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발표회
(2011.5.13)
피스메이커(화해자)의 사명과 역할 :
민족문제를 중심으로
허문영 (한복협 남북협력위원장/
평화한국 상임대표)
Ⅰ. 시대적 과제는 평화통일
우리조국 대한민국은 하나님 은혜 가운데 시작된 나라이다. 1948년 5월 31일 오후 2시 제헌국회가 시작되었다. 임시의장 이승만 박사가 개회발언을 했다. “대한민국 독립 민주국회 제1차 회의를 열게 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하는 바입니다.” 대한민국 국회에서의 최초 공식발언이 하나님께 대한 감사 고백이었다. 이어 이승만 의장은 감리교 목사 출신 의원에게 기도를 부탁했다. “먼저 이윤영씨 나와서 하나님께 기도드리기 바랍니다.” 전체의원 198명 가운데 기독의원이 50여명 정도 였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의원들이 일어나 공식순서에 없던 기도에 동참했다. 제헌의원 전원이 한 마음으로 합의했던 최초의 결정이 하나님께 대한 기도였다. 이후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이후 출범한 신생국가 중 유일하게 절대빈곤과 독재권력을 모두 극복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우리 선조들의 희생적 헌신의 결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뤄졌다.
우리나라 현대사를 반성해보면, 시대적 과제를 감당하기 위해 자기희생을 아끼지 않았던 세대가 대략 20년 단위로 일어났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승만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1940～50년대의 건국세대는 공산주의 도전으로부터 나라를 만들어 지켰고, 박정희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60～70년대의 산업화세대는 절대빈곤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였고, 김대중·김영삼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80～90년대의 민주화세대는 독재정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하였다. 그런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일꾼들이 또 있다. 바로 이 땅의 평화와 복음화를 위해 묵묵히 일해 오고 있는 안보 일꾼과 기도 일꾼들의 헌신이다. 산업화와 민주화도 이 토대위에 진행되었다. 자유민주주의 대 공산주의 대결의 전세계적 냉전구도 속에서 최일선 대치지역이었던 한반도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기꺼이 드렸던 안보일꾼들의 헌신을 결코 잊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여기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 오히려 승화 발전시켜야 한다. 평화를 지키는 일(peace keeping)에 머무는 게 아니라 평화를 만드는 일(peace making)에까지 나아가야 한다. 원수로부터 평화를 지키는 것을 넘어서서, 원수를 평화 안으로 끌어들여 함께 살아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와 한민족의 시대적 과제는 평화통일이다. 개명천지 하에서 여전히 절대빈곤과 독재체제로 인해 굶어 죽어가는 2300만 북녘동포들에게도 인권과 복지가 보장되는 나라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이를 위해2010～20년대 우리나라 주축세대는 평화통일세대로 일어나야 한다. 현재 북한선교 일꾼들이 기도와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들이 복음적 평화통일 세대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산업화세대의 획일화와 민주화세대의 양극화를 넘어 다양성 속에 통일성을 이뤄가야 한다. 그 결과 이들에 의해 한민족 존재양식과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패러다임이 질적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Ⅱ. 그러나 평화통일은 어려운 문제 : 3중분단 · 3불난 · 복합갈등
그러면 20세기 우리 민족을 질곡에 빠뜨리고, 21세기 초입에서도 여전히 속박하고 있는 한반도 분단문제는 왜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것인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크게 3가지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다.
1. 역사적 차원 : 3중 분단
한반도 분단구조는 3단계를 거쳐 중첩적으로 형성되었다.
가. 국토 분단 : 적대적 이중삼각관계의 형성
1945년 8월 15일 북위 38도선을 중심으로 미군과 소련군이 각각 점령함으로써 제 1단계 ‘국토 분단’이 진행되었다. 이후 국제 차원에서 볼 때, 이데올로기적·군사적 대결과 한국전쟁으로 인해 자유진영의 미국·일본·한국으로 구성되는 남방삼각관계와 공산진영의 소련·중국·북한으로 구성되는 북방삼각관계가 구성되었다. 그 결과 한반도에는 이중삼각 대립관계의 분단구조가 형성되었다. 따라서 이 수준에서의 분단구조 극복은 양자 동맹관계의 진영적 대결로부터 양자 정상관계 및 다자간 지역안보 협력체제로의 변환을 의미한다. 한국은 1990년 구소련과 1992년 중국과 수교하였기 때문에, 이제는 북한의 대미·일 관계정상화와 동맹관계(한·미 및 북·중/러)의 재조정이 그 핵심적 내용이 된다.
나. 체제 분단 : 정전 체제의 수립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수립으로 제 2단계 ‘체제(주권/정부)분단’ 진행되었다. 남북한관계 차원에서 볼 때, 휴전상태 또는 정전체제와 군비경쟁으로 규정되는 군사적 대결의 냉전관계가 구축되었다. 따라서 이 수준에서의 분단구조 극복은 정치·군사적 화해·협력을 통해 흡수통일 또는 무력·적화통일 추구적 관계를 평화공존과 합의통일 추구적 관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남과 북은 1972년 7·4공동성명,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 남북공동선언의 합의를 이뤄낸 바 있기 때문에, 이의 실천이 체제 분단 극복의 주요 의제가 된다.
다. 마음 분단 : ‘적’과 ‘원쑤’의 대결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에 따른 3년여의 동족상잔을 경험함으로써 제 3단계인 ‘마음(민족/심정)분단’이 최종적으로 진행되었다. 국내 차원에서 볼 때, 남한의 국가보안법과 반공교육 그리고 북한의 형법과 사상교양으로 상징되는 이데올로기적 대결의 냉전제도가 강화되었다. 이 수준에서의 분단구조 극복은 남북한 각각 상호 수용적 제도 개발과 평화교육을 통해 다원적 동질성 회복을 모색하는 것이다. 남북한 내부에서 냉전적 법·제도의 개폐 추진과 평화교육 실시, 남북이산가족의 고통 해소 등을 의미한다.
그리고 개인 차원에서는 상대방을 ‘적’과 ‘원쑤’로 증오하는 심정적 대결의 냉전의식이 만연케 되었다. 이 수준에서의 극복은 일반 주민의 경우 상호신뢰성 회복을 통해 통일한국 건설의 ‘동반자’의식을 키워나가는 것이 될 것이고, 최고정책결정자의 경우 상호신뢰 속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임하는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
요컨대 한반도 분단구조는 국제 정치적 권력관계가 주도하고, 민족적 권력투쟁과 동족상잔으로 심리적 적대감이 축적된 복합형으로서, 남북한 각각의 국내정치적 요청에 의해 고착화된 것으로 특징화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반도 분단구조 극복은 국토분단, 체제분단, 마음분단을 해결하는 것이 된다. 달리 말하자면, 한반도 평화와 남북한 협력을 제도화하여 평화통일의 초석을 닦는 것이다.
2. 구조적 차원 : 3불난 (三不難)
북핵 문제를 비롯하여 현안들만 해결되면 한반도 위기는 해결되고, 나아가 한반도 평화통일도 쉽게 이룩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한반도 통일문제는 북핵문제와 같은 현상적 문제뿐 만 아니라, 이중성이라는 본질적 문제와도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중성은 한반도 통일문제가 민족문제이자 국제문제이며, 현상유지 문제이자 현상타파 문제임을 뜻하고, 동시에 북한은 우리 안보위협세력이자 통일동반자임을 의미한다.
한반도문제는 남북한이 주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민족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4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잇는 국제문제적 성격을 또한 지니고 있다. 우리로서는 한반도문제가 19세기 모든 국가들의 과제였던 ‘근대적 민족국가 건설(modern nation-state building)’ 목표를 뒤늦게 나마 달성하고, 통일되고 독립된 나라로 발전시켜 21세기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또는 ‘세계 중추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한민족문제이다. 그러나 미국은 21세기 유일초강국 지위 지속차원에서, 중국은 21세기 사회주의 대국과 아시아 지역패권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기반 확보차원에서, 일본은 21세기 세계일류대국으로의 자리매김을 위하여, 러시아는 시베리아 개발을 통한 초일류대국으로의 재도약을 위하여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하여 민감한 관심을 갖고, 한반도와 동북아 질서 재편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2001년에 들어와 우리 나라는 3불난(三不難)의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국제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양쪽으로 모두 불만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구축과 중국 및 러시아의 탄도탄요격미사일제한조약(ABMT)유지 노력과 관련하여 어중간한 태도를 취했던 데 기인한다. 남북관계에서는 북한으로부터 불신받게 되었다. 2000년 6월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 호응했던 이유는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에너지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 지원사업을 약속받았던 것인데, 이의 진행이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국내적으로는 대북정책을 중심으로 국민적 불화가 심화되었다. 북한의 변화 속도와 방향, 우리의 대북 지원정책에 대한 퍼주기 비난 등으로 국민적 갈등이 노골화되었다.
오늘에도 3불난은 외양만 바뀌었을 뿐, 지속되고 있다. 국제갈등으로서는 미·일 동맹체제와 미·중 협력관계가 강화되는 가운데 일본과는 독도 및 과거사 문제, 중국과는 동북공정 및 탈북자 문제, 미국과는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문제 그리고 대북정책 공조문제(북핵·인권·위폐 등)와 관련, 마찰을 겪고 있다. 남북갈등으로서는 북핵문제와 더불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등으로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과 남한의 강경한 대북정책으로 말미암아 남북관계 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남갈등으로서는 대북 인식문제, 대북 정책문제(인권·핵·지원 방식 등), 통일 정책문제(통일방안 등)와 관련, 어려움을 겪고 있다.
3. 누적적 차원 : 복합갈등
또한 지난 시기부터 이어져 내려온 각종 분열과 갈등으로 국론분열이 더욱 심화된 상황이다. 1970년대 이후 본격화된 영·호남 지역갈등, 1980년대 권위주의적 군사정권하에서 진보·보수 이념갈등, 1990년대 탈냉전 민주화시대에서 기성·청년 세대갈등, 2000년대 빈부 양극화에 따른 계급갈등이 덧붙여져 남남갈등이 더욱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여러 상황적 현실을 종합해 볼 때, 우리민족의 평화적 통일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적 화합조차도 요원한 실정이다.
Ⅲ. 그래도 평화통일은 피스메이커를 통해
“오라! 우리가 여호와의 산에 올라가서 야곱의 하나님의 전에 이르자.
그가 그 도로 우리에게 가르치실 것이라.
우리가 그 길로 행하리라” (미가 4:2)
1. 화해자의 역할
화해자(peacemaker)는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다. 평화는 샬롬(Shalom)이다. 샬롬은 정의·공의가 존재하는 동시에 폭력이 없는 상황을 뜻한다. 샬롬은 예수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인간이 하나님과 이웃과 자연과의 관계에 있어 온전하고 화평한 삶을 이루고 있는 상태로 묘사할 수도 있겠다. 따라서 피스메이커는 이 같은 상태를 만드는 사람이다.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위하여, 이 땅에 하나님의 평화를 증거하기 위하여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헌신하는 거룩한 일꾼으로 일어날 것이다. 이를 위해 피스메이커는 다음 3가지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이라 볼 수 있다.
가. 기도추구자 (Prayer)
피스메이커는 하나님의 뜻과 도우심을 찾는 기도추구자다. 평화는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일이다.(마 6:33) 1884년 복음이 들어온 이래 신앙의 선배들은 기도로 우리 민족의 운명과 함께 하는 선례를 보여주었다. 특히 1907년 국권이 일제에 의해 침탈당하는 시절에 ‘평양대부흥회개기도운동’을 통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동시에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를 추구했다. 오늘 우리 민족의 3중 분단의 역사적 문제와 3불난의 구조적 문제 그리고 지역·이념·세대·계층 복합갈등의 누적적 문제는 한 순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오직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때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마 7:7)
나. 대안창출자 (Producer)
피스메이커는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기초해서 해법을 모색하는 대안창출자다. 이렇게 되려면 자기 분야에 대한 탁월한 능력에 기초한 전문성과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영성을 병행 구비해야 한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민족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에 굳게 서서 하나님 나라 일꾼으로서 그 은총을 선취하며, 끊임없이 연구하여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넘어서는 성경적 대안을 제시하는 창출자가 되어야 한다.
다. 균형실천자 (Performer)
‘평양대부흥회개기도운동’를 일으켰던 한국기독교는 일제에 의해 강제병합 당한지 10년도 안되어 당시 인구의 1.6%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운동 대표 33인중 절반에 가까운 16명을 차지하며 1919년 3·1운동을 일으켰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일치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앙의 선배들은 외래 서양종교로 간주될 수 있었던 기독교를 ‘비폭력평화독립운동’을 통해 민족의 영욕과 함께 하는 민족종교로 승화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제 우리 앞에 주어진 민족통일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분단시대를 살지만 분단의식에 얽매이지 않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으며 보다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하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받아 우리에게 맡겨주신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2. 화해자의 실천과제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우리 민족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들을 단숨에 풀 수 있는 길은 없다. 다만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는 우리의 진실한 기도와 창의적 노력과 꾸준히 현실화시키는 노력만이 그 해법이 될 것이다.
가. 공의에 따른 평화통일 5단계를 추진하자.
한반도 문제 해결 방식에는 3가지가 있다. 무력통일, 흡수통일, 합의통일이 그것이다. 무력통일은 전쟁에 의한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고, 흡수통일 또한 한반도문제의 이중성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길이다. 따라서 향후 한반도 문제는 수많은 단계를 거치는 합의통일 방식에 의해 해결될 수밖에 없다.
1. 평화통일 5단계
그러면 지금 우리는 합의통일 과정 중 어디에 위치해 있는 것인가? 이를 파악하기 위해 한반도 정세의 변화단계, 각 단계 규정 문건, 한반도 정세의 체제적 특징, 평화구축과 통일조성의 단계를 정리해 보면 다음 <표 1>과 같다. 한반도 정세는 갈등적 공존→ 경쟁적 공존→ 협력적 공존→ 남북연합→ 통일국가의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
가. 갈등적 공존 (conflictive coexistence)
갈등적 공존은 힘의 균형에 의해 유지되는 과도기적 상황을 의미한다. 이는 남북한이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는 의도 하에 이념, 정치·군사, 경제, 사회·문화 등 전 차원에서 벌이는 상호 전면적 대결로 나타난다. 한국전쟁이후 1990년대 초반까지 남북한은 갈등적 공존을 지속해 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나. 경쟁적 공존 (competitive coexistence)
경쟁적 공존은 상호 불가침조약 또는 이에 준하는 의사표시를 하고 이를 신뢰할 수 있는 실질적 보장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제도적 보장에 의해 공존관계는 이뤄지나, 적극적 협조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상황에서는 경제 및 사회·문화적으로는 제한적 교류·협력이 이뤄지나 정치·군사·이념적으로는 대립상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1990년대 초반 남북기본합의서가 만들어진 이후 상태로 볼 수 있다.
다. 협력적 공존 (cooperative coexistence)
협력적 공존은 독립적 정치체제를 갖춘 두 개의 국가가 서로의 번영을 위해 공동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상호의존적 관계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공존관계를 의미한다. 즉 체제의 이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경제·사회·문화분야에서의 전면적 교류·협력과 더불어 정치·군사 측면에서도 협력할 수 있는 상황을 뜻한다.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한이 이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이후 다시 경쟁적 공존으로 물러났고, 김정은 체제가 등장하면 갈등적 공존상황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라. 남북연합
남북연합은 이전 단계에서 구축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남북 간의 교류와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고 제도화되는 단계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이 단계를 남북이 서로 다른 체제와 정부 하에서 통일지향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통합과정을 관리해 나가는 단계로 이해되어 왔다. 그런데 정치적 체제이념이 다른 상태에서 과연 사실상의 통일단계인 남북연합으로 발전할 수 있겠는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남북연합 단계를 다시 정의해본다면, 남북이 자유민주주의에 대해서는 공유하는 가운데, 서로 다른 정부하에서 통일지향적 협력관계를 제도화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단계에 들어가려면 북한에서 적어도 정책변화와 이념변화가 있어야 한다. 희망하기는 체제분단 70년이 될 때 까지는 남북연합단계에 들어가기를 기대한다.
마. 통일한국
통일한국은 남북연합 단계에서 제정한 통일헌법에 따라 남북 자유총선거를 실시하여 통일국회를 구성하고 통일정부를 수립하여 1민족 1국가 1체제 1정부의 통일국가를 완성하는 단계이다. 통일한국은 민족구성원 모두에게 정치 경제적 자유가 보장되고 복지와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는 국가가 된다. 공산국가 중국의 총체적 국력이 미국 보다 앞서기 전까지 이뤄야 할 목표이다. 또 중국이 대만과 통일되기 이전에 통일한국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표 1> 한반도 평화통일 5단계
목표 연도
2012 2015
평화유지기
(소극적 평화)
평화구축기
(적극적 평화)
북핵문제 해결
불능화 폐 기
평화공고기
(평화제도화)
동북아안보
협력기구 형성
평화완성기
국제차원
남북관계차원
갈등적 공존 ➜ 경쟁적 공존 ➜ 협력적 공존 ➜ 남북연합 ➜ 통일한국
상위정치
이념 ×
정치 ×
군사 ×
경제 ×
사회 ×
문화 ×
경제 ○
사회 ○
문화 ○
경제 ○
사회 ○
문화 ○
경제 ◎
사회 ◎
문화 ◎
경제 ◉
사회 ◉
문화 ◉
이념 ×
정치 ×
군사 ×
이념 ×
정치 △
군사 △
이념 ○
정치 ◎
군사 ◎
이념 △
정치 ○
군사 ○
화해기
하위정치
×: 단절, △: 제한적 협력, ○: 협력, ◎: 협력심화, ◉: 공동체 구축
규정문건
체계적 특징
정전협정 남북기본합의서 평화협정 민족공동체 헌장 통일헌법
정전체제
평화체제
사실상의 통일체제
통일체제
2018
주요 의제
분
야
협력기
기본합의서 체제
국가·정부·체제
2국가 2정부 2체제
2국가 2정부 2체제
2국가 2정부 1체제
1국가 1정부 1체제
이념 ◉
정치 ◉
군사 ◉
경제 ◉
사회 ◉
문화 ◉
동북아
평화체제구축
나. 겸손히 주님과 함께 하는 기도회를 진행하자
‘용서하되, 용서받고, 잊지는 말자(forgive but don't forget).’ 한국전쟁과 수많은 남북 갈등의 역사에 따른 원한과 미움 그리고 증오에 더 이상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일들이 일어났던 원인과 배경에 대해서는 늘 유념하여, 반복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2000년 5월 독일통일 10주년 한·독 세미나에서 만난 구동독 출신 한 유명인사는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공산주의자들을 증오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끝까지 조심해야 합니다.’고 대답했다. 남에 대한 증오와 두려움은 먼저 내 마음에 증오와 두려움을 심는 것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한 억압받는 사람이나 억압하는 사람 모두 자유를 찾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산주의와 그 영적 배후세력은 결코 그 파괴적 본성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임도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우리로서는 용서와 화해 그리고 남북 및 국제 협력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북한이 우리의 노력을 북한식 공산화 통일달성의 도구로 활용할 것과 주변 4대 강국이 한반도 분단고착화를 지속하며 자국의 이익을 추구할 가능성에 대해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하나님의 도우심 가운데 깨어 평화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 이 길만이 현 단계 우리 민족과 주변 4국이 함께 생존하고 번영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평화한국은 2007년 창립과 더불어 지난 4년간 ‘세이레 평화기도’운동을 전개해 왔다. ‘세이레평화기도’는 다니엘이 민족을 위해 21일 동안 기도했던 것을 교훈 삼아 나라의 평안와 민족의 복음통일 그리고 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서 평화일꾼들이 일어나 한마음으로 기도하자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일에 보다 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기도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함을 노력하고자 했다.
20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맞이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무명의 목회자와 청년들의 헌신으로 6월 6일 임진각에서 주빌리코리아 대회를 열고, ‘평화세대여! 일어나라!’라는 주제로 기도책자를 발간하고, 3주(6.15-7.5)에 걸친 세이레 평화기도운동이 시작되었다.
2008년에는 남북한 체제분단 60년이자, 신사참배 70년을 맞이하여 ‘신사참배 70년 회개와 금강산기독교수양관 복원’이라는 주제로 한국교회의 역사적 범죄인 우상숭배 죄를 참회하고, ‘동방의 예루살렘’이었던 평양이 ‘바벨론 포로 70년’에서 영적으로 해방되기를 기도했다.
2009년에는 세계적인 금융위기 가운데 북한이 제2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우리사회는 더욱 분열되는 상황을 맞이하여 ‘하나님의 평화, 샬롬’이라는 주제로 개인·가정·교회·사회·국가·세계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2010년에는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제병합한지 100년, 6·15전쟁발발 60년, 4·19민주혁명 50주년, 새마을운동 40주년, 6·15공동선언 10주년 그리고 에딘버러 세계선교100주년, 손양원목사님 순교 60주년을 맞이하여 ‘자신을 새롭게, 교회를 새롭게, 민족을 새롭게’라는 주제로 복음적 평화통일과 세계선교를 위해 함께 기도했다.
이제 2011년에는 ‘회개 그리고 용서와 화해’라는 주제로 세이레 기도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금년 기도운동 주제는 처음에 용서로 시작되었다.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우리 사회와 민족의 상황은 매우 어려운 갈등과 문제로 점철되어 있다. 그래서 개인적, 사회적, 교회적, 국가적으로 여러 가지 사안에 따라 피해자와 피의자가 중층적으로 존재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우리 기독인들이 하나님께로부터 예수그리스도 때문에 조건 없이 용서함 받은 것과 같이 서로 용서하고 용서받는 쌍방향적 노력이 진행될 때 열린다고 보았다. 그래서 ‘용서와 화해 운동’을 통해 그 길이 나타나기를 희망했다. 그래서 먼저는 하나님의 용서를, 둘째는 우리가정과 교회, 사회 내부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사람의 용서를, 셋째는 지역·이념·세대·계층 갈등을 해결하는 남남용서를, 넷째는 지금도 끊임없이 도발을 자행하는 북한에 대한 남북용서를, 다섯째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4강이 한반도 분단과정에 개입되고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했던 역사적 사례에 대한 국제적 용서를 성경본문과 사례들을 중심으로 묵상하면서 기도하고자 한다. 나아가 하나님께서 미래에 통일한국을 어떻게 사용하시기 바라시는가를 기도를 통해 함께 깨닫고 순종하기 를 소망한다. 이제 2011년에 처음으로 함께 모여 특별히 21일간 매일 저녁 금식예배를 갖고자 한다. 그리고 ‘회개·용서·화해 팔찌운동’을 통해 실천의 장을 열어나가고자 한다.
◦ 일시 : 6월 13일(월) ~ 7월 3일(주일), 오후 7:30 ~ 9:00
◦ 장소 : 기독교회관 2층 대강당
(단, 수요일은 한국기독교 백주년기념관 소강당)
* 주일은 섬기시는 교회에서 개별 기도로 대치
이를 위해 한국복음주의협의회에서 복음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매년 세이레 금식평화통일기도회를 주최할 것을 제안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등에서 주최에 동의하면 한국교회의 하나됨을 위해 공동주최하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실행은 뜻을 함께하는 교회들과 선교단체들과 기독교 NGO들이 공동주관하도록 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는 것이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냐?” (미가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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