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 하우스 교수의
「그리스도의 유일성」에 관한 강연 논찬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1. 바이어하우스 교수의 「그리스도의 유일성」 입증에 관한 성서적, 신학적 논지는 지극히 타당하다고 본다. 특히 유일성의 근거가 인격(person)으로는 그리스도가 성육하신 하나님으로 참 하나님이시며 동시에 참 사람이심(incarnation)으로, 사역(work)으로는 인류와 만물을 십자가 공로로 구속하시고 하나님과 화해시키신 일(redemption and reconciliation)로, 믿는자들과의 관계(relation)는 성령을 통하여 믿는자들과 영원한 신비의 연합(eternal communion)을 이루시는 주인이시라는 삼위일체 신학적 근거가 분명히 나타나 있다.

2. 바이어하우스 교수는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아예 거부하는 태도는 불신앙의 소치임으로 논의로 하고라도, 신앙을 기본으로 하는 신학이 기독교와 타종교의 관계를 ① 종교다원주의 입장과 ② 종교혼합주의 입장에서 규명하는 것은 옳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부인하는 반신학적, 반기독교적 도전이라고 규정한다.

3. 논찬자는 신학사조속에 등장하는 종교다원주의나 종교혼합주의를 순수신학(theology proper)의 틀에서 일탈한 것이라고 규정하기 보다는 오히려 종교학, 종교사학 또는 비교종교학의 분야에 속한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이럴 경우의 신학은 일종의 “기독교 종교학”내지 “기독교종교신학”의 성격을 지닐 것이다.
따라서 종교다원주의나 종교혼합주의로 비판받는 것들은 오히려 기독교 종교학이나 종교신학의 과제로 맡기고 순수신학의 정체성과 깊이를 오히려 선명하고 견고하게 펼쳐감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서 기독교 신앙의 공동체가 사회구성체의 하나인 “종교”의 영역으로 제도화내지 규격화 되는 비극적 현실의 원인은 바로 신앙고백의 신학화 작업이 설득력을 잃고 있는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4. 몇가지 문제점과 과제

4. 1 「그리스도의 유일성」은 믿는자들의 신앙고백의 주제이고 고백적 삶의 기둥이다. 그것을 기독교라는 종교의 종교론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올 경우 상대주의적 논리의 하나로 취급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바이어하우스 교수의 호교론적 변론은 믿는자들의 공동체 안에서 신학적 확신으로 수용되고 논구될 성질의 것이라고 본다. 다만 종교신학적 관점에 서 있는 자들에게는 학문적 설득력의 효과에 의문이 있을 것으로 본다.

4. 2 오늘날의 삶의 자리는 -특히 한국상황의 경우에는- 분명히 다원종교들 내지 혼합종교적 삶의 양식이 자리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여기서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핵으로 하는 기독교 복음을 어떻게 선교하고 전파할지에 대한 선교적 과제 또는 선교신학적 과제가 핵심으로 등장한다.
방법론으로 등장한 것 중에 예컨데「종교간의 대화」가 있다. 논찬자의 경험으로는 종교간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종교인들간의 대화”이고, 종교인들 각자의 신학적, 교리적, 신앙적 정체성을 견지한 채 생활속의 평화적 공존 내지 협력이라는 “종교인들 상호간의 지역사회에서의 실천적 협동”의 범위에 속한다. 이런 점을 종교다원주의나 종교 혼합주의라는 이름으로 일괄 부정평가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종교다원주의 내지 혼합주의는 신학자들, 종교학자들의 학문적 의욕이나 지성적 유희의 산물인 경우가 허다함을 지적하고 싶다. 여기에 대한 문제제기 자체도 이런 학문적, 지성적 측면에서서 시도한다면 삶의 현장과의 유리현상은 피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4. 3 삶의 현장에서 기독교 복음이 어떻게 다원화된 종교성 또는 혼합된 종교형태의 삶 속에 생산적으로 잉태하여 “기독교적 결실”을 만들어 내어야 하는가의 소위 토착화적 선교과제를 성실하고 진지하게 검토할 시점에 왔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물량주의, 성공주의, 기복주의, 개교회 중심주의 등등 성서의 기본뿌리에 어긋나는 양상들을 어떻게 수정하고 바른길로 인도해야 할지의 과제이다. 토착화적 선교를 과거의 재래적 토착문화와의 관계에서만 파악하지 말고, “오늘”의 역사와 “오늘”의 삶의 정황을 어떻게 복음적으로 설명하고 비판하고 새로 건설해야 하는가의 문제가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