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대한 교회의 자세와 역할
김영한(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장/한복협 신학위원장)
머리말
종교개혁 전통은 교회(sacerdotium)는 하나님의 오른편의 도구요, 국가(regnum)는 하나님의 왼편의 도구라고 보았다. 교회와 국가는 분리되어야 한다. 이것이 종교개혁자들이 제기한 유명한 교회와 국가의 두왕국론(Zwei-Reiche-Lehre)이다. Walter Kreck, Grundfragen christlicher Ethik, München: Chr. Kaiser Verlag, 3.Aufl. 1985, 304
교회는 하나님이 쓰시는 본래적 도구요, 국가는 하나님이 쓰시는 비본래적 도구이다. 세상적 정부인 국가는 영적인 정부인 교회를 위하여 존재한다. 이형기, 종교개혁신학 사상. 루터와 칼빈을 중심하여, 장로회신학대학출판부, 1988, 501
양자는 하나님의 주권에 귀속한다. 정부와 교회는 원리적으로 분리되어야 한다. 양자는 서로의 영역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가와 교회는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서로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영적 정부(spiritual government)로서 영혼의 삶에 관해 관할하며, 국가는 정치적 정부(political government)로서 세상적 삶을 관할한다. John Calvin, Institutio, III.XiX.15
그러나 교회가 정치에 무관심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교회와 국가가 공유하는 영역은 일반은총의 영역이다. 교회는 일반은총의 영역에서는 정부에 귀속되어 있으나 특별은총의 영역에서는 국가를 넘어서 있다.
I. 교회와 정치에 대한 관계
1. 교회와 정부는 영역적 분리 속에서 상호 관계
교회와 정부는 하나님의 주권영역에 귀속하는 두가지 서로 다른 영역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정부가 아니고, 정치는 교회는 아니다. 두 기관은 하나님의 통치를 이루는 두가지 기구이다. 교회는 그리스도를 통한 인류의 구속을 이루는 하나님의 본래적 도구이며, 정부는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며 세상의 질서를 세우는 하나님의 비본래적 도구이다. 교회는 복음 전파를 위한 도구이며, 정부는 정의와 질서를 세우기 위한 도구이다. 두 영역은 혼동되어서는 않된다. 칼빈은 말한다: ”그리스도의 영적 왕국과 세상정부는 완전히 다른 것이며 상호간에 상당한 거리가 있다." John Calvin, Institutio, IV.XX,1, 이종성역, 기독교강요요찬, 대한기독교서회, 1981, 258
만일 교회가 정부가 하는 모든 일을 대변하고 그것을 종교적으로 뒷받침만 한다면 교회는 정부의 시녀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부의 시책을 대변하고 뒷받침하는 것은 정부의 각 기관들이 하는 것이다. 교회가 정부의 하는 일에 맹목적으로 충성할 때 교회는 어용화 되는 것이다. 교회가 무분별하게 정부의 일에 순응하기만 하는 것은 교회의 본래의 기능인 예언자적 사명을 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가 정부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하여 사사건건 반대만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교회는 정부가 하는 일이 정의로운가를 시험하고 정의로운 정책(just policy)은 뒷받침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하는 일이 편파적이고 정의롭지 못할 때 교회는 그것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러한 교회의 정부에 대한 태도는 예언자적 태도이다.
2. 교회는 국가의 양심이 되어야. 국가의 도덕적 중심이 되어야.
국가와 사회의 도덕적 양심을 지키고 세우는 일은 교회가 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는 교회가 모든 일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교회는 깨끗한 교회정치, 깨끗한 목회, 깨끗한 신자의 공동체를 이룰 때 그 빛을 세상을 향하여 발하게 된다. 교회는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어야 하고, 사회의 부패를 막는 소금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기 위하여는 교회는 자기의 처신을 바로 해야 한다. 목회자는 자기의 사사로운 이익을 고려해서는 않된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교회의 도덕성에 흠집이 생기게 된다. 교회가 목회 세습하면서 정권의 독재를 비판할 수가 없다. 교회가 재정운영을 불투명하게 하면서 정경유착을 비판할 수 없다. 교회가 탈북자를 외면하면서 정부더러 탈북자를 받아들이라고 말할 수 없다. 교회가 대북관계에 있어서 창구의 단일화 없이 무원칙으로 퍼주기만 하고 그것을 선교라고 떠들어 대면서 정부의 퍼주기 정책을 비판할 수 없다.
3. 정부의 봉사자를 하나님의 대행자로 존중과 복종
국가는 하나님이 일반은총으로 다스리는 하나님의 왼편의 기관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국가의 봉사자들에 대하여 하나님의 대행자로 존중하여야 한다. 하나님은 이방(異邦)국가 바벨론의 왕인 느붓갓네살을 나의 진노의 막대기라고 하셨다. 그리고 바벨론을 멸하는 페르샤의 왕인 고레스를 나의 기름부은 자라고 하셨다: “나 여호와는 나의 기름 받은 고레스의 오른 손을 잡고 열국으로 그 팡에 항복하게 하며, 열왕의 허리를 풀며, 성문을 그 앞에 열어서 닫지 못하게 하리라. 네가 고레스에게 이르기를 내가 네 앞서 가서 험한 곳을 평탄케 하며 놋문을 쳐서 부수며, 쇠빗장을 꺽고 네게 흑암 중의 보화와 은밀한 곳에 숨은 재물을 주어서 너로 너를 지명하여 부른 자가 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인줄 알게 하리라”(사45;1-3).
하나님은 고레스가 전혀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모르는 것을 게의치 않으시고 이방왕들이라고 하더라도 그의 주권적 세상통치에 사용하신다고 말씀하신다: “내가 나의 종 야곱, 나의 택한 이스라엘을 위하여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나를 알지 못하였을찌라도 나는 네게 칭호를 주었노라.”(사45;4)
칼빈은 정부의 관리에 대한 존중과 복종이 시민들의 의무라고 말하고 있다: 첫째, 존중이다. “관리를 하나님의 봉사자와 대행자로 생각하고 존경하여야 한다.” John Calvin, Institutio, IV.XX,22, 이종성역, 기독교강요요찬, 대한기독교서회, 1981,269
둘째, 복종이다. “국민은 존경하고 높이는 마음을 가지고 그들에게 복종하고 그들의 명령을 따르며 세금을 바치고ㅡ 국가적 의무를 지키며, 공동방어에 관계 되는 짐을 지며, 그 외에 모든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John Calvin, Institutio, IV.XX,23, 이종성역, 기독교강요요찬, 대한기독교서회, 1981,269
4. 예언자의 자세: 교회는 정치가 바른 정책을 펼치는지 감시자의 역할
1) 창조의 기본권 (인권과 신앙의 자유, 사회안전과 생태환경)의 보존을 위하여
하나님 창조의 기본질서는 인권과 사회안전과 생태환경이다. 개인과 사회구성원은 인권이 존중받고, 신앙의 자유가 존중되며, 사회의 안전망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생태환경이 유지 보존되는 환경 속에 살아야 할 권리를 가진다. 정부의 기본임무는 이러한 창조의 기본질서가 잘 지키도록 공권력과 행정력을 합리적으로 권위있게 사용하는 것이다.
칼빈은 정부 역할을 다음같이 말한다: “세상정부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한 하나님에 대한 예배를 보호하고 지지한다. 종교의 순수한 교리를 보존하고 교회의 헌법도 지켜준다. 인간 사회의 필요한 방법으로 우리의 생활을 조장하고 일반적 평화와 평온함을 조성한다.” John Calvin, Institutio, IV.XX,2, 이종성역, 기독교강요요찬, 대한기독교서회, 1981, 258
“기독교 신자 사이에는 종교의 공적 형식이 존재하고 인류 사이에는 인간성이 유지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다.” John Calvin, Institutio, IV.XX,3, 이종성역, 기독교강요요찬, 대한기독교서회, 1981, 259
2) 초 정당적이어야 한다.
교회 안에는 여당과 야당이 존재한다. 교회 안에는 여당의원과 야당의원이 같이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존재한다. 이들 모두가 하나님의 백성이며 교회의 구성원이다. 교회가 정당이 될 수 없으며 어느 특정정당의 회원이 될 수 없다. 이것은 교회와 정부가 서로 혼동되는 것이며, 신앙과 정치가 혼동되는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편에 서야 한다. 하나님은 여당도 야당도 아니라 초월적인 입장에 계신다. 교회도 이러한 하나님의 편, 하나님의 뜻을 준행하기를 힘쓰야 하고 하나님의 뜻을 알기를 간구하여야 한다.
3) 하나님의 메시지를 들려주어야 한다.
교회는 국가를 향하여 “공법이 물같이 정의가 하수같이 흐르도록” 하나님의 메시지를 들려주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은 사회의 정의가 바로 서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분이 바라시는 이상적인 정치질서가 실현되기를 바라신다. 그것은 청지기 정신, 신실함, 충실함과 정의의 실천을 통해서 실현하는 것이다. 정의란 형평(equity), 공평한 척도, 가난하고 압박받는 이들의 변호, 그들의 호소의 경청 등이다 (요일3;19-24, 요일5;1-5).
교회는 정치적 권위와 권력의 본질 및 한계가 무엇인지를 국가 권력이 제대로 알도록 깨우쳐 주어야 한다. Paul Marshall, Just Politics. A Christian Framework for Getting Behind the Issues, Toronto: Institute for Christian Studies, 1997, 진응희 역, 정의로운 정치, IVP, 1997, 22
교회는 정부가 하나님의 주권에서 나왔으며 정부 관리들이 하나님의 주권을 행사하는 대행자라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 관리들이 궁극적으로는 주권자 하나님 앞에 권력 사용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II. 정치문화에 대한 변혁자의 자세
1. 교회는 정치에 직접적으로 간여(干與)하지 말아야
교회는 정부의 일반적인 정책에 간여해서는 않된다. 부동산 정책 시행에 있어서 아파트 원가를 공개하느냐 않느냐라는 문제는 일반적인 정책이므로 교회는 경제정의의 원칙만을 제시하고 그 구체적인 것은 신앙을 가진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교회는 기독교 연합단체나 개인의 이름으로 사회운동이나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회는 지상에서 그리스도의 거룩한 몸이기 때문에 교회가 직접 정치적 일상사에 간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 신앙의 자유과 신앙 교육에 정치가 억압적으로 간여할 때 교회는 항의
1) 로마서 13장 1절의 바른 해석
바울이 말한 구절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의 바른 해석이 요청된다. 여기서 권세는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네게 선을 베푸는 자”이다. 권세는 공공선을 세우는 자를 말한다. 만일 권세, 즉 국가권력이 공공선을 폐기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주신 권세의 오용이다. 공공선의 폐기란 나치 정권같이 전쟁도발, 인종차별, 인권유린과 학살, 북한 정권에서와 같은 전쟁도발, 인권 유린과 반대파 처형과 숙청 등을 말한다. 남한 사회에서도 1970년대에 유신 독재정권에 의한 인권 유린과 인혁당 사건 처럼 반대파를 간첩누명 씌어 처형하는 등이 있었다. 2004년 참여정부 들어 사회 부정 부패(바다소리 파동 등)를 조장하고 개방제 이사형으로 사학법을 개정하여 종교의 영역에 간섭하고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도 공공선의 보존에 역행하는 것이다.
칼빈도 “정부의 집권자에 대한 존경”에 관하여 말할 때에 단서 조항으로 정의로운 권력자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관리가 위험의 가면을 쓰고 어리석고 무지하고 잔인한 행실을 범해도 변명도 하고 용서 받을 수 있으며, 흉악하고 몰염치한 행동을 하며, 덕행이 받아야할 칭찬을 악을 행하면서 받는 그와 같은 관리(官吏)에 관해서 말하는 것은 아니다.” John Calvin, Institutio, IV.XX,22, 이종성역, 기독교강요요찬, 대한기독교서회, 1981, 269
칼빈은 집권자에 대한 복종은 “주 안에서” 라는 단서(但書)를 달고 있다: “우리는 의에 있는 사람에게 종속된다. 그러나 주님 안에서만 그러하다. 만약 그들이 하나님의 뜻에 맞지 않게 명령한다면 그것에는 조금도 상관치 말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관리에게 부여된 모든 위엄도 고려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하나님의 비할 때 없고 절대적인 권능에 복종할 때에만 손상을 입지 않는다.” John Calvin, Institutio, IV.XX,32, 이종성역, 기독교강요요찬, 대한기독교서회, 1981, 273
창조의 기본질서를 깨뜨리는 정권은 더 이상 정당한 하나님의 사역자가 아니라 사단의 사역자가 된 자들이다. 한국에서는 70년대 유신정권이 그러했고 북한의 김정일정권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정권에 대하여는 시민들의 불복종이 있어야하고, 선거를 통해서 심판해야 한다. 선거제도가 없었던 16세기에 스코틀랜드의 종교개혁자 존 낙스(John Knox)는 군주나 왕이나 황제가 하나님의 참된 존재를 무너뜨리고 우상숭배를 들여오려고 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하나님의 계명대로 사형에 해당한다”고 피력했다. D. M. Lloyd-Jones, The Puritanism, Edinburgh: The Banner of Truth Trust, 1987, 서문강 역, 청교도신앙, 그 기원과 계승자들, 생명의 말씀사, 1997, 287
2) 참여정부의 개방형 이사제 사학법 개정안에 대한 목회자들의 집단 삭발및 재개정 기도회
참여정부가 사학이 설립자나 소유자 인척에 의하여 전유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바깥에서 이사를 영입하도록 한 것은 극소수 사학의 비리를 막기 위하여 근실하게 운영되는 사학의 이사회를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빈대잡기 위하여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愚)를 범하는 것이다. 이에 항거하기 위하여 예장 통합측 교단을 중심으로 총회장과 이에 찬성하는 목회자들이 집단적으로 삭발하며 정부에 대하여 거부표시를 하는 것은 교회가 해야할 일을 하는 것이다. 개방형 이사회 제도는 자기가 가진 재산을 헌납하여 학교와 재단을 세우고 소신있게 양심적으로 신앙이념에 따라 운영하려고 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차단시키는 일이 된다. 이러한 개방형 이사제에서 누구 자기 재산을 털어 학교를 세우고 경영은 이념이 다른 사람들이 와서 하도록 맡기겠는가?
3. 교회는 신자인 정치인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정치에 참여.
열린 우리당 유재건 장로가 중심이 되어 장로출신 의원 모임에서 사학법 재개정에 대하여 “목사님들이 삭발하는 민망한 상황에서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종교사학에 대해선 건학이념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학법 재개정에 찬성하는 모임을 가진 것을 바람직한 흐름이다.
대한민국 지키기, 2007년 시청 앞에서 열린 친북반미좌파종식 3.1국민대회에 교회지도자들이 참여하되 교회의 이름이 아니라 사회단체의 대표로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교회가 사회적인 문제에 교회이름으로 참여하는 것은 교회의 위상을 상대적인 차원에 세우는 것이 된다. 교회는 하나님의 편에 서도록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인권이나 양심, 신앙의 본질에 관한 것에 대한 것을 제외하곤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이슈에 구체적인 표명을 하는 것은 교회가 가진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는 예언자적 자세를 포기하는 것이 된다.
4. 기독교 정당은 아직도 시기 상조
기독교 정당은 독일이나 화란 같은 기독교의 전통이 뿌리를 내린 국가에서는 가능하나 아직도 한국사회에서는 시기 상조이다. 기독교란 이름으로 정치에 참여하여 기독교인들을 여야로 분열시키고 정치적 성과에 따라 전도의 문이 열리고 막히는 경우에 처하게 되므로 기독교 정당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의 경우에는 간판은 기독교란 이름이 없으나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모두 기독교 이념에 따라서 운영되는 당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의 성향이 보수와 진보 인것 처럼 공화당은 보수적이고 민주당이 진보적일 뿐이다. 독일에서는 기민당과 사민당, 그리고 녹색당 등이 있다. 기민당의 경우는 보수적이지 특별히 기독교적이지도 않다. 사민당이나 녹색당도 기독교 이름을 없으나 기독교적인 사회목지 이념과 환경보존에 대한 정신을 가지고 있다.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적인 이념을 가지고 당을 만들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그 당의 이름을 구태여 기독교 **당이라고 걸 필요는 없다. 교회가 정치에 적접 연루되다면 일차적 사명은 복음전파에 여러 가지 장애가 생기기 때문이다.
맺음말
오늘날 교회의 정치에 대한 역할을 재래적인(협의) 의미와 새로운(광의) 맥락에서 생각될 수 있다. 좁은 의미에서 교회는 정부를 하나님의 봉사자로서 인정하고 정부의 권위를 존경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정부가 그 책임을 정의롭게 수행하도록 하는 양심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 넓은 의미에서 교회는 신자들로 하여금 삶의 모든 영역에서 선한 누룩으로 영향력을 가진 자로서 일상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여야 한다. 신자들은 이 세상의 정치 문화에 변혁의 밀알들로 뿌려져 썩어야 한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이든지 분별하도록 하라”(롬12;2). 교회는 신자들을 하나님의 시민일뿐 아니라 문화변혁자로서 양육하는 사명을 다해야 한다. 교회는 일차적으로 하나님께 예배드리며, 그리스도의 대속을 선포하고 영혼을 구원하는 그리스도의 몸이다. 교회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 말씀을 선포하는 곳으로 초월적 처소( a transcendent sanction)로 남아야 한다. 이 “초월적 처소”란 세상사에 무관하다는 것이 아니라 세상적인 상대적인 일상사에 개입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고 하나님을 경배하는 처소로 남는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교회의 존재방식은 내재적 초월(immanent transcendence)이다. 이 세상사에 대한 간여(干與)는 교회의 구성원인 신자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하는 것이다. 목회자도 시민으로서 이 세상사에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의 근거하여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강단은 항상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는 여야의 상대적인 관점을 떠난 초월적인 관점을 제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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