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중국동포교회에 와서 “인생은 나그네”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하려고 합니다. “인생은 나그네”라는 노래도 있는데 성경은 “인생은 나그네”라고 말합니다. 오늘 아침 설교를 세 가지로 나누어서 하려고 합니다.
첫째, “인생은 나그네”입니다.
영어로 말하면 Life is strangers and pilgrims 입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즉시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나그네의 삶을 살았습니다. 아브라함은 나중에 가나안 땅 헤브론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당신들 중에 나그네요”(창23:4). 이삭도 그랄로 브엘세바로 옮겨 다니며 나그네 생활을 했습니다. 야곱은 하란으로 밧단아람으로 애굽으로 옮겨 다니며 나그네 생활을 했습니다. 야곱은 나중에 애굽 왕 바로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일백 삼십년이니이다 나의 연세가 얼마 못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세월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창47:9). 모세는 아기 때부터 애굽으로 미디안 광야로 그리고 시내광야와 느보산으로 이곳 저곳으로 옮겨 다니며 나그네 생활을 했습니다. 다윗은 사울 왕을 피하여 유리 방황하는 나그네 생활을 했습니다. 다니엘은 바벨론으로 잡혀가서 나그네 생활을 했습니다. 예수님은 하늘 집을 떠나 세상에 와서 나그네 생활을 했습니다. 예수님은 자기 자신이 주무실 곳도 쉬실 곳도 없고 주리고 목 마르고 헐벗은 나그네의 생활을 했다고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오직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하시더라”(마8:20).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아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마25:35,36). 예수님의 제자들은 모두 부친과 집과 직업을 버리고 주님을 따라 나그네 생활을 했습니다. “저희가 곧 배와 부친을 버려두고 예수를 좇으니라”(마4:22).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분부하시기도 했습니다. “너희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이나 가지지 말고 여행을 위하여 주머니나 두 벌 옷이나 신이나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마10:9.10). 나그네로 가볍게 부족하게 불편하게 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결국 사도 바울과 사도 베드로와 사도 요한은 모두 나그네로 가볍게 부족하게 불편하게 그리고 고통스럽게 살았습니다. 나그네로 불편하게 그리고 고난의 종으로 사셨던 주님을 본 받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나그네입니다. 특히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예수님의 제자로 사는 사람들은 모두 나그네와 행인으로 세상을 살았습니다. 사도 바울은 믿음으로 산 사람들은 모두 나그네와 행인으로 살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로라 증거하였으니 이같이 말하는 자들은 본향 찾는 것을 나타냄이라”(히11:13,14). 사도 베드로는 지금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도 모두 나그네라고 지적했습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나그네와 행인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 영혼을 거스려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 너희가 이방인 중에서 행실을 선하게 가져 너희를 악행한다고 비방하는 자들로 하여금 너희 선한 일을 보고 권고하시는 날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함이라”(벧전2:11,12). 사도 요한은 나그네로 살면서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고 권면했습니다.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치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속에 있지 아니하니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 좇아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 좇아 온 것이라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이는 영원히 거하느니라”(요일2:15-17). 그리고 자기는 하늘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면서 나그네로 산다고 고백했습니다. “이 일 후에 내가 보니 하늘에 열린 문이 있는데”(계4:1). “내가 보매 보좌에 앉으신 이의 오른 손에 책이 있으니”(계5:1). “내가 보매 어린 양이”(계6:1). “이 일 후에 내가 네 천사가 땅 네 모통이에 선 것을 보니”(계7:1). “일곱째 인을 떼실 때에 하늘이 반시 동안쯤 고요하더니”(계8:1). “내가 보니 하늘에서 땅에 떨어진 별 하나가 있는데”(계9:1).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계21:1). “또 저가 수정같이 맑은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이니”(계22:1).
“인생은 나그네”입니다. 저는 11살 때 고향과 부모님을 떠나 북한에서 남한으로 와서 한 평생을 나그네로 살아왔습니다. 13살 때부터 15살 때까지 즉 6.25전쟁 때는 부산과 대구에 가서 나그네 생활을 했습니다. 16살 때 다시 서울에 와서 살다가 25살부터 37살까지 12년 동안은 미국에 가서 동부와 중부와 서부에서 나그네로 살았습니다. 37살 때 다시 서울에 돌아와서 살기 시작했는데 그 후 저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살았습니다. 저의 삶을 돌이켜 볼 때 인생은 참으로 나그네요 행인이란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나그네의 삶은 불편하고 힘들고 외롭지만 나그네로 살아가면서 인생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되고 세상이 어떤 곳인지를 배우게 되고 돌아갈 하늘 집이 어떤 곳인지를 배우게 되고 그리고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배우게 됩니다. 나그네 생활을 하면 나 자신에 대한 집착과 내 지역에 대한 집착과 내 민족에 대한 집착에서 좀 벗어나게 됩니다. 마음이 좀 넓어지게 되고 마음이 좀 여유롭게 되고 저 멀리를 바라보게 되고 하늘을 바라보게도 됩니다. “인생은 나그네”입니다.
둘째, 하나님은 나그네들을 사랑하시고 돌보시고 인도하십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사랑하시고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시지만 특히 나그네를 사랑하신다고 말씀했습니다.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는 신의 신이시며 주의 주시요 크고 능하시며 두려우신 하나님이시라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신원하시며 나그네를 사랑하사 그에게 식물과 의복을 주시나니”(신10:17,18). “나그네를 사랑하사 그에게 식물과 의복을 주시나니.”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자마자 고향과 친척과 아비 집을 떠나라고 분부하셨습니다(창12:1). 아브라함은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고 고향을 떠나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나그네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아브라함은 가는 곳마다 장막을 치고 제단을 쌓으면서 나그네의 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의 나그네 생활을 인도하시며 크게 축복하셨습니다. 자손이 크게 번성하는 복을 주셨고 그리고 예수님의 조상이 되는 큰 축복을 주셨습니다.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도 아버지를 따라 한 평생 이곳 저곳으로 옮겨 다니면서 나그네의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장막을 치고 우물을 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삭의 나그네 생활을 크게 축복하셨습니다. “이삭이 그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백배나 얻었고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그 사람이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어 양과 소가 떼를 이루고”(창26:12-14). 이삭은 예수님의 예표가 되는 축복도 받았습니다.
이삭의 아들 야곱이야말로 한 평생 고달픈 나그네의 생활을 했습니다. 야곱은 나그네의 삶을 살면서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자기가 누구인지를, 형제와 이웃이 누구인지를, 세상이 어떤 곳인지를, 조금씩 조금씩 배우게 되었습니다. 결국 야곱이 무릎을 꿇고 항복하면서 벧엘로 올라갔을 때 하나님께서 야곱을 크게 축복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야곱에게 나타나사 그에게 복을 주시고 이르시되 네 이름이 야곱이다마는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르지 않겠고 이스라엘이 네 이름이 되리라"(창35:9,10).
요셉은 소년시절부터 고향과 부모를 떠나 애굽에 가서 사는 나그네의 신세가 되었고, 모세는 아기 때부터 부모를 떠나 애굽의 바로의 집에서 사는 나그네의 신세가 되었는데, 하나님께서 요셉과 함께 하시면서 요셉을 크게 축복하셨고 하나님께서 모세와 함께 하시면서 모세를 크게 축복하셨습니다.
다윗은 유리 방황하면서 나그네 생활을 했는데 하나님께서 그의 목자가 되셔서 그를 의의 길로 생명의 길로 인도하시면서 그의 삶을 크게 축복하셨습니다. 다윗은 결국 예수님의 조상이 되는 놀라운 축복도 받았습니다. 다윗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 가으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찌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나의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정녕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시23:1-6).
예수님께서도 친히 나그네로 세상에 오셨지만 나그네로 살아가는 길 잃고 병든 양들을 찾아가셨고 양들을 먹이시고 입히시고 치료하시고 인도하시는 선한 목자로 살아가셨습니다. “나는 선한 목자라 내가 내 양을 알고 양도 나를 아는 것이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 같으니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요10:14,15). “너희 중에 어느 사람이 양 일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를 잃으면 아흔 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것을 찾도록 찾아 다니지 아니하느냐 또 찾은즉 즐거워 어깨에 메고 집에 와서 그 벗과 이웃을 불러 모으고 말하되 나와 함께 즐기자 나의 잃은 양을 찾았노라 하리라”(눅15:4-6).
저는 11살 때 고향과 부모를 떠난 나그네로 한 평생을 살았지만 하나님께서 저의 삶을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셨고 저를 넉넉하게 먹이시고 입히시고 그리고 저를 너무너무 크게 축복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망극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인도하심을 눈물로 감사 드리고 또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다윗처럼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신묘막측하심이라 주의 행사가 기이함을 내 영혼이 잘 아나이다”(시139:14). “하나님이여 주의 생각이 내게 어찌 그리 보배로우신지요 그 수가 어찌 그리 많은지요 내가 세려고 할찌라도 그 수가 모래보다 많도소이다 내가 깰 때에도 오히려 주와 함께 있나이다”(시139:17,18). 저는 이기적이고 정욕적이고 위선적이고 게으른 죄인 중의 괴수인데 하나님께서 저의 한 평생을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시고 먹이시고 입히시고 재우시고 그리고 저를 너무너무 크게 축복하셨습니다. 하나님은 길 잃은 한 마리 양처럼 유리 방황하는 우리 나그네들을 사랑하시고 돌보시고 인도하시는 가장 좋으신 분이십니다.
셋째, 우리는 모두 나그네로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닫고 나그네처럼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성경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신자들을 가리켜 “나그네”라고 부릅니다. 사도 베드로는 소아시아 여러 지방에 살고 있는 신자들에게 편지하면서 그들을 가리켜 “흩어진 나그네”라고 불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 베드로는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아시아와 비두니아에 흩어진 나그네 곧 하나님 아버지의 미리 아심을 따라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으로 순종함과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림을 얻기 위하여 택하심을 입은 자들에게 편지하노니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더욱 많을찌어다”(벧전1:1,2). 우리들은 모두 나그네로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닫고 나그네처럼 살아가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그네의 생활을 많이 한 사람은 인생이 무엇임을 더 잘 알게 되고 인생을 더 잘 살게 됩니다. 나그네 생활을 많이 하면 할수록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고 마음이 가벼워 집니다. 집단이기주의에서도 벗어나게 되고 배타적인 민족주의에서도 벗어나게도 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여러 종류의 나그네들과 함께 사이 좋게 살게도 됩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나그네의 삶의 모습 세 가지를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1) 첫째로, 나그네는 떠나서 가볍게 살아야 합니다. 나그네의 조상 아브라함은 고향을 떠나 가는 곳마다 성을 쌓지 않고 장막을 치고 가볍게 살았습니다. 가인과 그 후예들은 가는 곳마다 성을 쌓고 무겁게 살았지만 아브라함과 그 후예들은 가는 곳마다 장막을 치고 가볍게 살았습니다. 의식주를 가볍게 하면서 살았다는 말입니다. 나그네는 떠나서 가볍게 사는 것을 말합니다. 떠날 줄 알아야 하고 가볍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자기 집착, 고향 집착, 돈 집착에서 떠나 가볍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저는 여행을 할 때 아주 작은 가방을 가지고 다닙니다. 여행할 때 짐이 크거나 무거우면 얼마나 힘이 드는지 모릅니다. 짐이 가벼우면 인생의 여행도 즐길 수가 있습니다. 너무 크고 좋은 집을 짓고 살면 모든 관심이 집과 세상에 쏠리게 됩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20여 평 되는 작은 집에서 마지막 26년 동안의 여생을 가볍게 행복하게 사셨습니다. 나그네처럼 산다는 것은 떠나서 가볍게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고향이나 부모나 직업을 떠나 주님을 따르라고 분부하시면서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을 가지지 말고 여행을 위하여 주머니나 두 벌 옷이나 신을 가지지 말라고 말씀했습니다. 욕심부리지 말고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 가볍게 살라는 말씀입니다. 정욕과 탐욕을 버리고 가볍게 살라는 말씀입니다. 오늘의 모든 문제는 육체와 세상에 대한 정욕과 탐욕에서 비롯하는데 나그네 생활은 장욕과 탐욕을 버리고 떠나서 가볍게 사는 것을 말합니다. 가볍게 살 때 행복하게 됩니다.
(2) 둘째로 나그네는 만나서 서로 도우면서 살아야 합니다. 나그네들이 함께 걸어가는 이 세상이 광야와 같이 거칠고 메마른 땅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광야 길에는 목마름이 있고 배고픔이 있고 헐벗음이 있고 병드는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그네들은 서로 만나서 서로 위로하고 서로 도우면서 살아갑니다. 사도 베드로는 나그네 신자들을 권면하면서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며 이방인 중에서 행실을 선하게 가지라고 했습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나그네와 행인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 영혼을 거스려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 너희가 이방인 중에서 행실을 선하게 가져 너희를 악행 한다고 비방하는 자들로 하여금 너희 선한 일을 보고 권고하시는 날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함이라”(벧전2:11-12). 나그네들은 인생 길을 걸어가면서 함께 걸어가는 다른 나그네들을 만나고 도우면서 선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성경은 나그네들에 대한 관심을 특별하게 표명하고 있습니다. 신10:19에는 “너희는 나그네를 사랑하라”고 했고, 마25:35에는 “나그네를 영접하라”고 했고, 딤전3:2에는 “나그네를 대접하라”고 했습니다. 한국에 와서 일하고 있는 탈북자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이야말로 고향을 떠난 나그네들인데 그들은 우리들의 도움이 너무나 필요합니다. 우리들의 도움이 필요한 나그네들이 이 세상 곳곳에 많이 살고 있습니다. 나그네들이 서로 만나서 서로 도우면서 살 때 행복하게 됩니다.
(3) 셋째로 나그네는 예배의 제단을 쌓고 본향을 사모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나그네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거친 광야를 잠시 지나가는 하루 밤의 숙박과 같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을 비롯한 믿음의 선진들은 가는 곳마다 예배의 제단을 쌓고 하늘을 바라보면서 살았습니다. “그곳에서 여호와를 위하여 단을 쌓고”(창12:8). “저희가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히11:16). 저의 한 평생 나그네 생활 중 제가 가장 귀중하게 여긴 것은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며 예배 드리는 일이었습니다. 그것이 청교도들의 삶의 첫째 목적이었습니다. 나그네들은 세상에서 살지만 예배의 제단을 쌓고 하늘 본향을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저는 1983년 6월부터 8월까지 두 달 동안 미국과 유럽과 카나다를 여행한 일이 있습니다. 휫튼과 암스텔담과 뱅쿠버에서 개최된 세 가지 국제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 대회 중간 중간에 룩셈부르그와 빠리와 니스와 제네바와 알프스와 튜빙겐과 하이델베르그 등지를 다니며 마음껏 구경을 한 일이 있습니다. 너무나 좋았습니다. 때로는 흥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나그네란 사실이 얼마나 다행한 사실임을 절감했고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임을 절감했습니다. 예술의 도시 파리를 방문하고 나서 나는 이런 글을 썼습니다. “세인느 강을 가로 지르는 수많은 다리들과 강변에 위치한 건물들에 새겨진 조각들을 비롯하여 빠리 시내 전체가 하나의 예술품으로 보여졌다. 특히 세인느 강을 따라 펼쳐지는 야경은 예술의 절경이었다. 토요일 오후는 루우브르 박물관의 미술과 조각들을 감상하며 깊은 감동에 사로 잡혔다. 그러나 이틀을 지나고 나서 가지게 된 빠리에 대한 인상은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인 것이었다. 빠리는 볼 것은 많으나 인정도 없고 하나님도 없고 예술과 죄악의 도시로만 보여졌다. 번화가들은 부도덕의 색깔로 짙게 물들어 있었다. 오페라좌 근처에서 지나가는 여자에게 길을 물으니까 ‘쌕쓰, 쎅쓰’하는 것이 아닌가? 시간이 갈수록 빠리가 점점 역겨워졌다. 나그네인 것이 다행하게 생각되었고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행복하게 느껴졌다. 빨리 빠리를 떠나자….. 빠리에서 내가 가졌던 가장 즐거웠던 시간은 루우브르 박물관 정원 벤치에 앉아 사색과 글 쓰며 보낸 시간들이었다. 나에게는 관광보다는 역시 사색과 글 쓰는 것이 더 어울리는 일임을 새삼 깨달았다. 빠리를 빨리 떠나자. 빠리여 안녕!”
여러분들, 여러분들이 나그네이고 돌아갈 집이 있고 돌아갈 본향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 사실인지를 아십니까?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요14:1,2). 나그네는 돌아갈 본향을 그리워하고 사모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히11:16을 읽습니다. “저희가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하나님이 저희를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 우리는 천국 본향을 늘 그리워하고 사모하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합니다.
이제 말씀을 맺습니다. 인생은 나그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나그네를 사랑하시고 돌보시고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십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나그네처럼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나그네처럼, 나그네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성경에 나타난 인물치고 나그네의 삶을 살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모세, 다윗, 엘리야, 다니엘, 세례 요한, 예수님, 마리아와 요셉, 11사도, 사도 바울, 디모데, 루디아, 브리스길라 등등 모두 나그네의 삶을 살았습니다. 교회사에 나타난 인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은 나그네의 삶을 살 때 인생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세상이 어떤 곳인지를 알게 됩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알게 됩니다. 천국이 어떤 곳인지를 배우며 조금씩 사모하게 됩니다. 우리 한국 사람들의 약점의 하나는 나그네의 체험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한 반도 안에 갇혀서 오랜 동안 살아 왔기 때문입니다. 초문화 의식이 부족합니다. 나그네 체험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경적 나그네 의식을 가지고 사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그네처럼 사는 것이 곧 주님을 따르는 신자들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나그네처럼 사는 것입니까? 1) 떠나서 가볍게 사는 것입니다. 2) 만나서 서로 도우며 사는 것입니다. 3) 예배의 제단을 쌓고 본향을 사모하면서 사는 것입니다. 히11장에 등장하는 위대한 믿음의 선진들처럼 그리고 사도들처럼 우리들도 모두 나그네의 삶을 가볍고 여유롭게 멋지고 행복하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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