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찬>  "바람직한 남북교류와 협력방안"
                                                                    박종화(경동교회)


1.  평화적 통일 - 통일의 평화 지향

     발제자 세분 (허문영 박사/ 김영주 목사/ 주도홍 교수)의 논지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보고싶다.

1.1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은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필수 불가결의 요인이고, 그것은 동시에 평화 만들기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1.2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은 기본적으로 예수께서 분부하신 이웃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길이며, 특히 "원수로 살아온 이웃"인 북한을 돕고 북한과 교류함은 진정한 이웃사랑의 실천여부를 가늠하는 실체적 시험대라고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1.3  북한 주민의 기본적인 생존을 위한 긴급지원 형식의 "인도주의적 지원"은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동시에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자립을 가능케 하는 "개발지원"의 필요성을 향후 지원의 중심고제로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1.4  위의 주장에 대하여 전폭적인 찬동과 더불어 논찬자로서 제안을 덫붙이고 싶다.  이제 현실화되고 있는 개발지원의 주체는 일차적으로 정부와 기업일 것이기에, 인도주의 지원을 주로할 수 밖에 없는 교회를 비롯한 민간 지원단체와 정부 및 기업 상호간의 협의기구가 절실히 필요 하다고 본다.  이것은 예컨데 통일부 산하에 가동중인 통일 협력기금 배분이나 활용을 위한 민관 협의기구와는 다른 성격의 것이다.

1.5  세분 모두 표현상의 편차는 있으나 평화적 공존 내지 협력적 공존의 현실적 필요성을 지적한다. 물론 급변사태에 대한 대비를 빼놓지 않고서 말이다.  논찬자로서 제기하고 싶은 점은 바로 이것이다. 정치적, 영토적 통일이 외형상 최종단계의 통일이고 국제법상 하나의 국가로서의 통일 (de jure) 이겠지만, 내실있는 평화공존과 그에 상응하는 교류와 협력의 삶 자체도 부분적이기는 하나 일종의 사실적 통일 (de facto) 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본다.


2.  발제자들의 문제제기와 제안에 대하여

2.1  <허문영 박사>의 "평화세력 형성" 제안이다.. 대결관계의 라이트 - 레프트,  새로운 대결의 모습같은 뉴라이트 - 뉴레프트의 등식이아니라, 제삼의 평화지향적 세력의 결집을 제안한다. 참신한 사회통합의 모색을 위한 제안이라 본다. 이것이 남북교류 및 협력과 관련해서 보면 구체적으로 어떻한 정책과 비젼을 지니는 것일가가 궁금하다.  기독교의 경우를 들어 "복음적 평화세력" (shalom corps) 은 어떻한 성격의 것일가도 궁금하다.

안보와 경제의 문제를 연동시켜 풀기위한 "한반도 평화전략"과 "한민족 발전전략" 의 공동수립의 필요성 주장은 옳다고 본다.  민족공조와 국제공조의 병행추진도 옳다고 본다. 다만 상황의 변화에 따라 어느 한쪽을/한쪽이라도 먼저 추진시켜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통합적 패키지 속에서의 전략적 우선순위의 문제임을 오해없이 알리고 신뢰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좀더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2 <김영주 목사>가 말하는 남한 기독교 대북지원 단체와 개개인들의 협의체로서 "공동조정회의"를 제안함은 중요한 사안이라고 본다.  교회일치의 실체적 방안으로 적어도 KNCC 와 한기총 두 단체만이라도 구속력 있는 가칭 '대북지원 공동조정회의'를 상설화하는 방안은 어떨가.  불필요하면서도 낭비적이고 체통을 지키지도 못하는 경쟁적 집단 이기주의 행태를 사전에 막되, 가능한 한 많은 사람과 집단들이 생산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독교 콘소르시엄의 형성을 어떻게 가능케 할것인가.

사회적 통합의 과제는 통일 이전이나 이후에도 교회가 앞장서서 다루어야할 선교과제라는 주장은 옳다. 이 경우 남북한 각기의 사회 속에서 통일 이전이나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지속하고 발전시켜가야 할 긍정적인 것들을 찾아야 한다고 보는데, 현실적으로 남북 쌍방이 모든 면에서 자기의 것 만이 옳고 또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일방주의적 태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가.

2.3  <주도홍 교수>가 설명하고 있는 통독과정에서의 양독교회의 교류와 협력의 모습은 남북한교회가 겸허하게 배워야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데 "루터 기념대회(1983)"가 그러하고, 니콜라이 교회가 시작한 평화의 촛불예배가 그러하다.  남북의 현실상황에서 남한기독교의 파트너인 북한의 기독교가 지니고 있는 북한내에서의 "왜소함"과 대외적 "무기력"을 극복하여 작은 실세로 등장하게 도울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가.

통일과정에 있어서 특히 서독 교회가 보인 "조용한 개신교혁명"의 역할을 한국교회가 자임할수 있는 방안을 어디서 부터 마련할 수 있을가. 이와 관련하여 한국교회가 "상처받은 치유자"로서 원수사랑의 계명을 통일과정에서 앞장서서 실천에 옮길때, 예컨데 <6.25의 상처> 와  <6.15의 비젼>의 상승적 화해와 평화의 길은 있나. 있다면 어떤 방식과 내용이어야 한다고 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