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 4월 월례회 응답                      함 태 경 기자
                                                         (국민일보)

한국교회와 아시아의 정치 문화 종교적 상황'이라는 대주제 아래 선교단체 대
표들이 각각 동북아시아권, 중앙 및 서남아시아권, 동남아시아권을 나눠 주제발표
를 한 것은 아시아권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에 따른 한국교회의 선교전략
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중국어문선교회 박성주 대표는 특히 오랫동안 중국선교동원가로서 일선에 서 있
었던 경험과 더불어 중국학을 전공한 학자로서의 분석력이 돋보인 발제문을 내놓
았다. 이사야 49장 11-12절의 말씀을 제시,중국의 복음화가 하나님의 예정된 행로
였음을 밝힌 것은 의미가 크다. 최근 도서출판 모리슨에서 펴낸 병음해설 한중성
경도 분명히 시님땅을 '秦國'으로 표시하고 있다.
  또한 박 대표는 고 조나단 차오 박사가 인류역사 이래 중국이 최대의 추수현장
이 될 것이며 이 일에 한국교회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한 내용
을 적시,한국교회의 중국선교 주요동력론을 설득력있게 제시했다. 아울러 기독교
미래학자인 하워드 스나이더 박사의 전망, 즉 중국이 21세기에 기독교국가가 되고
향후 세계선교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내용을 부가해 한국교회의 분발을 촉구한
것도 인상적이다.
  이같은 논리를 증명하기 위해 박 대표는 중국을 정치 경제 사회면에서 살펴보면
서 내부로부터의 변화가 체질 개선효과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것들이 중국교회의
성장 및 해외교회의 선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매우 적절한 분
석이다.
  가정교회에서 세계선교에 대비해 젊은 교역자들에게 영어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장차 이슬람권에 진출하기 위해 아랍어도 준비케 한다는 것은 한국교회를 흥분시
키는 면이다. 선교학 문화인류학 등에 대한 필요성까지 느껴 선교사들에게 이에
대한 자료와 교육을 제공해달라는 요청은 중국교회의 기초세력이 결코 연약하지
않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박 대표는 한국교회가 중국 본토만 아니라 방한 중국인(한족 및 조
선동포)들을 위한 사역도 게을러서는 안된다고 경계하는 한편 선교단체 및 선교사
간의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사역의 시너지 효과를 제안하는 등 중국선교가 총체적
으로 이뤄져야함을 강조했다. 가정교회 지도자 자녀들은 선교사역자로 육성하는
일에 한국교회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논리는 시의적절하다.
  박 대표의 발제는 전반적인 중국선교의 밑그림을 그리는데는 더할 나위 없이 모
범답안을 제시했다고 논평할 수 있다. 굳이 옥의 티를 찾으라면 중국정부가 인정
하고 있는 삼자교회에 대한 분석이 첨가됐다면 더욱 좋은 발제문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기독교의 토착화 현지화를 위해서는 중국인에 맞는 신학화 작업이 중
요한데 삼자신학과 가정교회 신학이 갖고 있는 장단점이 무엇인지, 중국문화의 그
리스도화 가능성은 없는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없어 다소 아쉬움이 든다. 중국문
학을 전공한 교수로서 중국인의 심정에 맞는 선교전략을 제시해주셨다면 더할 나
위가 없을 것이다.

  중앙아시아 및 서남아시아의 정치 문화 종교적 상황에 대한 유기남 알타이선교
회 대표는 발제는 이들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는 발제라고 할 수 있
다.
  이란이 중앙아시아의 정치경제적 변화에 편승,아프가니스탄 및 이란계 타지키스
탄을 비롯해 투르크계 중앙아시아국가들에 대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적시는
매우 타당하다. 아울러 이들 지역에서 사회주의의 붕괴로 영적 공황을 맞이해 선
교의 가능성이 넓혀가고 있다는 것은 올바른 지적이다.
  특히 중앙아시아 및 서남아시아 국가들이 공히 물부족 및 환경악화 등에 직면했
다는 것은 이들 지역의 불안한 상태를 제대로 파악한 것이다.
  이슬람 불교 극단주의 정통유대교 등이 창궐 등이 기독교 선교의 최대변수라는
지적이 매우 타당하다. 또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중보기도 제목와 한국교회의 선
교전략 제시는 매우 적절하다.
  그중 한국교회가 조속히 국제적인 기준에 합당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힘써야 한다는 것은 인상적이다. 이라크에서 실제로 한국인에 대한 피랍 보고가
늘어나고 있는 점에서 한국교회가 미리 위기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도록 하고 위기
발생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 매우 중요하다. 한국세계선교협의
회가 선교사위기 관리 지침서를 만들어 지난해 각 선교단체들에게 배포한 바 있는
데 이를 전 교회로 확대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유 대표는 발제문 마지막에 바울의 고백 즉,"내가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곳
에는 복음을 전하지 않기로 힘썼도니 이는 남의 터위에 건축하지 아니하려 함이라
"(롬 15:20)을 적시함으로 복음과 떡을 동시에 나눠주면서 건강하고 균형적인 선
교긴장관계를 제안한 것도 좋았다.
  굳이 문제를 제기하라면 발제문 내용 중 시점이 경과된 것이 있어 현상황과 다
소 괴리현상이 있음을 언급할 수 있다. 이는 지역이 너무나도 광범위하기 때문에
좀더 구체적일 수 없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분석대상을 중범
위 내지 소범위로 좁혔다면 발제문이 더 나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선 한국연합선교훈련원장의 '한국교회와 동남아시아의 정치 문화 종교적 상
황'이라는 제목의 발제는 개괄적으로 이들 국가의 상황을 넓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동남아시아의 정치 경제 문화의 코드를 쥐고 있는 중국과
인도,서구 열강의 침탈을 간단하지만 적절하게 제시함으로서 지역적 다양성 가운
데 공통된 통일성이 있음을 밝혀주고 있다. 주의해야 할 동향으로 경제, 이주노동
자들, 분리론자들로 인한 내전, 비기독교 세계종교의 부활, 에이즈로 나눈 것은
좋은 시도다.
  동남아시아도 다종교 다국가 상황이라는 점에서 좀더 범위를 더욱 좁혔다면 더
나은 발제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체지역의 불안 요소 제공자가 인도네시아 정
부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은 일리가 있
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동남아 이슬람과 중동 이스람의 상이성을 제시해주면 더욱 좋겠다. 동남아에 대
한 기독교선교의 경우 더 많은 선교사들이 필요하다는 것은 맞지만 어떤 선교사군
이 필요한지 언급하지 않았기에 아쉽다.
  또 가장 복음화하기 어렵다는 종족중 하나인 마두라종족에 대한 상황화사역이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발제자의 생각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혼
합주의적 신학의 위험성을 적시하고 있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언급해주었으면 좋겠
다. 아시안인의, 아시아인에 의한, 아시아인을 위한 신학의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
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상의 3분의 발제에 대한 논평은 전반적일 수밖에 없다. 향후 한국교회의 선교
는 각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제반 요소 및 각종 변수들을 감안하지 않으
면 탄력이 붙지 못할 것이다. 이번 발제들을 계기로 한국교회의 지역연구가 활발
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지역연구가로서, 한국교회의 선교선진화를
꿈꾸는 한 사람으로서 한국교회가 이에 대한 적극적인 준비와 인재양성에 힘써주
기를 촉구하면서 논평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