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본)
교회사에 나타난 종교지도자들이 범한 실수
                                                                 응답-손봉호 교수


복음주의협의회가 시의적절하게 토픽을 정했는데 오늘의 토픽이 가장 적절한 것 같습니다. 역사적으로 때에 맞추어 좋은 제목을 정했지 않나 싶습니다.
역사의 거울이란 말이 있습니다만 역사를 보면서 우리 자신을 살피는 것이 참 중요한데, 우리 지도자들이 앞으로 역사 공부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과거의 약점, 그리고 비슷한 상황에서 우리 지도자들이 어떻게 행동했는가를 보면, 우리 자신을 좀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늘 주로 정치와 관계해서 말씀을 들었는데 이 정치라는 것은 피할 순 없지만 우리 박 목사님 잘 지적하셨듯이, 정치란 권력을 추구하고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부패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정치가 부패하지 않는 것은 기적이고, 정치가 부패하는 것은 자연적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거룩한 것을 추구하고, 이 사회의 잘못을 막아야 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와는 관계를 안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치를 기독교인이 해야 한다고 저는 늘 주장하고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향을 많이 받은 화란에서 공부했고 아브라함 카이퍼를 매우 존경합니다만 그런 특수한 사회적, 역사적 상황에서 그것이 가능했지, 우리나라에서는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참고로 아브라함 카이퍼는 정치에 나갈 때 즉시 목사란 이름을 뺐습니다. 그 나라에서는 목회할 때만 목사지, 목회 딱 그만두면 그날부터 완전히 평신도로 취급하고 다른 분이 그분을 목사라 부르지를 않습니다. 그것이 아주 정직한 제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장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장로 2년하고 그만두면 그 이후로 장로라고 부르지를 않습니다. 일생동안 장로란 이름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우리 나라 뿐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정치와 교회와의 관계는 저는 성경으로 말하지만 해방 전에는 한국 교회가 마치 신약 시대와 비슷하고, 해방 후에는 구약 시대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신약 시대에는 교회가 정치에 관여할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거의 무관심했고, 수동적이었고, 방어적이었고, 우리나라도 해방 전에는 그랬지 않나 싶은데요, 해방 후에 자유가 주어지고, 기독교인 중 상당수가 외국에 나가서 좋은 교육을 받고 민족지도자가 되고 정치적 지도자가 되다보니 자연적으로 정치에 관계를 하게 됐는데 오히려 구약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약에서 저는 참고로 삼는 것이 선지자들입니다. 특별히 여호사밧왕 때에 두 선지자를 보면 미가야라는 선지자가 있고, 시드기야라는 선지자가 있는데 시드기야는 여호사밧 왕에게 철저히 아부를 했어요 아주 잘못하는 데도 불구하고, ‘왕이 참 잘하십니다. 틀림없이 우리가 이깁니다.’ 그러나 미가야 선지자는 끝까지 비판했거든요
이것이 단지 두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구약의 모든 선지자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저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모든 참선지자는 정치권력에 대해 비판적이었습니다. 모든 거짓선지자는 정치권력에 아부를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이제 기독교인이 대통령이 됐다면, 우리가 그분을 정말로 사랑한다면 미가야 선지자처럼 돼야지 시드기야같이 되어서는 안된다. 만약에 이제까지 그 분을 당선시키는데 공헌을 했더라도, 이제부터는 돌아서야 된다고 교회에서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지를 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일단 그 분을 훌륭한 기독교인 대통령으로 만들려면 오늘부터 기독교는 비판적이어야 됩니다. 그것이 정말로 이명박 대통령을 사랑하는 것이지, 그 힘을 이용하여 우리가 덕을 보고 아첨하고 하는 것은, 결국 교회도 죽이고 그 분도 죽이는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목사님들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목사님을 가장 망치는 사람이 목사님 말씀마다 아멘 아멘하는 사람들이에요. 목사님 말씀은 다 옳소이다 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목사님을 미워하는 사람입니다. 목사님을 죽이는 사람입니다. 진정 목사님을 사랑한다면 성경에 가르치는 대로, ‘목사님 이것은 잘못되었습니다’ 사랑으로.. 처음에는 한 사람이 가서 충고하고 말 안들으면 나중에는 여러 사람이 가서 충고하고 나중에는 반란을 일으키고 하는 것이 결국 목사님을 살리는 것이지 목사님 말씀에 콩을 팥이라고 하는데 아멘 하는 것은 말이 안되지요. 정부에 대해서도, 정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성경에는 정확히 그런 표현이 없지만 제가 어릴 때 배운 명심보감에는 어우선자는 시우즉적이요 어우악자는 시우사라 나를 착하다 하는 자는 나의 원수고 나를 악하다 하는 자는 나의 스승이다. 저는 이것이 참으로 올바른 지적이 아닌가..잠언에 자녀를 교육시킬 때도 초달을 삼가는 자는 자녀를 미워하는 것이다. 자식에게 회초리를 들지 않는 사람은 자식을 미워하는 것이다. 그런 말이 있거든요 저는 이것이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정치 권력이라는 것은, 액튼 경 이야기를 했지만 이것은 거의 틀림없이 부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가 감시를 하지 않고 비판을 하지 않으면, 정치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는 것을 우리는 믿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에 기독교인 정치 참여는 어떤 형식으로 이루어져야하느냐 했을 때 저는 항상 주장하기를, 시민운동이다. 시민운동도 과거에 잘못한 것처럼 정치권력을 이용하여 덕을 보는 시민운동이 아니라 비판하는 시민운동, 시민운동의 생명이 비판이거든요. 비판하고 감시하고, 그래서 아직까지는 우리 한국 교회는 정치에 참여하되, 비판적인 정치참여, 시민운동을 통해서 해야 된다. 그것도 교인들이 해야지 교회는 물론 이런 것도 안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교회는 어디까지 원칙을 가르치고 하나님 말씀에 충실하고 교인들로 하여금 비판적이 되도록 가르치는 것으로 정치적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세 분을 통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이것이 바로 역사를 통해서 배우는 건데 앞으로 이런 교육이 신학교에서 많이 이루어지면 참 좋지 않겠느냐 저는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