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일꾼들로서 종교인들의 역할은?





                                                                                             박 종 화 목사
                                                                   (한복협 중앙위원, 경동교회 원로)






3.1 정신에서 계승해야 할 통일운동의 비젼

①  3.1 운동은 먼저 "해방운동"이고, 통일운동은 우리 민족의 "제2의 해방운동"이다.

  3.1 해방운동은 "일제식민지 압제로 부터의 해방운동"이고, 식민통치 10년 만에 시작되고, 26년 만에 8.15 광복으로 성취되었다.
  통일운동은 해방과 함께 만들어진 "민족 분단으로 부터의 해방운동"이고, 광복 후  70 여년이 지난 오늘에도 분단 갈등 속에서 여전히 신음하고 있다.

  구약성서에 보면 이스라엘은 400여년 이집트 식민통치에서 해방되어 40년 "갈등 속의 광야생활"을 거쳐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된 땅으로의 해방이 이루어졌다.
  한반도는 36년 일제식민통치에서 해방되었으나 70년의 "냉전 속의 광야 생활(=분단구조)"을 지나고도 여전히 "자유와 정의가 넘치는" 통일동산의 길이 멀다.

②  3.1 정신은 한반도와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가 비젼이었고, 통일운동 역시 한반도와  3.1 운동의 꿈은 조선의 독립과 영화 그 자체만이 아니라 전쟁 없는 평화와 만민의 공생을 민족해방의 목표로 제세하고 전 세계에 공표했다.
  민족통일의 꿈은 분단을 극복하고 부강 통일한국을 건설하는 것을 넘어 통일이 동북아의 다자간 안보체제와 공동번영의 틀을 구축하자는 목표를 천명한다.

  이와 관련하여 8.15 해방이 우리 민족에게 기쁨의 선물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강대국들이 벌린 세계 2차 대전의 결과로 왔음에 "저항불가"하지만 아쉬운 대목이다.
  평화 목표의 민족통일은 어떤 경우에도 무력통일도 전쟁동반의 통일도 아닌 "평화적 방식"의 통일이어여 하며, 남북 그리고 주변 당사국들이 합의하는 결과물이어야 한다.

③  3.1 정신은 "애국애족"을 위한 길에서는 종교적 신념과 소속과 활동의 차이를 넘어 "종교간의 협력과 헌신"이 필수적임을 보여준 실례이다.

  3.1 운동은 당시 다수종교인 천도교(300만)와 불교가 소수종교인 기독교(30만)와 함께 벌린 종교연합 민족거사였다. 1/3씩 배분을 넘어 16명의 기독인들을 배려했다.
  지역의 교회도 사당, 사찰 등과 일심동체로 독립만세운동에 동참한 것은 아름답다. 종교간의 협력은 신념과 교리의 혼합시도가 아니라, 이웃과의 "평화적 삶의 실천"이다.

  현재 남과 북은 같은 민족이 지닐 수 있는 전통, 역사, 문화를 빼고는 상호 이질적이고 적대적이기도 하다. 적대하는 종교 간의 협력보다 남북협력이 어려워 보인다.
  우리 종교공동체들이 통일과 평화를 위해 손을 잡고 일어서듯이, 남과 북도 무력과 전쟁통일이 아닌 한 민족의 "평화, 자유, 정의"를 위해서는 헌신. 협력해야 한다고 본다.          
  종교 간의 협력이 종교의 신념의 섞음이 아니듯이,  남과 북은 체제와 사상을 섞자는 것이 아니고 우선 "평화 공존"속에서 통일을 향해 경쟁하며 협력하는 길을 모색함이 옳다.


2.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일들

①  통일을 위해서 정부당국 간의 통일노력과 민간차원의 통일노력 두 트랙이 조화롭게 가동되어야 한다고 본다.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이지만 정부당국 간의 교류협력에는 때를 "얻을" 때도 있고 "못 얻을" 때도 있다. "못 얻을 때"의 공간은 민간차원의 몫이다.
  민간 차원의 인적교류와 지원협력이 그것이고, 인도주의 지원이 그것이다. 남한 민간은 "북한 동포"를 교류협력의 상대로 삼아 일한다. 특히 북한 사회의 "작은 자들"(영유아, 노약자)을 위한 약품구호 등 다양한 인도주의 협력이 긴요하다. 종교단체들끼리라도 상호 보고와 교신 및 업무조정이 필요 하다.

②  현재 탈북동포들에 대한 지원을 종교가 맡아야 한다고 본다. 젊은이들을 장학금으로 도와 남한사회 적응과 길 열어주기 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의 북한사회 재건운동에 헌신할 실무지도자로 양성하자는 것이고, 여성이나 노인계층도 별도의 특별다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위와 동일한 목적을 위해 길을 열어줌이 마땅하다고 본다.


③  더 중요한 것은 "일용할 양식"과 관련한 남북교류 협력은 정치적 이념적 대결의 틀에서 벗어나  "평화위한 사랑의 미래투자"로 보고 지원하도록 종교가 계도에 앞장서야 한다.
  예컨대, "개성공단"의 경우 철수에서 오는 단기적 이익보다, 지속적 지원에서 오는 장기적 평화이익이 훨씬 크다. 오히려 북녁 땅에 수십 개의 공단을 안전을 위해 다국적 벤쳐로 세워서 북녘 땅을 "시장경제화" 하는 것이 북한의 개혁개방에 훨씬 유효한 방안이라 생각한다. 민간의 인도주위 교류협력이 사람의 마음과 일상의 삶의 변화에 훨씬 크게 직접 영향을 준다. 동서독일의 통일을 민심변화 측면에서 일구어낸 꾸준한 교류협력이 입증해주는 실례들이다.

④  앞서 말했지만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교류협력에 있어서 종교 간의 상호 교류와 협의조정 만큼이나, 기독교 내부에서의 상호 협의 및 조정이 중요한 과제이다.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고 북한 상대자들로 하여금 무리한 길들이기 시도를 방지하며, 분리경쟁을 통한 지배를 사전에 차단하고 정직한 교류협력의 길을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남쪽에서도 자기과시나 홍보의 도구로 삼지 말고 "외손의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지원함이 최선의 베품인 때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