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고난 주간을 한 주 앞 둔 사순절 기간입니다. 그래서 많은 성도들이 새벽마다 본 교회로 달려와서 특별 기도를 드리며 고난주간과 부활주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두 주간 동안 여러분들도 본 교회로 달려와서 특별 기도를 드리며 고난주간과 부활주일을 준비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아침에는 이 세상과 우주에서 범해진 가장 크고 무서운 죄에 대해서 설교를 합니다. 그것은 아들을 죽인 죄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을 죽인 죄입니다. 사도 베드로는 오순절 날 이스라엘 사람들을 향해서 설교하며 저들의 죄를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아 너희가 [나사렛 예수를] 법 없는 자들의 손을 빌어 못 박아 죽였느니라.” 하나님의 아들을 못 박아 죽인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는 이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저들과 저들의 후손들에게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세상도 미움과 죽음으로 가득합니다.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죽이는 일도 일어나고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일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살린 사랑의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틀 전에 하준규씨가 방명록에 두 사람의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두 사람의 사랑의 글을 올렸습니다. 며느리 이효진씨(29세)가 자기의 간을 시어머니에게 이식하기 위해 수술하기 전 의료 진술서에 남긴 말이 “그 분을 사랑합니다”라는 말이었고 시어머니 이정숙씨(52세)가 수술 후 환자복을 입은 며느리를 보고 처음에 한 말이 “사랑한다”라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죄는 죽이는 것이고 사랑은 살리는 것입니다.
오늘 아침 아들을 죽인 죄에 대해서 설교를 합니다. 바로 3년 전인 2001년 4월 29일 “누가 그를 죽였는가”라는 제목으로 제가 설교를 했는데 오늘 아침에도 같은 내용의 설교를 하려고 합니다. 존 스토트 박사는 그의 대표적인 저서인 「그리스도의 십자가」란 책에서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는데 가담한 장본인들을 세 종류로 분류했습니다. 첫째 종류에 속한 장본인들은 빌라도와 제사장들과 가룟 유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장본인들은 로마 법정의 책임자인 빌라도와 유대 법정의 책임자들인 제사장들과 예수님을 제사장들에게 팔아 넘긴 가룟 유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가장 크고 무서운 죄를 범한 첫째 종류의 사람들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누가 하나님의 아들을 죽였습니까?
첫째 빌라도와 제사장들과 가룟 유다가 예수를 죽였습니다.
예수님을 죽인 사람은 빌라도였습니다. 빌라도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히게 넘겨 주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이에 바라바는 저희에게 놓아주고 예수는 채찍질 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게 넘겨 주니라"(마27:26). 빌라도는 예수의 무죄를 확신하고 있었으면서도 자기의 총독 자리에 대한 정치적 야망 때문에 예수를 죽음에 넘겨주었습니다. 가이사에게 불충성 한다는 비난을 받을까 봐 두려워서 군중들의 아우성에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양심의 소리에 귀를 막고 군중의 아우성에 굴복하는 비겁한 판결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손이 채 마르기도 전에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도록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물론 그의 수하에 있던 로마의 군병들이 예수를 직접 십자가에 목 박아 죽였지만 그 모든 책임은 빌라도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세계 교회의 신자들은 지난 2천년 동안 주일 마다 빌라도의 죄목을 반복해서 고발하고 있습니다.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예수님을 죽인 사람은 또한 유대의 제사장들이었습니다. 예수를 빌라도에게 넘겨준 사람들은 유대의 제사장들이었습니다. "새벽에 모든 대 제사장과 백성의 장로들이 예수를 죽이려고 함께 의논하고 결박하여 끌고 가서 총독 빌라도에게 넘겨주니라"(마27:1,2). 어떤 의미에서 빌라도는 대제사장들과 유대인들의 아우성에 못 이겨 할 수 없이 예수를 죽음에 넘겨주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빌라도는 그의 "빌라도의 고백"이란 글에서 예수 처형의 모든 책임을 대제사장들과 유대 백성들에게 떠 넘기고 있습니다. 예수님도 빌라도의 죄보다 유대인들의 죄가 더 크다고 말씀하신 일이 있습니다. "나를 네게 넘겨준 자의 죄는 더 크니라"(요19:11). 대제사장들과 유대의 장로들이 예수를 죽음에 넘겨준 이유는 예수님이 저들의 종교적 지위와 권위를 여지없이 무너뜨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들은 자기의 종교적 권위와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 예수를 죽이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예수를 시기하고 질투하고 미워하다가 예수를 죽여 없애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정치적인 권위나 종교적인 권위가 위협을 당한다고 느낄 때 우리도 예수를 죽음에 넘겨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죽인 사람은 또한 배반자 가룟 유다였습니다. 예수를 대제사장에게 넘겨준 사람은 가룟 유다였습니다. 유다는 배신자였고 예수를 판 자였습니다. 유다는 영원토록 그 오명을 짊어지게 되었습니다. 아마 유다는 심리적으로 부정적이고 반항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을 항상 못 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유다는 예수님을 신앙의 대상자로 보기보다는 민족해방을 도모할 민중의 지도자로 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 기대가 무산되자 그만 예수를 배신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유다는 또한 돈에 대한 탐욕을 가지고 있었는데 돈에 대한 탐욕 때문에 예수를 팔았을 것입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부정적인 기질 때문에,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또는 돈에 대한 탐욕 때문에, 예수님을 배신하고 죽음에 넘겨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게 한 장본인들로 빌라도와 대제사장들과 가륫 유다를 지목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옳은 분석이고 옳은 판단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예수를 죽인자들이 그들만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누가 예수를 죽였습니까?
둘째 우리들의 죄악이 예수를 죽였습니다.
오래 전 선지자 이사야는 메시야를 죽인 장본인들이 우리 모두라고 지적했습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사53:5). 예수 전에 살았던 사람들과 예수 이후에 살았던 사람들이 십자가 처형에 직접 가담은 하지 않았지만 사실은 예수 죽임에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우리의 죄와 허물이 예수 죽임의 원인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도 바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성경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고전15:3). 아타나시우스란 사람은 우리의 범죄가 그의 오심을 요청했고 우리의 범죄가 그의 죽으심을 강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도 베드로도 그의 첫 설교에서 이 사실을 분명하게 지적했습니다. 예수를 죽인 것은 골고다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뿐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지금 예루살렘 거리를 거니는 모든 사람들이 예수를 잡아 죽인 장본인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살리셨느니라"(행2:36). 스데반도 꼭 같은 말을 했습니다. "너희는 그 의인을 잡아준 자요 살인자가 되느니라"(행7:52). 골고다 현장에 있지 않았던 사람들도 모두 예수를 잡아 죽인 살인자들이란 말입니다. 히브리서 저자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죄를 범하는 자는 모두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아 현저히 욕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번 비췸을 얻고 하늘의 은사를 맛 보고 성령에 참예한바 되고 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 보고 타락한 자들은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혀 현저히 욕을 보임이라”(히6:4-6). 무슨 말씀입니까? 성령의 감동을 받으며 은혜의 생활을 하다가 은혜의 생활에서 떨어진 사람들은 예수님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는 죄를 범하는 사람들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예수님을 죽인 장본인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형 판결에 직접 가담한 사람들은 물론 죄를 범한 모든 인간들이 예수님을 죽였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들을 죽인 무서운 죄를 범한 사람들은 빌라도와 제사장들과 가룟 유다는 물론 죄를 범한 모든 인간들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십자가 사건의 전부는 아닙니다. 만약 예수님이 인간들의 배신과 반역과 넘겨줌으로 죽임을 당했다면, 심지어 사탄의 공격에 의해서 죽임을 당했다면, 예수님은 하나의 순교적 죽음을 당한 것 뿐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죽임 당함은 순교적 차원의 죽음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누가 아들을 죽였습니까?
셋째 하나님과 예수님 자신이 예수를 죽였습니다.
예수님을 죽음에 넘겨준 것은 사람들이 아니라, 사탄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이었습니다. 베드로가 이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그가 하나님의 정하신 뜻과 미리 아신 대로 내준 바 되었거늘 너희가 법 없는 자들의 손을 빌어 못 박아 죽였느니라"(행2:23). 사도 바울도 하나님께서 아들을 죽음에 넘겨 주셨다고 기록했습니다. "하나님이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어 주셨느니라"(롬8:32). 여기 내어주셨다는 단어는 죽음에 넘겨주었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들을 죽음에 넘겨주신 것입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하나님께서 아들을 죽이셨다는 말입니다. 옥타비우스 윈슬로우 라는 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가 예수님을 죽음에 넘겨주었는가? 돈을 위하여 유다가 넘겨준 것이 아니다. 두려움 때문에 빌라도가 넘겨준 것도 아니다. 시기 때문에 유대인들이 넘겨준 것도 아니다. 바로 사랑을 인하여 성부께서 넘겨주신 것이다."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님께서 아들을 죽이는 죄를 범하신 것입니다.
성경은 또한 아들 자신이 아들을 죽음에 내어주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아들이 자발적으로 자기를 죽였다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나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요10:11). “이를 내게서 빼앗는 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버리노라”(요10:18). 예수님이 자기 자신을 죽임 당함에 스스로 넘겨주셨다는 말입니다. 선지자 이사야도 오래 전에 이 사실을 기록했습니다. "그가 자기 영혼을 버려 사망에 이르게 하며"(사53:12).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2:20). 사람들이 예수님을 죽였지만 사실은 예수님 자신이 예수님을 죽였습니다.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수님 자신이 아들을 죽이는 죄를 범하신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의 아들을 죽인 가장 크고 무서운 죄를 지으신 분은 하나님 자신이시고 예수님 자신이십니다. 우리들을 살리시기 위해서 하나님 자신이 죄를 지으셨고 예수님 자신이 죄를 지으셨다는 말씀입니다. 그 길 밖에 다른 길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미도에 나오는 지휘관이 자기의 부하들을 살리기 위해서, 살리지는 못했지만, 국가의 법을 어기고 스스로 자폭을 했던 것처럼, 하나님과 예수님은 우리 죄인들을 살리시기 위해서 하늘의 공의의 법을 어기시고 아들을 죽이시고 자기 자신을 죽이는 자폭의 방법을 택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아들은 십자가에 달려 죽어가면서 아버지를 향해 이렇게 부르짖었습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27:46).
누가 아들을 죽였습니까? 우리는 십자가를 바라볼 때 두 가지 사실을 기억하며 무릎을 꿇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아들을 죽였습니다” 라고 고백하고 회개하면서 무릎을 꿇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당신의 아들을 죽이셨습니다”라고 고백하고 회개하면서 무릎을 꿇어야 할 것입니다. “나를 살리시기 위해서 이런 엄청난 일을 하나님이 하신 것을 나는 몰랐습니다. 이 무지한 죄인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그리고 이렇게 고백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 예수님이 예수님을 죽이셨습니다. 나를 죽이는 대신 하늘의 법을 어기면서까지 당신 자신을 죽이셨습니다. 주님이 스스로 자폭하신 이 엄청난 사랑을 나는 몰랐습니다. 이 무지한 죄인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누가 아들을 죽였습니까? 빌라도와 제사장들과 가룟 유다요? 맞습니다. 누가 아들을 죽였습니까? 여러분과 저요? 맞습니다. 누가 아들을 죽였습니까? 하나님과 예수님이요? 맞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이 사실을 전해 들은 예루살렘 주민 삼천 여명은 마음에 찔림을 받아 “어찌할꼬 어찌할꼬?” 라고 부르짖으면서 울었습니다. “그런즉 이스라엘 온 집이 정녕 알지니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느니라 하니라 저희가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물어 가로되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할꼬 하거늘”(행2:36,37). 복음 찬송 “고요히 주님 앞에 와”(43장)을 부르면서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우리들의 허물과 죄를 회개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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