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의 기쁨
(복음 안에서 누리는 교제의 기쁨과 능력)


발표자: 안만수 목사

1. 복음과 성도의 기쁨

The Living Pulpit 이라는 미국 기독교잡지의 사장이자 편집장인 월터 버그허트 (Walter J. Burghardt)는 복음서에 기록된 “기쁨”이 다음의 다섯 가지 주제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첫째, 생명(life)입니다. 천사가 세례요한의 탄생을 알리는 ‘기쁨’의 소식을 전달합니다(눅1:13-14).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할 때 태중에 있던 세례요한은 기뻐하여 뛰놉니다(눅1:44). 예수의 탄생은 모든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입니다(눅2:20). 돌아온 탕자를 껴안은 아버지의 기쁨은 죽었던 아들이 다시 살아난 새 생명의 기쁨입니다 (눅15:24).

둘째, 발견(discovery)입니다. 천국은 밭에서 보화를 ‘발견’한 사람이 자신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산 기쁨으로 비유됩니다 (마13:44). 누가복음 15장에는 잃은 양 한 마리를 발견한 목자, 잃었던 드라크마를 다시 발견한 여인, 돌아오는 아들을 발견한 아버지의 기쁨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삭개오는 뽕나무 위에 있는 자신을 발견한 예수님으로 인해 기뻐합니다 (눅19:6).

셋째, 회개(repentance)입니다. 예수님은 죄인 하나가 회개할 때 천국에서 큰 기쁨의 잔치가 열린다고 가르치십니다 (눅15:7). 탕자가 회개하니 아버지 집에 큰 기쁨이 넘쳐납니다(눅15:31).

넷째, 고난(suffering)입니다. 예수님은 성도가 핍박을 당할 때 기뻐하라고 가르치십니다 (마5:11-12). 이후 사도행전은 제자들이 예수의 이름을 인하여 능욕을 받을 때 정말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행5:41).

다섯째, 예수(Jesus)입니다. 복음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충만한 기쁨임을 선포합니다. 예수가 가는 곳마다 충만한 기쁨이 넘칩니다. 예수와 만나는 사람마다 참 기쁨을 얻습니다. 예수의 부활 안에서 제자들은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충만합니다 (눅24:41).

2. 기쁨을 상실한 세상

반면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기쁨을 상실했습니다. 기쁨보다는 절망에 익숙해진 세상입니다. 이러한 현세의 다섯 가지--복음서의 기쁨과 대조를 이루는--특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죽음(death)입니다. 오늘날 세상의 관심은 생명보다는 ‘죽음’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매스컴을 통해 일상적으로 목격하는 사고, 재난, 테러, 전쟁과 살인을 통해 세상은 죽음에 너무 익숙해져 있습니다. 생명의 기쁨이 설 자리가 없습니다.

둘째, 갈구(search)입니다. 세상은 의미를 갈구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하나님, 공동체, 그리고 자아 찾으려 스스로 노력하지만 이들은 결코 발견되지 않습니다. 신의 부재 (absence of God), 의미 있는 공동체와 자아의 상실 앞에 세상은 기쁨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셋째, 자기만족(self-satisfaction)입니다. 세상은 회개보다는 자기만족을 선택합니다. 따라서 회개가 가져다주는 참 기쁨을 누리지 못합니다.

넷째, 무의미한 고통(suffering without meaning)입니다. 세상은 고통 속에 시달리면서도 그 고통의 의미를 모릅니다. 이 때문에 더욱 고통스럽습니다. 또한 의를 위해 당하는 핍박을 거부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 얻는 기쁨을 알지 못합니다.

다섯째, 욕구불만(unfulfillment)입니다.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욕구로 인해 세상은 충만한 기쁨을 경험하지 못합니다. 이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채워질 수 있습니다. 예수 자신이 참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3. 교제의 기쁨과 능력

복음서에 기록된 기쁨의 공통된 속성은 “코이노니아,” 즉 서로 나눌 수 있는 기쁨이라는 데 있습니다. 요컨대 복음의 기쁨은 “교제의 기쁨”입니다. 또한 이 “교제의 기쁨”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기쁨 속에는 세상의 절망을 치료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기쁨을 내 이웃과 나눔을 통해 복음 안에서 내가 누리는 기쁨을, 한 걸음 더 나아가, 참 “교제의 기쁨과 능력”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첫째,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 (life)을 나누는 기쁨입니다.
        : 세상의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는 능력입니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를 내 이웃과 더불어 발견(discovery)하는 기쁨입니다.
        : 세상의 갈망을 성취로 바꾸는 능력입니다.

셋째,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내 가족, 이웃, 공동체가 함께 돌아가는 회개(repentance)의 기쁨입니다.
        : 세상의 헛된 자기만족을 참회개자의 진정한 만족으로 바꾸는 능력입니다.

넷째,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suffering)에 교회 공동체가 함께 동참하는 십자가의 기쁨입니다.  
        : 세상의 무의미한 고통을 참 의미를 가진 십자가의 고통으로 바꾸는 능력입니다.

다섯째, 예수 그리스도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게 충만히 부어주시는 부활의 기쁨입니다.
        : 세상의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영원한 만족으로 바꾸는 부활의 능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