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난 1월 13일 강변교회에서 은퇴를 했는데 은퇴한 다음 주일부터 작은 교회들을 찾아 다니면서 말씀과 은혜를 나누고 있습니다. 은퇴 후 첫 번째 주일에는 강원도 정선에 있는 유천교회에 갔었습니다. 두 번째 주일에는 충청도 단양에 있는 사지원교회에 갔었습니다. 세 번째 주일에는 서울에 있는 좋은소식교회에 갔었습니다. 네 번째 주일에는 중국 심천에 있는 주사랑교회에 갔었습니다. 다섯 번째 주일에는 안면도에 있는 해광교회에 갔었습니다. 여섯 번째 주일에는 부천에 있는 신광교회에 갔었습니다. 일곱 번째 주일에는 광명에 있는 행복한교회에 갔었습니다. 그 다음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원주에 있는 새생명교회에 갔었습니다. 주사랑교회를 제외하고는 모든 교회가 30여명 내외의 성도들을 가진 작은 교회들이었습니다. 대부분이 어려운 형편에 처해있었는데 저들이 부족한 저의 방문을 너무너무 반기며 좋아했습니다. 저도 작은 교회들을 방문하면서 많은 감동과 은혜를 받았습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기쁜 일인지 모릅니다. 저에게 강변교회 한 교회만 섬기지 않고 좀 더 많은 작은 교회들을 찾아 다니며 섬길 수 있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너무 감사한 것뿐입니다. 오늘 여덟 번째 주일을 맞아 여기 안양에 있는 만남의 교회에 와서 말씀과 은혜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만남의 교회가 어려움과 슬픔과 아픔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이 세상에서 가장 극심한 어려움과 슬픔과 아픔을 당하신 분은 우리 주님이신 예수님입니다. “그는 멸시를 받아서 사람에게 싫어 버린 바 되었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사53:3) 라고 선지자 이사야가 기록했습니다. 오늘 창립 20주년을 맞는 만남의 교회를 하나님께서 위로하시고 사랑하시고 축복하셔서 앞으로 조용한 부흥과 발전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오늘 만남교회에 와서 만남에 대한 설교를 하려고 합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인생은 만남이란 말을 자주 합니다. 구원도 만남이고 목회도 만남이고 선교도 만남이고 기쁨도 만남이고 행복도 만남이란 말을 자주 합니다. 하나님과의 만남과 사람과의 만남이 구원이고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인생은 나그네이기 때문입니다. 나그네에게 필요한 것은 만남입니다. 나그네의 생활은 고달프고 외롭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그네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고달픔과 외로움에 지친 사람입니다. 광야의 길을 홀로 걸어가던 여자였습니다. 세상에 대해서 환멸을 느낀 사람이었습니다. 남편에 대해서도 친척에 대해서도 가까운 이웃에 대해서도 모두 환멸을 느낀 사람이었습니다. 세상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여자였고 세상을 버린 여자였습니다. 피곤하고 지친 모습으로 할 수 없이 하루 하루를 홀로 살아가던 불행한 여자였습니다. 마실 물 한 동이를 길어 가기 위해서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정오 시간을 택해서 우물을 찾아 온 여자였습니다. 이 여자에게 필요한 것은 만남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이 여자에게 만남의 사건이 일어난 것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여자는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사마리아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만남의 사건으로 인해 이 여자의 삶에는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 났습니다.
어떻게 이 여자에게 만남의 사건이 일어 났습니까? 주님께서 이 여자를 찾아 오심으로 만남의 사건이 일어 났습니다. 예수님은 고달픔과 외로움에 지친 한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 일부러 사마리아의 수가라 하는 동네로 들어가셨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지금 유대를 떠나 갈릴리로 가시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갈릴리로 가시는 도중에 사마리아를 지나가시기로 작정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아무도 사마리아로 지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저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을 멸시하고 무시하고 싫어하고 정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고달픔과 외로움에 지친 불행한 한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 일부러 사마리아의 수가성으로 가셨습니다. 그리고 수가성 우물 가에 가서 앉아 계셨습니다. 그 여자를 기다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물가에 앉아서 그 여자를 기다리던 예수님의 모습을 요한은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예수께서 행로에 곤하여 우물 곁에 그대로 앉으시니”(요4:6). 예수님의 모습은 또한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고 싶어 하시는 모습이었습니다(요4:7). “예수께서 물 좀 달라 하시니”(요4:7). 사실 예수님은 피곤하실 필요도 없고 목이 마를 필요도 없으신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지금 피곤해 지셨고 목이 마르게 되셨습니다. 일부러 그렇게 되신 것이었습니다. 피곤하고 목마른 여인을 친밀히 만나 주시기 위해서 예수님께서는 일부러 피곤해 지셨고 일부러 목이 마르게 되셨습니다. 얼마나 황송하고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릅니다. 사실 우리도 누군가를 친밀하게 만나려면 그 사람의 모습을 하여야 하고 그 사람의 처지에 내려가야 할 것입니다.
두 사람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말을 건네셨습니다. “물을 좀 달라” 라고 말을 먼저 걸었습니다. 고상한 말씀을 하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심오한 진리를 설파하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여자가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지극히 소박한 말 한 마디를 하신 것이었습니다. 사실은 지금 그 여자가 목이 말랐는데 예수님께서 먼저 자기가 목이 마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물을 좀 달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목이 마르시기도 했지만, 그 여자에게 할 말을 가르쳐 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그 여자는 매우 퉁명스러웠습니다. 불만과 원망이 가득한 투로 대답을 했습니다. “별 사람 다 봤네, 점잖게 생긴 유대 양반이 개 같은 사마리아 여자에게 물을 다 달라고 말을 거시네.” 불행한 사람에게는 불망과 원망이 많습니다. 이래도 원망 저래도 원망입니다. 이래도 불평 저래도 불평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친절하게 두 번째 대화를 시도하셨습니다. “여인이 만일 하나님의 선물이 얼마나 귀한 지를 알았더라면, 그리고 여인과 말하는 내가 누구인지를 알았더라면 당신이 나에게 생수를 달라고 요청했을 것이요. 그러면 내가 여인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요.” 그 여자는 예수님의 말씀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생수” 라는 말에 약간의 관심을 가지면서도 그 여자는 여전히 따지는 투로 말을 했습니다. “도대체 당신이 누구 시길래, 나에게 생수를 주실 수가 있다는 말이요?” 마음 한 구석에는 약간의 관심을 가지면서도 예수님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항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일부러 반항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서는 두 번씩 거부를 당하시면서도 계속해서 세 번째 대화를 시도하셨습니다. 이 번에는 구체적으로 본격적으로 말씀을 하셨습니다. 육체적인 욕구 보다는 영적인 욕구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우물 물을 먹는 자는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 그 말을 들은 여자는 마음에 이상한 느낌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인가를 구하고 싶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직까지 말씀의 뜻을 다 알지는 못했지만 우물 물이건 생수건 간에 그것을 구하고 싶은 소원이 생겼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한 번 두 번 들으면 우리들의 마음과 생각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그 여자는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주님, 이런 물을 내게 주시옵소서.” 예수님께서 처음에 하신 말씀을 지금 사마리아 여인이 그대로 한 것이었습니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말을 이제 사마리아여인이 한 것이었습니다. “주님, 이런 물을 내게 주시옵소서.” 아주 아주 귀한 말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네 번째 대화를 시도하셨습니다. 대화 라기 보다는 분부의 말씀이었습니다. “가서 네 남편을 불러 오라.” 이 여자는 생각하지 않았던 말씀에 당황하고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숨겨 오던 사실을 그대로 지적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여자는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이실 직고 했습니다. “선생님, 저는 남편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여자의 고백을 들으시고 그 여자를 개 같은 여자라고 정죄하시지 않았습니다. 남편을 다섯이나 갈아치운 그 여자를 보시면서 오히려 그 여자를 옳게 보시고 칭찬까지 하셨습니다. “네가 남편이 없다는 말이 옳도다.” “네 말이 참되도다.” 주님은 우리가 주님 앞에 무릎을 꿀 때 우리를 귀하게 보시면서 칭찬까지 해 주십니다. “그래 네 말이 옳아 네 말이 참되.” 그 여자는 주님 앞에 무릎을 꿇고 완전히 항복을 했습니다. “주여, 내가 보니 선지자로소이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자기를 나타내 보여 주셨습니다. “네가 말하는 내가 바로 메시야니라.” 그 여자는 이제 메시야를 만났습니다. 죄를 사하시고 생명의 물을 부어 주시는 메시야를 만났습니다. 그 순간 그 여자의 가슴과 영혼은 기쁨으로 충만해졌습니다. 자기 몸과 영혼에 밝은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 같았습니다. 생명의 강물이 온 몸에 출렁거림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 여자는 주님을 만났습니다. 인생은 만남입니다. 구원도 만남입니다. 기쁨도 행복도 만남입니다.
이제 그 여자는 그대로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물동이를 버려 두고 수가성 동네에 뛰어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동네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만나기 싫어서 피해 다니던 동네 사람들을 공공연하게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그리스도를 증거했습니다. 자기에게 생수를 주신 주님을 큰 소리로 증거했습니다. “나를 좀 보시요. 나는 메시야를 만났소. 그 분은 나를 변화시켜 줬소. 내 마음에 강물이 넘칩니다. 여러분들도 메시야를 만나 보시요.” 생수는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고 흘러 넘치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수가성에 복음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여기 사마리아 여인은 사마리아 복음화의 선구자가 되었습니다. 빌립이 사마리아에 내려가서 복음을 전하기 훨씬 전에 수가성에 복음을 전한 최초의 전도자가 되었습니다. 아마 그녀는 평생 복음을 전하면서 사마리아 전역을 다녔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한 여인의 행복한 만남, 축복된 만남을 보았습니다. 주님을 만났고 동네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인생은 만남입니다. 구원도 기쁨도 행복도 만남입니다.
성경은 이와 같은 만남의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과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난 이야기, 모세가 하나님과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난 이야기를 구약 성경이 기록했습니다. 신약성경도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을 만난 이야기로부터 수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만나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만난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울이란 사람이 다메섹으로 가다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아나니아를 만났고 바나바를 만났고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을 만났고 안디옥에 가서 안디옥 교회의 성도들을 만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 후 성령의 보내심을 받아서 소아시아와 마게도냐로 다니면서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주님과의 친밀한 만남도 계속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의 여러 가지 만남의 이야기들 중에서 한 가지 아름다운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루디아란 자주장사 하던 여인과의 만남의 이야기입니다. 사도 바울이 루디아라는 여자를 만나므로 그의 사역의 질과 방향이 달라졌고, 루디아라는 여자도 사도 바울을 만나므로 그 여자의 삶의 질과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에서 루디아를 만나므로 유럽 복음화를 시작하게 되었고 로마와 세계를 향해서 달려가게 되었습니다. 루디아가 세운 빌립보 교회는 사도 바울이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가장 사랑하고 가장 사모하는 교회가 되었고 그래서 빌립보 교회는 사도 바울의 모든 사역의 사랑의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어떻게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라”(빌1:8). “내가 주 안에서 크게 기뻐함은 너희가 나를 생각하던 것이 이제 다시 싹이 남이라”(빌4:10). “너희가 내 괴로움에 함께 참예하였으니 잘하였도다”(빌4:14). 루디아는 자주장사 하던 상인이었지만 사도 바울을 만난 다음부터는 빌립보 교회의 설립자가 되었고 유럽 복음화의 기지의 역할을 했고 사도 바울의 변함없는 후원자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두 사람이 만나게 되었습니까? 사도 바울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서 드로아에서 배를 타고 네압볼리로 가고 그리고 빌립보로 갔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도처를 찾아 빌립보 강변으로 갔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이야기가 사도행전16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안식일에 우리가 기도 처소가 있는가 하여 문밖 강가에 나가 거기 앉아서 모인 여자들에게 말하더니”(행16:13). 루디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루디아는 소 아시아와 마게도냐를 왕래하면서 무역업에 종사하던 매우 바쁜 여자였습니다. 그런데도 루디아는 안식일에 기도처소로 가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빌립보 강변에서 기도를 하다가 그곳을 찾아온 사도 바울의 일행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사도 바울의 설교를 듣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사모하던 그녀의 마음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습니다. “루디아라 하는 한 여자가 들었는데 주께서 그 마음을 열어 바울의 말을 청종하게 하신지라”(행16:14). 루디아는 마음과 귀로만 사도 바울을 만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무릎을 꿇고 신앙을 고백하면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집을 열고 사도 바울의 일행을 모두 맞아드렸습니다. “저와 그 집이 다 세례를 받고 우리에게 청하여 가로되 만일 나를 주 믿는 자로 알거든 내 집에 들어와 유하라 하고 강권하여 있게 하니라”(행16:15). 참으로 귀한 만남이었고 전폭적인 만남이었습니다.
이제 말씀을 맺습니다. 오늘 아침 수가성에 살던 한 여인의 만남의 이야기와 빌립보 성에 와서 장사하던 한 여인의 만남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인생은 만남입니다. 구원도 기쁨도 행복도 만남입니다. 사역도 하나님의 일도 만남에서 시작되고 확장됩니다. 작은 만남에서 큰 일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을 만나는 일이 제일 중요합니다. 둘째로 하나님의 종들을 만나는 일이 필요합니다. 셋째로 성도들과 모든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필요합니다. 저는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비교적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만남을 통해서 저의 삶의 부요해지고 저를 만나는 사람들의 삶이 부요 해지는 것을 발견합니다. 인생은 모두 만남이 필요한 나그네들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들을 만나 주시기를 그렇게도 원하시고 그리고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를 그렇게도 원하십니다. 인생은 만남입니다. 만남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 집니다. 여기 안양의 만남교회가 만남이 충만한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모일 때마다 주님을 만나고, 모일 때마다 주님의 종들을 만나고, 모일 때마다 성도들을 만나고, 모일 때마다 아직 주님을 믿지 않는 많은 이웃들을 만나는 만남이 충만한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인생은 만남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의 삶에 만남이 확장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삶이 보다 부요해지고 여러분들을 만나는 사람들의 삶이 부요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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