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틀 전인 지난 2월 13일 오후 이천구 목사님이 온 몸에 퍼진 암으로 고통을 많이 당하다가 하루 전인 2월 12일 오후 별세했다는 소식을 메일로 받고 깜작 놀았습니다. 이천구 목사님이 그동안 수고를 너무 많이 했습니다. 이천구 목사님이 18년 전인 1996년에 행복한 교회를 개척해서 목회를 시작했고 같은 해에 장기 기증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사랑으로 돌아보면서 지난 18년 동안 행복한 교회를 충성스럽게 섬겼습니다. 수고를 너무 많이 하다가 작년 7월부터는 암에 걸려서 지난 8개월 동안 병원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많은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러다가 3일 전인 2월 12일 오후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저는 이천구 목사님을 우연히 알게 되어서 2011년부터 매년 한 두 번씩 여기 와서 설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2012년에도 2013년에도 2014년에도 여기 와서 설교를 했는데 작년 5월 4일 주일에는 “하늘을 바라보며 천국소망을 지니고” 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했고 작년 8월 3일 주일에는 “십자가의 영성” 이란 제목으로 설교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천구 목사님의 별세를 앞두고 아주 적절한 제목의 설교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이천구 목사님의 별세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우리 인생은 한 번 세상에 태어났다가 한 번 죽어서 세상을 떠나도록 지음을 받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 인생의 무상함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습니다. “주께서 나의 날을 손 넓이만큼 되게 하시매 나의 일생이 주의 앞에는 없는것 같사오니 사람마다 그 든든히 선 때도 진실로 허사뿐이니이다”(시39:5). “저희는 잠깐 자는 것 같으며 아침에 돋는 풀 같으니이다”(시90:5). “인생은 그 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시103:15). 한 번 태어났다가 한 번 죽는 인생을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어야 할 것인가? 이것이 우리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도 바울의 삶과 죽음의 모토는 “주 안에서”와 “주를 위하여”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 안에서 갇힌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엡4:1). “나도 속히 가기를 주 안에서 확신하노라”(빌2:24). “내가 주 안에서 크게 기뻐함은”(빌4:10).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빌4:4).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14:8).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히 되게 하려 하나니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니라”(빌1:20,21). 사도 바울의 삶과 죽음의 목표는 “주님 안에서” “주님을 위하여” 살다가 “주님 안에서” “주님을 위하여” 죽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도 바울의 삶과 죽음의 목표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였습니다. 사도 바울이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으심과 부활을 힘을 다해서 증거했을 때 베스도가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바울이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베스도가 크게 소리하여 가로되 네가 미쳤도다 네 많은 학문이 너를 너를 미치기 한다 하니”(행26:24). 사도 바울은 예수님에게 미친 삶을 살다가 예수님에게 미쳐서 죽었다고 말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돈에 미쳐서 사는 사람들도 있고 쾌락에 미쳐서 사는 사람들도 있고 명예에 미쳐서 사는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도 바울이 말세에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돈과 쾌락에 미쳐서 살게 된다고 이렇게 예언을 했습니다. “너는 이것을 알라 말세에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딤후3:1-5).
예수님께서는 강도 만난 사람에게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편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를 하신 다음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고 말씀했습니다. “네 의견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가로되 자비를 베푼 자니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하시니라”(눅10:36,37). 예수님께서 극심한 재난을 당한 이웃에게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웃에게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펼 뿐 아니라 원수와 핍박자에게까지 사랑을 베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취게 하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리우심이니라”(마5:43-45). 사도 바울도 꼭 같은 권면을 했습니다.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우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12:20,21).
주님의 말씀을 따라 이웃이나 원수 같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펴면서 “주 안에서” 그리고 “주를 위하여” 살다가 죽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첫째로, 거지 나사의 삶과 죽음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눅16장에 두 종류의 사람이 나옵니다. 부자와 나사로가 등장합니다. 박윤선 목사님은 부자와 나사로가 등장하는 눅16장의 말씀을 비유적인 말씀이 아니고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한 말씀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지적하시면서 부자는 불신자를 상징하고 나사로는 신자를 상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터툴리안과 암브로스와 칼빈이 그렇게 생각했다고 박윤선 목사님께서 지적하셨습니다.
불신자와 신자의 차이를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불신자의 특징을 돈을 사랑하고 돈으로 자기의 향락을 누리는 것으로 설명하시고, 신자의 특징을 돈으로 남을 구제하면서 자기는 가난하게 사는 것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온전한 신자가 되기 위해서는 돈을 자기를 위해서 쓰지 말고 가난한 자들을 위해서 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네가 온전하고자 할찐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좇으라 하시니 그 청년이 재물이 많으므로 이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가니라”(마19:21,22).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가 어려우니라 다시 너희에게 말하노니 약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마19:23,24). 예수님께서는 재물과 보물을 자기를 위해서 사용하므로 땅에 쌓아두지 말고 이웃을 위해서 사용하므로 하늘에 쌓아두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고 도적질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적질도 못하느니라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마6:19-21). 예수님께서는 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른 자에게 마실 것을 주고 벗은 자에게 옷을 입히는 것이 곧 주님 자신에게 도움의 손길을 펴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그와 같은 선행을 베푼 자들은 영생에 들어가게 되고 베풀지 않은 자들은 영벌에 들어가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아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마25:35,36). “저희는 영벌에, 의인들은 영생에 들어가리라 하시니라”(마25:46). 눅16장에 나오는 부자는 돈을 가난한 자들이나 거지를 위해서 사용하지 않고 자기 자신만의 향락을 위해서 사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밖에 와서 구걸하는 거지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고 했습니다. “한 부자가 있어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로이 연락하는데 나사로라 이름한 한 거지가 헌데를 앓으며 그 부자의 대문에 누워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불리려 하매 심지어 개들이 와서 그 헌데를 핥더라”(눅16:19-21).
그런데 나사로는 가난하게 살았고 고난을 당하면서 살았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이 가로되 얘 너는 살았을 때에 네 좋은 것을 받았고 나사로는 고난을 받았으니 이것을 기억하라 이제 저는 여기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민을 받느니라”(눅16:25). 거지 나사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습니다. 박윤선 목사님께서 지적하신 대로 나사로는 신자를 상징하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사로는 히브리 원어로 엘아자르 라고 하는데 “하나님의 도우심” 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나사로는 비록 거지였고 병자였으나 “하나님은 나의 도우심” 이라는 믿음의 고백을 하면서 믿음으로 살다가 죽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사로가 죽었을 때 천사들에게 받들려 아브라함의 품에 안겼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나사로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믿음의 생활과 함께 가난한 자들을 돕는 섬김의 생활을 했고 그리고 여러가지 이유로 고난과 고통을 당하는 생활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처음에는 거지가 아니었고 병자가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수 많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다가 거지가 되었고 병자가 되었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나사로는 아름다운 죽음을 죽었습니다. 천사들이 그의 영혼을 받들어 아브라함 품에 안겼고 성자 예수님께서 그의 죽음을 귀하게 보셨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우리들을 위해서 스스로 가난해지셨고 스스로 고난을 당하셨다고 성경은 증언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자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을 인하여 너희로 부요케 하려 하심이니라”(고후8:9).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사53:5). 사도 바울은 가난과 병과 고난을 긍정적으로 받아드리면서 가난과 병과 고난을 기뻐하면서 예찬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핍박과 곤란을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할 그 때에 곧 강함이니라”(고후12:10).
둘째로, 스데반 집사의 삶과 죽음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스데반 집사는 주님과 이웃을 사랑하면서 자기의 몸과 생명을 제물로 드리면서 죽었습니다. 스데반은 집사가 될 때부터 믿음과 성령과 자혜가 충만하여 칭찬 듣는 아름다운 사람이었지만, 순교의 죽음을 죽는 마지막 모습은 더욱 더 귀중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스데반 집사의 설교와 모습에는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의 모습으로 충만했습니다. 십자가에 달려서 죽으신 주님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습니다. 사울과 많은 사람들이 스데반에게 달려 들어 성밖에 내치고 돌로 칠 때 스데반의 마음에는 자기를 돌로 치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는 추호도 없었습니다. 긍휼과 용서와 사랑만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처럼 기도를 드렸습니다. “저희가 돌로 스데반을 치니 스데반이 부르짖어 가로되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하고 무릎을 꿇고 크게 불러 가로되 주여 이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이 말을 하고 자니라”(행7:59,60). 스데반 집사가 자기의 몸과 생명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제물로 드렸을 때 성부 하나님께서 하늘 문을 여시고 스데반을 영접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자리에서 일어나셨습니다. 성령께서 충만하게 임하셨습니다. “스데반이 성령이 충만하여 하늘을 우러러 주목하여 하나님의 영광과 및 예수께서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고 말하되 보라 하늘이 열리고 인자가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노라 한대”(행7:55,56). 예수님께서 스데반의 기도를 너무너무 기뻐하시면서 그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사울의 죄를 사울에게 돌리지 않으셨습니다. 사울을 주님께서 가장 귀중하게 여기시며 사용하시는 사도로 삼으셨습니다. 스데반의 일로 안디옥교회가 세워지게 하셨습니다. 스데반의 일로 세계선교가 이루어지게 하셨습니다. 스데반처럼 주님을 기쁘시게 한 사람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스데반이 자기 몸을 순교의 제물로 드림으로 사도 바울을 탄생하게 했고 안디옥교회를 세우게 했고 세계선교의 과업을 이루게 했고 그래서 수 많은 사람들을 죄와 지옥의 저주에서 건지는 놀라운 축복을 베푸셨다고 생각합니다. 스데반 집사처럼 귀중하고 아름다운 죽음을 죽은 사람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셋째로, 손양원 목사님의 삶과 죽음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순수한 믿음과 순수한 사랑과 순수한 소망을 지니고 살다가 순수한 믿음과 순수한 사랑과 순수한 소망을 지니고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주님을 향한 믿음은 세상의 아무 것과도 타협할 수 없는 죽도록 충성하는 믿음이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주님 사랑과 이웃 사랑과 나환자 사랑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십자가에 나타난 뜨거운 사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천국소망을 너무너무 간절한 소망이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믿음과 사랑과 소망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순수한 믿음과 순수한 천국 소망을 지니고 맞으신 순교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하려고 합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삶은 천국과 종말신앙에 의해 지배된 소망의 삶이었습니다. 그의 가슴과 의지와 시선은 세상이나 세상의 안일에 매이지 않았고 오직 천국과 내세에 붙잡혀 있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이 세상의 재물이나 평안이나 명예에는 티끌만큼의 관심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가난을 애처로 삼고 고난을 선생님으로” 삼으며 천국을 바라보면서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손 목사님은 옥중 생활을 하면서 힘들고 지칠 때마다 손수 지은 "주님 고대가"를 불렀습니다. 이 가사를 보면 그가 얼마나 간절히 재림의 소망 가운데 살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낮에나 밤에나 눈물 머금고, 내 주님 오시기만 고대합니다. 가실 때 다시 오마 하신 예수님, 오 주여 언제나 오시렵니까? 고적하고 쓸쓸한 빈 들판에서, 희미한 등불만 밝히어 놓고 오실 줄만 고대하고 기다리오니, 오 주여 언제나 오시렵니까? 먼 하늘 이상한 구름만 떠도, 행여나 내 주님 오시는가 해 주님 계신 그 곳에 가고 싶어요. 오 주여 언제나 오시렵니까? 천 년을 하루같이 기다린 주님, 내 영혼 당하는 것 볼 수 없어서 이 시간도 기다리고 계신 내 주님, 오 주여 이 시간에 오시 옵소서.”
그의 딸 손동희 권사는 손양원 목사님의 천국 신앙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아버지는 하늘 나라의 복음을 전할 뿐, 현세의 안락과 풍요를 약속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가끔 안수 기도를 해 달라고 찾아오는 병자가 있었지만, 아버지는 특별히 병 고침을 위한 안수기도를 한 적이 없다. ‘나는 영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육신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병들면 어떻습니까? 병신이면 또 어떻습니까? 잠깐인 나그네 세상에서 병신으로 살다가 천국 가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다구요.’ 이런 말로 병자를 돌려보낼 뿐이다. 나병환자들과 평생을 같이 보내며 그들을 사랑으로 돌보았지만, 그들의 병든 상태를 나쁘다거나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지 않았다.”
손양원 목사님은 결국 1950년 9월 13일 공산군에게 체포되어 2주일간 온갖 수모를 다 당하고 9월 28일 밤 11시쯤 미평 과수원에서 총살당하여 48세에 순교했습니다. 손 목사님은 자기를 죽이려는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다 총 개머리 판으로 입을 얻어맞아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 드리면서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그가 그렇게도 그리고 사모하던 천국으로 갔습니다. 이튿날 아침 남편의 순교 소식을 접한 정양순 사모님은 남편의 시신 앞에서 지난 밤에 갓 태어난 아기를 안고서 비통해 하면서도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오! 당신 소원대로 됐군요. 평소 주기철 목사님을 그렇게도 부러워했는데.... 하나님, 감사합니다. 평생 동안 주의 일을 하게 하시고, 손양원 목사가 소원하던 순교를 허락해 주신 은혜,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정양순 사모님은 마지막까지 나환자들의 친구로 살다가 1977년 11월 26일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들이 있는 천국으로 옮겨졌습니다. 그가 운명하기 전 가슴에 꼬깃꼬깃 간직했던 돈을 꺼내어 딸에게 전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돈을 밀양교회에 전해 주어라.” 밀양교회는 건축 중에 있던 나환자 교회였습니다. 그의 시신은 남편의 무덤과 합장되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과 정양순 사모님은 순교적 믿음을 지닌 믿음의 사람들이었고, 생명을 다 바쳐 나환자들과 원수를 사랑한 사랑의 성자들이었으며, 천국을 바라보며 산 소망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두 분의 삶과 죽음은 한국교회와 사회에 보석과 같이 귀중하고 아름다운 삶과 죽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의 삶과 죽음 때문에 죄악으로 가득한 우리들이 아직까지 하나님의 버리심을 받지 않고 살아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넷째로, 기아대책의 회장 정정섭 장로님의 삶과 죽음을 간단하게 살펴보려고 합니다. 정정섭 장로님은 한 평생 전 세계의 굶주린 이웃들에게 떡과 복음을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면서 살다가 지난 2013년 11월 28일 72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며 세계 어디든지 달려가곤 했습니다. 저는 정정섭 장로님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을 두 번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마음과 삶이 너무 따뜻한 분이었습니다. 같이 있으면 마음이 너무 편하고 같이 여행하면 너무 즐거웠습니다. 긍휼과 사랑이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정정섭 장로님과 기아대책을 21년 동안 함께 섬겼던 어느 직원은 정정섭 장로님이 어려운 이웃들의 구호를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을 정도로 열정을 지녔던 분이었고 직원들의 개인사에 대해서는 전국을 다니며 챙길 정도로 다정다감했던 분이라고 고인을 추억했습니다. 1989년 설립된 한국 기아대책은 현재 해외 80여 개국에서 각종 개발사업과 긴급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결손가정과 독거노인, 북한사업, 식수개선사업 등 활동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기아대책이 24년 만에 연 1400억 원을 모금할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정정섭 회장의 뜨거운 기도와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12월 9일 발인예배에 참석하면서 많은 감등을 받았습니다.
다섯째로, 노숙인의 친구 김범곤 목사님의 삶과 죽음을 간단하게 살펴보려고 합니다. 김범곤 목사님은 1989년부터 지난 25년 동안 서울역에서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을 시작하면서 노숙인들을 형제와 친구처럼 대하면서 노숙인들이 친구로 그리고 살았고 세계 곳곳의 재난 당한 사람들을 찾아가서 저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재난 당한 사람들의 도우미로 살다가 작년 12월 중순에 과로와 뇌출혈로 쓸어져서 의식을 잃고 지내다가 지난 1월 29일 별세했습니다. 김범곤 목사님은 2005년에는 지진이 발생한 파키스탄에서, 2013년에는 슈퍼태풍 하이옌이 강타한 필리핀에서 한국교회를 대신해 봉사활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김범곤 목사님의 건강이 악화된 것도 지난해 한달 동안 펼친 필리핀 구호활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병원의 아주 조그만 방에서 장례 예배가 진행되었는데 김목사님의 순수하고 헌신적인 사랑과 도움 때문인지 노숙인들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습니다. 한 노숙인은 따뜻한 국밥을 퍼주던 김 목사님을 잊을 수 없다며, 직접 산 연분홍 장미를 김 목사님의 영정에 바쳤습니다. “미약하나마 꽃 한송이를 가지고 하늘나라 가시라고 찾아왔습니다.” 강정남 사모는 남편을 기리며 “자기 몸은 아끼지 않고 이웃 사람을 정말 좋아했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장남 김동훈은 이랗게 말했습니다. “어떻게 예수님 믿는 건지 그냥 보여주셨어요. 그렇게 살라고.” 너무너무 귀중하고 아름다운 죽음이었습니다.
이제 말씀을 마무리 합니다. 우리 인생은 한 번 세상에 태어났다가 한 번 죽어서 세상을 떠나도록 지음을 받은 존재입니다. 한 번 태어났다가 한 번 죽는 인생을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어야 할 것인가? 이것이 우리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도 바울의 삶과 죽음의 모토는 “주 안에서”와 “주를 위하여”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강도 만난 사람에게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편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를 하신 다음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고 말씀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웃에게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펼 뿐 아니라 원수와 핍박자에게까지 사랑을 베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따라 이웃이나 원수 같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펴면서 “주 안에서” 그리고 “주를 위하여” 살다가 죽은 아름다운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살펴보았습니다. 거지 나사의 귀중하고 아름다운 삶과 죽음을 살펴보았습니다. 스데반 집사의 귀중하고 아름다운 삶과 죽음을 살펴보았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귀중하고 아름다운 삶과 죽음을 살펴보았습니다. 정정섭 장로님의 귀중하고 아름다운 삶과 죽음을 살펴보았습니다. 김범곤 목사님의 귀중하고 아름다운 삶과 죽음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천구 목사님도 지난 20여년 동안 주님의 피로 사신 교회를 충성스럽게 섬기는 목회사역과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펴는 섬김의 사역을 충성스럽게 하시다가 병으로 쓸어져서 이 세상을 떠나 주님 품으로 가셨습니다. 사도 바울도 병으로 시달림을 당했고 한경직 목사님도 병으로 시달림을 당했습니다. 이제는 가난도 고난도 병도 죄도 없는 하늘 집에서 앞서 가신 신앙의 선배님들과 함께 영원토록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을 찬양하시게 되었습니다. 조만간 하나님의 은혜로 천국에서 반갑게 만나겠습니다. 유족들과 성도 여러분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위로와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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