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분의 발제자께서 한국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를 깊이 있게 잘 지적해 주셨다. 세분 모두 오늘을 교회의 위기, 목회자의 영적위기 시대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적하신 대로 오늘은 한국 기독교가 기독교 역사가운데서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렇게 어렵게 된 이유를 세분 모두 유사한 내용으로 지적하시고 그 방안을 제시하여 주셨다.
이동원 목사님은 오늘 목회자들의 지나치게 분주한 사역으로 영성을 상실하고 영적권위와 영적 리더쉽까지 상실함을 지적하고 영성관리에 힘쓰라고 촉구하고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하였다. 영성관리 프로그램을 통해서라도 하나님과 만남의 시간을 우선시 하고 지속적인 재교육을 통해서 자기개발에 힘쓰고 대형화를 지양하고 작고 진지한 부흥을 사모하는 소그룹 기도운동 등을 통해서 하나님의 구원과 인간의 사모함이 만나는 부흥의 현장을 마련해 보라고 대안을 제시하여 주셨다.
방지일 목사님은 목회자들이 너무 목회행정에 지나치게 인위적 요소들을 가미하여 하나님의 구원사역에 인간의 수단과 방안들이 너무 개입되어 있음을 지적하여 주셨고 대안으로는 자신을 버림으로 십자가를 지는 마음으로 복음에 자신을 맡기고 내 경험이나 내 생각 그리고 내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설교에서 이제는 성령의 지배 아래 순종하고 참회의 마음으로 사역에 임하라고 충고하셨다.
주선애 교수님은 한국교회가 그동안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지만 오늘 사회로부터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함을 지적하며 그 원인이 목회자의 소명감이 없는 직업화로 전락하여 설교에서 죄의식을 깨우치는 설교가 없고 십자가를 논리적으로는 가르쳤으나 그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설교가 없고 이신득의는 가르치나 성결의 삶을 강조하지 않는 대신 안위와 축복내용만 강조하는 사이에 한국교회는 십자가는 모호해지고 고난기피증에 걸렸다고 지적하였다. 그 대안으로 하나님의 성령으로 사역하여 회개와 함께 날마다 죽는다는 헌신으로 영적지도자의 권위를 회복하고 말씀묵상의 시간과 피정의 시간을 통하여 작은 예수가 되어야 한다고 제시하여 주셨다.
세분 모두 목회사역은 전적인 성령의 사역이기 때문에 성령에 의존하는 사역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오늘 이 시점이 바로 그런 영적체온을 높일 시기이며 지나치게 수단과 방법에 의존하던 목회의 방향을 바로잡아 교회로 하여금 교회되게 하는 일이 시급함을 제시하고 오늘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건물과 시설 그리고 방법들이 아니고 영성의 보충이 필요한 때라는 점을 모두 공감했다.
사실 오늘 한국교회가 영적위기에 빠진 것이 분명하다. 오늘 목회자들이 너무 바쁘고 분주한 것도 사실이다. 몸으로 때우는 목회를 하는 동안 마침내 몸도 영성도 목회의 질서도 파괴되는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점은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되어 왔음에도 좀처럼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오늘은 한국교회가 처한 영적위기를 실감있게 느끼고 방안을 연구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목회의 위기는 곧 영성의 약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위기의 회복은 곧 영성의 회복을 의미한다. 영성의 회복은 잃은 길을 되찾게 하고 성령에의 의존도를 높이게 하고 상실한 권위와 영적 리더쉽을 회복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훈련을 통하여 경기력을 놀랍게 향상시킬 수 있듯이 여러 방안들을 통하여 영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묵상생활을 들수 있다. 괴테는 “영감은 고독에서 얻어진다, 네 영혼이 고독하거든 산으로 가라”고 했다. 영성의 보충은 잃은 길을 되찾게 하고 마른 가슴을 적시며 영적 온도를 상승하게 만들어 십자가의 삶을 살게 하고 설교하게 되고 성결한 삶으로 나아가게 한다. 목회자들의 금식, 규칙적인 삶, 기도생활, 묵상의 훈련으로 인간적 수단과 방법을 줄이고 영성의 향상과 하나님과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이루어갈 수 있을 것이다.
고전을 통한 영성회복도 가능할 것이다. 웨슬레는 제레미 테일러의 “거룩한 삶과 죽음”을 통해서 순결을 깨닫고 헌신을 다짐하였고 이용도는 어거스틴의 “참회록”을 통해서 예수의 삶을 모방하기로 작정하였고 존 번연은 타울러의 “설교집”을 통해서 수도사의 길을 걷기로 작정하였고 어거스틴은 아타나시우스의 “안토니오의 생애”를 통해서 경건의 길을 걷기로 작정하였다고 고백하였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쉼이 없는 사역은 마침내 영적고갈로 이어지고 성장에 대한 초조함과 조급함은 교회내 갈등을 조장하였고 명예욕은 내적 심성의 파괴를 가져왔고 목회의 실패와 자절은 마침내 영성의 파괴를 가져왔다. 그러는 동안 목회자의 권위와 교회의 위상이 오늘 혐오의 대상으로 까지 번지게 된 것이다. 하루 빨리 길을 찾는 것이 오늘 한국교회에 주어진 시급한 책무라고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