몸을 거룩한 예배의 제사로 드리는 것이고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주일 성수와 관련된 저의 이야기 하나를 하고 설교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제가 주일성수 운동을 벌이다가 남산 중앙정보부에 붙잡혀 가서 밤새 심문을 받은 이야기를 합니다. 주일 성수는 저에게 있어서 생명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12년 동안 미국에서 공부하고 1974년 가을에 귀국했는데 주일성수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1975년 말경 주민등록 갱신을 주일에 하라는 통보가 시달되었습니다. 저는 그와 같은 정부 방침에 반대하면서 크리스챤신문 11월 29일 호에 다음과 같은 글을 실었습니다. “나는 주민등록 갱신을 일요일에 하도록 배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겠지만 나에게는 그렇지가 않았다. 교회의 교육 목사요 신학대학의 강사이기 때문에 보다는 나 개인의 과거 때문이라고 생각되어진다…… 벌금 낼 각오를 하고 주민등록 갱신을 일요일에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박정희 군사 정부는 교회를 장악하려는 나머지 주일에 국가고시는 물론 학도군사훈련까지 실시했습니다. 저는 정부정책을 비판하면서 1977년 11월 14일 한국교회의 지도적 인물 46명에게 주일성수에 대한 앙게이트를 보낸 일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응답은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정부의 미움을 사게 되었고 1977년 11월 20일 아침 남산 중앙정보부의 지하실로 붙잡혀 가서 밤 늦게까지 심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주일 성수 운동을 벌이다가 붙잡혀 가서 심문을 당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늦은 밤까지 심문을 받았지만 저는 단 한 번도 불안하거나 두려워한 일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심문하는 두 사람을 책망하기도 했고 충고하기도 하고 권면하기도 했습니다. 주일 성수를 침해하는 것은 너무너무 어리석은 일이라고 충고했습니다. 반공을 제대로 하려면 하나님을 바로 믿어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한 사람이 자기도 어려운 일을 당하면 하나님을 찾는다고 말했습니다. 그것 가지고는 안되고 정식으로 교회에 나가서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잠시 쉬는 동안 내가 글을 쓰고 있으니까 무슨 글을 쓰냐고 물었습니다. 다음 주일 설교를 준비한다고 했더니 한 사람이 기가 막힌 듯이 “당신, 도대체 정신이 있는 거요?” 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여기 한 번 들어오면 언제 나갈지 모르는데 다음 주일 설교 준비를 한다니 말이 되는 것이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내가 나가고 안 나가는 것은 당신들의 소관이 아니니 걱정할 필요가 없고 당신들은 다음 주일 후암교회에 와서 내 설교를 들어야 합니다.” 그날 밤 자정이 훨씬 지나서야 잠을 잘 수가 있었습니다. 책상 두 개만 있는 유리창도 없는 지하실 방이었습니다. 저는 책상을 간이 침대로 삼고 이불도 없이 그 위에서 단잠을 잤습니다. 아침이 되었을 때 집으로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데려올 때는 좋은 차를 태워주었으면 가라고 할 때도 좋은 차를 태워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을 했습니다. 결국 한 사람이 나가서 지나가는 좋은 차 하나를 세우고 저에게 그 차를 타고 가라고 했습니다. 아주 유익하고 재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믿음의 색깔 중에 하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심과 담력’을 지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모험심과 담력’을 지니고 재미 있게 지낸 하루 밤이었습니다. 모두가 망극하신 하나님의 은혜요 모두가 하나님의 도우심이었습니다.
말씀을 맺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함을 받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힘써야 할 일은 우리들의 몸과 마음과 정성과 물질을 모두 하나님께 제사로 드리는 예배의 제사입니다. 그리고 거룩한 예배의 제사는 주일 하루를 구별하여 거룩하게 지키는 주일 성수입니다. 하나님께서 안식일 제도와 주일 제도를 만드신 것은 우리들을 괴롭히려고 만드신 것이 아니라 우리들을 복 주시기 위해서 만드신 것입니다. 우리들이 예배를 정성껏 드리므로 은혜와 복을 받게 하시기 위함이고 앞으로 영원한 하늘의 안식에 참예하게 하시기 위해서 입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주일 성수를 거의 포기하고 있습니다. 제멋대로 주일 예배를 간단하게 해 치우는 형편입니다. 주일 저녁 예배를 포기하는 교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세속화와 편의주의에 동조하기 때문입니다. 너무 부끄러운 일이고 너무 불행한 일이고 너무 두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저와 여러분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우리들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예배의 제사를 정성껏 드리게 하시고 주일을 종일 거룩하게 지킬 수 있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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