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난 1월 13일 강변교회에서 은퇴한 후 하나님의 은혜로 주일마다 30여명 내외의 성도들을 가진 작은 교회들을 방문하고 있는데 오늘 31번째 주일을 맞아서 200여명의 성도들을 가진 큰 교회인 전주제자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며 설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주일 한번뿐 아니라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 아침과 저녁 그리고 오늘 주일 아침 이렇게 4번씩이나 여러분들과 함께 교제하며 예배를 드리게 되어서 참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전주제자교회는 사랑이 충만하고 가족적인 친밀한 교제가 충만한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은혜를 사모하는 아름다운 교회이고 기도가 뜨거운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조용한 설교 말씀에 가슴이 울리는 은혜를 받았다고 고백하는 젊은 남집사님들이 있었고 눈물을 흘리며 은혜를 받았다고 말하는 권사님들이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 장로님 한 분은 지난 이틀동안 은혜 받고 깨달은 점들을 저에게 낯낯이 고백했습니다. 젊은 성도들이 많고 귀여운 어린이 많은 아주 좋은 교회입니다. 젊은 담임 목사님 부부가 성도들을 세밀히 살피고 사랑과 기도로 돌아보는 모습이 참으로 귀하게 보였습니다. 조금 전에 저는 혼자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전주제자교회는 한 두 달에 한 번씩 찾아와서 예배를 드리고 설교를 하면 아주 좋겠다."
지난 3일 동안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주제를 가지고 말씀을 나누고 있습니다. 첫 시간에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던지 하늘을 바라보던지 그 어디를 바라보던지 거기에는 모두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의 손길이 나타난 것을 바라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고백하고 증거한 다윗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둘째 시간에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흠뻑 빠진 또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는 글을 쓰던지 설교를 하던지 손을 놀리던지 입을 열던지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말을 계속했던 사도 요한이었습니다. 셋째 시간에도 하나님의 사랑에 흠뻑 빠진 또 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는 사회와 가정과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았던 폐인이었습니다. 몸도 정신도 마음도 영혼도 모두 파괴되어서 사람으로서의 구실을 할 수 없었던 폐인이었습니다. 그러던 그 폐인이 어느 날 주님으로부터 건짐을 받아 몸과 정신과 마음과 영혼과 인격이 온전한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주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고, 주님을 뜨겁게 섬기는 사람이 되었고, 주님을 뜨겁게 증거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는 일곱 귀신 들렸던 막달라 마리아였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만물의 찌끼 같은, 시궁창에 내버려야 마땅한 음식 찌꺼기 같은 사람을 내버리지 않고 그의 몸에 믿음과 사랑과 소망의 씨앗을 심어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오늘 아침 설교 제목은 "만물의 찌끼 같은 몸 속에 믿음과 사랑과 소망의 씨앗을 심어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입니다. 그 장본인은 사도 바울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오늘 설교를 하는 저 자신입니다. 사도 바울은 자기를 가리켜 여러 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했는데, “만삭되지 못하여 난 자”(고전15:8),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자”(엡3:8), “죄인 중의 괴수”(딤전1:15), “만물의 찌끼”(고전4:13) 라는 표현들을 사용했습니다. 사실 사울은 영적으로 부패한 사람이었고 하나님을 대적하던 지극히 교만한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도 제대로 알지 못했고 자기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던 무지몽매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하나님을 바로 알게 되었고 자기 자신도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가리켜 “죄인 중의 괴수” 라고 불렀고 “만물의 찌끼” 라고 불렀습니다. 부패한 자기 자신을 부패한 사람으로 바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만 큰 은혜인지 모릅니다.
한국교회의 최초의 목사와 최초의 선교사였던 이기풍 목사님도 처음에는 하나님도 제대로 모르고 자기도 제대로 모르는 무지몽매하고 방자한 사람이었는데 나중에는 자기자신을 바로 알게 되어 자기가 죄인중의 괴수라고 고백하며 울면서 회개하고 또 회개했습니다. 그의 딸 이사례 권사님이 어렸을 때 자기가 본 아버지 이기풍 목사님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습니다. “나는 제주도에서 지나던 어린 시절에 현재 제주도 성내교회의 목사관에서 자라났습니다. 이때에 잊혀지지 않는 사건이 평생 제 머리에 남아있습니다. 유치원 시절에 아버지가 새벽기도회에 가셔서 식사 때가 넘어도 돌아오지 않을 때 아버지를 모시러 심부름을 가끔 다녔습니다. 하루는 교회 문을 살그머니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아버지의 큰 음성이 들렸습니다. 강대상을 부여잡으신 채 '나는 죄인 중의 괴수외다’ 라고 큰 소리로 울면서 기도를 드리고 계셨습니다. 나는 문간 옆에 있는 신장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아버지가 울고 계시니 나도 덩달아 눈물이 나서 손등으로 눈물을 닦았던 일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는 평생을, 순교하시는 날까지 '나는 죄인 중의 괴수' 라는 겸허한 자세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죽도록 충성하셨습니다. 제주도를 방문할 때마다 성내교회에 유물로 남아있는 강대상을 볼 때 아버지의 눈물 어린 기도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사도 바울은 자기 자신을 죄인 중의 괴수로 그리고 만물의 찌끼라고 묘사했습니다. 시궁창에 버려지는 음식물 찌꺼기라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자기 자신을 바라볼 때마다 육체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 세상의 온갖 정욕으로 가득한 그래서 썩고 또 썩은 만물의 찌끼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와 같은 사람을 불러서 모든 더러운 죄악의 찌꺼기를 제거해 주시고 그의 몸에 믿음의 씨앗과 사랑의 씨앗과 소망의 씨앗을 심어주셨습니다.
첫째 믿음의 씨앗을 심어주신 것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사도 바울은 본래 믿음이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도 무시하고 예수님도 대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에게 믿음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믿음의 씨앗을 심어주셨습니다.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께서 그에게 나타나서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느냐”라고 말씀했을 때 사울은 무릎을 끓고 “주여 뉘시오니이까”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사울은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고 주님으로 모시고 주님으로 섬기며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기가 지니게 믿음이 자기에게서 온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에베소 2장 8절에서 "우리가 은혜와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는데 이것이 우리에게서 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고백했습니다. 그에게는 본래 믿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믿음의 소유자가 되었고 믿음의 예찬자가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의 대표적인 저서인 로마서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함을 얻고 의롭다 함을 얻는다는 믿음의 진리를 설파한 책입니다. 믿음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믿음, 소망, 사랑 이 세가지는 영원히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편지를 쓰면서 디모데를 보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은 디모데 속에 있는 가짓이 없는 믿음을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딤후1:4,5). 그리고 그 믿음은 디모데의 할머니 로이스와 디모데의 어머니 유니게 속에 있었던 것인데 이제 디모데 속에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물의 찌끼 같은 사울의 몸과 마음 속에 믿음의 씨앗을 심어주셨습니다. 믿음의 열매를 맺으며 살게 하셨고 믿음을 예찬하고 믿음의 복음을 전하는 믿음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 세상에 믿음보다 더 귀하고 보배로운 선물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믿음의 선물을 지니지 못하고 한 평생 불행하게 살다가 불행하게 죽습니다. 어떤 사람은 믿음의 선물을 가슴에 지니고 한 평생 행복하게 살다가 행복하게 죽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금보다 귀한 믿음 참 보배 되도다 이 진리 믿는 사람들 다 복을 받겠네”
하나님께서는 부족한 저에게도 하나님의 은혜로 금보다 귀한 믿음의 씨앗을 심어주셨습니다. 사도 바울이 자신을 가리켜 만물의 찌끼라고 고백한 대로 저도 태어날 때부터 한 평생을 이기적이고 정욕적이고 위선적이고 교만하고 게으른 부패한 심성을 지니고 살아 온 만물의 찌끼 같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어렸을 때부터 저에게 하나님을 믿고 사랑하는 믿음의 씨앗을 심어주셨습니다. 그 믿음의 씨앗은 물론 믿음의 선배들로부터 온 것이었고 순교하신 아버지와 저를 누구보다도 사랑하신 어머니로부터 온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주일 성수의 신앙과 새벽기도의 신앙과 순교적 신앙을 가르쳐 주신 주일학교 선생님들로부터 온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 주일을 거룩히 지키기 위해서 11살 때 부모님을 평양에 남겨두고 38선을 혼자 넘어서 남쪽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12년 동안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 그 당시의 군사 정부가 주일성수를 방해 하려고 했을 때 그것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주일성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남산에 끌려가서 심문을 받으면서도 조금도 굴하지 않은 것도, 저의 가슴 속에 믿음의 씨앗을 심어주신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었습니다.
둘째 사랑의 씨앗을 심어주신 것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사도 바울은 본래 증오와 분노의 사람이었습니다. 사도행전 9장 1절을 읽습니다. “사울이 주의 제자들을 대하여 여전히 위협과 살기가 등등하여” 사울은 자기가 지녔던 종교적인 신념 때문에 자기의 종교적 신념과 맞지 않는 사람들을 증오하며 그들을 잡아 죽이고 또 잡아 죽이려고 했던 분노와 증오의 사람이었습니다. 이 세상의 역사를 보면 정치적인 신념은 물론 종교적 신념 때문에 자기의 입장이나 주장과 다른 사람들에게 증오와 분노를 퍼붓는 불행한 일들이 계속되고 있고 지금도 종교전쟁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마 사울은 그 원조 중의 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사울의 마음에 용서와 사랑의 씨앗을 심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로마서 5장 5절에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내 마음에 부은바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나는 사랑의 노예가 되고 말았습니다." 사도 바울이 그렇게도 무시하고 멸시하던 이방인들과 로마인들이 그의 용서와 사랑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 당시 반 기독교 세력의 심장부였던 로마에 살던 이방인 성도들에게 그들에 대한 사랑을 이렇게 나타내 보였습니다. “로마에 있어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입고 성도로 부르심을 입은 모든 자에게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그리스도를 좇아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롬1:7). 그리고 저들에게 원수를 갚지 말고 원수를 사랑하라고 다음과 부탁했습니다.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진노하심에 맡기라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우라”(롬12:19,20). 결국 사도 바울은 기독교 역사에 나타난 최고의 사랑의 예찬자가 되었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천사 같은 설교도, 산을 옮길만한 믿음도, 죽은 자를 살려내는 이적도, 몸을 불사르는 희생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믿음 소망 사랑 이 세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결국 사도 바울은 사도 요한과 함께 사랑의 사도가 되었습니다.
본래부터 이기적이고 부패한 부족한 저에게도 하나님께서 사랑의 씨앗을 조금씩 심어주셨습니다. 저는 본래 일본도 싫어했고 북한도 싫어했고 흑인도 싫어했고 모슬렘도 싫어했고 진보적인 사람도 싫어했고 열광주의자들도 싫어했던 매우 비판적인 사람이었고 매우 무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십자가의 비극적 슬픔과 아픔의 사랑을 통해서 그리고 믿음의 선배들의 사랑과 용서의 삶과 가르침을 통해 용서와 사랑의 씨앗을 조금씩 조금씩 심어 주셨습니다. 결국 일본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고, 북한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고, 아프리카 사람들과 모슬렘들에게까지 사랑의 손길을 펴게 되었습니다. 방글라데시에 찾아가서 안과병원을 세워주었고, 북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 찾아가서 우물들을 파주게 되었고, 아프카니스탄에 찾아가서 학교를 세워주게 되었고, 연변지역에 흩어져 있는 200여명의 조선족 어린이들과 동포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비판하던 강원용 목사님을 존경하고 사랑하게 되었고 제가 비판하던 조용기 목사님을 존경하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 사랑보다 더 귀하고 더 보배로운 것은 없는데 하나님께서 다윗과 사도 요한과 막달라 마리아와 사도 바울과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님등에게 심어주신 사랑의 씨앗의 조그만 부스러기들을 저에게도 심어주셨는데 그것은 엄청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입니다.
제가 2007년 1월 3일 아침 차를 타고 교회로 가면서 쓴 글 하나를 여러분들에게 그대로 읽어드리겠습니다. 사랑하고 싶은 뜨거운 감동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 말로 다할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고 싶어라. 나는 요사이 주님을 생각하면 가슴에 눈물이 흐른다. 한 평생 나를 향하신 주님의 생각과 사랑이 어찌 그리 크고 어찌 그리 많은지! 실로 모래알보다 더 많은 주님의 긍휼과 용서와 사랑이 나의 가슴에 눈물을 자아낸다. 사랑하고 싶어라. 주님을 사랑하고 싶어라. 나의 맘 나의 몸 나의 정성 다 쏟아 주님을 사랑하고 싶어라. 나는 요사이 사람들을 생각하면 가슴에 눈물이 흐른다. 어린이들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너무너무 귀엽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성도들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너무너무 예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이 세상 곳곳에 흩어져 사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날 때도 비슷한 느낌을 가진다. 저들의 얼굴과 마음과 영혼 속에 창조주 하나님께서 심어놓으신 고귀한 인성과 신성의 흔적을 보기 때문이다. 저들을 모두 사랑하고 싶어라. 모슬렘도 공산주의자도 상관이 없다. 저들은 모슬렘이나 공산주의 라는 불행한 유산에 쌓여있는 가련한 영혼들일 따름이다. 사랑하고 싶어라. 사람들을 사랑하고 싶어라. 나의 맘 나의 몸 나의 정성 다 쏟아 사람들을 사랑하고 싶어라." (2007년 1월 3일 아침 교회로 운전하며 오는 차 속에서 쓴 글)
제가 지난 3월 25일 중국 연길에서 쓴 글 하나도 읽어드립니다. 그 글의 제목은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가슴 병에 담으며”입니다. 강퍅한 저의 마음과 가슴에 회개와 사랑의 눈물을 흐르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도 너무 귀한 은혜와 사랑입니다. "부활절 새벽부터 흐르기 시작한 뜨거운 눈물이 지난 며칠 동안 하염없이 흐르고 있다. 나는 지금 중국 연변에 와서 또 다른 종류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그 눈물을 나의 가슴 병에 담고 있다. 가난과 고난의 슬픔과 아픔 중에서 자라가는 불쌍한 우리 조선족 어린이들과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저들의 슬픔과 아픔을 함께 느끼면서 슬픔과 아픔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의 집 사람은 나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렸다. 우리 일행은 호텔에 들러 여장을 풀지도 못하고 그 길로 즉시 왕청으로 달려갔다. 이번에 긴급 지원하게 된 네 가정을 일일이 찾아 보기 위해서였다. 8살 난 이봉림은 간염으로 고생하는 엄마와 함께 둘이서 살고 있는데 엄마는 병원에도 한번 가보지 못하고 오직 어린 딸에게 모든 소망을 두고 하루 하루 아픈 몸으로 품팔이를 하면서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나의 집사람은 봉림이 엄마와 헤어질 때 둘이 한동안 부둥켜 안고 슬픔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북한 출신 엄마가 2살 때 집을 나가서 아빠와 함께 둘이서 살고 있는 동호철이도 엄마를 그리워하면서 슬픔 중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모두 가슴에 슬픔과 아픔의 눈물을 지니고 연길로 돌아와서 된장찌개 하나로 간단한 저녁식사를 한 후 연길 라경호텔에서 여장을 푼 후 하루 밤을 너무 편하게 잤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화요일 아침 식사를 한 후 우리 일행은 2시간 거리에 있는 화룡으로 달려갔다. 나는 한 가정 한 가정을 방문할 때마다 또 다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홀 아빠와 함께 사는 초등학교 1학년 이화 어린이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울면서 엄마에게 편지를 쓰곤 한다고 했다. 가장 슬픈 이야기는 식물인간이 된 엄마를 눈물과 사랑으로 쓰다듬으면서 착하고 예쁘게 살아가고 있는 중학생 라혜연이의 이야기이다. 엄마 림계향은 한국에 와서 일하다가 뇌출혈로 쓸어져서 식물인간이 되었다. 슬픔과 아픔과 절망 중에서도 라혜연이는 학교에서는 최 우등생으로 공부를 뛰어나게 잘하고 있었다. 내가 식물인간이 된 혜연이 엄마의 머리에 손을 얹고 간절히 기도했을 때 엄마는 약간의 반응을 나타내며 눈물을 조금 흘리기도 했다. 박성, 이화 어린이와 혜연이가 나란히 앉아서 식사를 했는데 너무너무 예쁘고 불쌍해서 안아주고 안아주고 또 안아 주었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가슴 병에 담으면서."
셋째 소망의 씨앗을 심어주신 것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도 바울의 몸과 마음에 소망의 씨앗을 심어 주셨습니다. 전에는 세상의 가문과 세상의 학문과 세상의 영광에 집착해서 살던 사도 바울이 이 세상에 유익하던 모든 것을 배설물 즉 똥이라고 여기며 오직 예수님과 천국을 바라보며 사는 소망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환난 중에서도 즐거워한 이유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5:3,4). 사도 바울의 마음과 눈은 사도 요한처럼 항상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주님의 다시 오심을 늘 바라보며 살았습니다. 사도 바울은 세상에서 주님의 일을 하는 것이 좋은 일이었지만 사실은 세상을 떠나 주님과 함께 있는 것이 더 좋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그 두 사이에 끼었으니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을 욕망을 가진 이것이 더욱 좋으나 그러나 내가 육신에 거하는 것이 너희를 위하여 더 유익하리라”(빌1:23,24). 사도 바울은 천국을 바라보고 사모하는 간절한 소망을 지니고 살았습니다. “또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나니 과연 우리가 여기 있어 탄식하며 하늘로부터 오는 우리 처소로 덧입기를 간절히 사모 하노니 이렇게 입음은 벗은 자들로 발견되지 않으려 함이라”(고후5:1-3). “관제와 같이 벌써 내가 부음이 되고 나의 떠날 기약이 가까웠도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 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딤후4:6-8). 사도 바울이 쓴 열 개의 편지 중 마지막 편지 마지막 장에서 고백한 말입니다. 기독교 신앙의 중심은 십자가 이지만 기독교의 신앙의 목표는 천국입니다. 예수님은 최후의 만찬 석상에서 제자들로 하여금 하늘에 있는 아버지 집을 바라보게 하셨습니다.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으니라”(요14:2). 사실 모든 성경은 이 세상을 바라보게 하지 않고 천국을 바라보게 합니다. 믿음의 조상들은 모두 이 세상의 본향을 바라보지 않고 하늘에 있는 더 나은 본향을 바라보며 사모했다고 기록했습니다(히11:15,16). 기독교 역사를 되돌아 보면 때때로 천국에 대한 소망보다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착에 붙잡히는 잘못을 범하곤 했는데 사도 바울은 천국을 바라보면서 살았고 우리들로 하여금 천국을 바라보고 천국을 준비하면서 살라고 분부했습니다.
부족한 저에게도 하나님께서 천국에 대한 소망을 조금씩 조금씩 심어주셨고 천국에 대한 소망을 지니고 살게 하셨습니다. 제가 최근에 강변교회에서 한 “내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라는 주제로 설교를 했는데 그 중 7번째 설교는 천국의 소망에 대한 간증 설교였습니다. 그 설교의 첫 부분을 그대로 옮깁니다. “하나님께서 앞으로 저에게 베푸실 궁극적인 은혜는 저를 아버지 집으로, 천국으로 데려가시는 일일 것입니다. 사도 요한은 요한 계시록 마지막 장을 천국을 묘사하므로 마무리했습니다. 어거스틴도 그의 참회록의 마지막 13권 마지막 부분을 천국을 묘사하므로 마무리 했습니다. 그의 신국론에 마지막 권인 22권 마지막 부분도 천국을 묘사하므로 마무리 했습니다.” 저는 천국의 소망에 대해서 설교를 하면서 천국의 소망에 대한 설교를 3가지로 나누어서 했습니다. 첫째 천국에서 변화의 은혜를 주실 것이라는 말씀을 했고, 둘째 천국에서 만남의 은혜를 주실 것이라는 말씀을 했고, 셋째 천국에서 주님의 얼굴 봄에 은혜를 주실 것이라는 말씀을 했습니다. 사실 중세 교회 성도들은 삶의 궁극적인 목적을 하나님을 보는 것에 두었습니다. Visio Dei 즉 하나님 봄을 삶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삶았습니다. 사도 바울도 그랬고 미국 인디언의 선교사 데이빗 브레이너드도 찬송가의 여왕 패니 크로스비도 그랬습니다. 저는 천국 소망에 대한 저의 설교를 다음과 같이 마무리 했습니다. “이와 같은 천국의 은혜를 바라보고 믿으면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근심이나 걱정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원망이나 불평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절망이나 좌절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세상이나 돈에 대한 애착도 염려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천국의 은혜를 바라보고 믿으면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오직 감사가 있을 뿐입니다. 오직 기쁨이 있을 뿐입니다. 오직 제물 되는 삶이 있을 뿐입니다. 오직 천국을 준비하는 수고와 헌신의 삶이 있을 뿐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행복이고 영원한 축복입니다.”
이제 말씀을 마무리 합니다. 만물의 찌끼 같은, 시궁창에 내버려야 할 음식 찌꺼기 같은 사울의 몸과 마음 속에 금보다 귀한 믿음의 씨앗을 심어주시고 보배로운 사랑의 씨앗을 심어주시고 영광스러운 소망의 씨앗을 심어주신 하나님께서 저에게도 그리고 여러분들에게도 믿음과 사랑과 소망의 씨앗을 심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아들과 딸들로 살지 않고 하늘에 계신 우리 하나님 아버지의 아들과 딸들로 살게 하셨습니다. 믿음과 사랑과 소망 이 세가지는 항상 있을 것입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템플턴 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인생의 삶을 지탱하게 해 주는 세가지 버팀목이 있는데 그 세가지 버팀목은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가난하고 약한 자, 그리고 원수들에게 까지 사랑을 베풀며 사는 것이 인간의 가장 가치 있고 보람된 삶이라고 강조하셨고 그렇게 사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와 여러분들에게 믿음과 사랑과 소망의 씨앗을 계속해서 심어주시고 믿음과 사랑과 소망의 열매를 계속해서 맺으면서 멋지고 아름답게 살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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