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육의 현황과 한국교회의 미래 논찬



김윤희 총장(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먼저 이후정 총장님은 교회전체의 성장 둔화, 세속화, 청년들의 교회에 대한 무관심, 청소년 인구의 급감 등 현실적인 산적한 도전을 통감하며 몇가지의 과제를 제시한다. (1) 신학의 지나친 지성주의와 합리주의의 경향이다. (2) 영성 형성의 취약함이다. 실천과 영성의 통합을 이루는 방향이 필요하다. 이것을 위해서는 목회자들과의 협력 방안이 필요함을 지적한다. (3) 목회자 인격 혹은 성품의 형성이다. 이것은 일생에 걸친 자기수양과 연단이 수반되어야 함으로 신학교 이후의 수퍼비전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4) 목회자적 형성이다. 이것도 목회 현장과의 지속적 연관지음를 추구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사 속에서 어두운 현실이 있을 때마다 개혁과 부흥의 놀라운 새시대를 연 것을 기억하며 희망을 갖자고 격려한다.
김운용 총장님의 논문도 현재의 교회와 사역을 삼킬 듯한 거대한 파도의 현실을 직시함으로 시작한다. 신학의 재개념화를 주장한다. 탈종교화, 특히 청년층의 탈 종교화와 세속화의 파도를 지적한다. 또한 교회학교의 수적감소와 신학교육 자체의 위기 현상도 지적되었다. 이런 난제를 아포리아로 명명했다. 일본과 그리스의 역사와 연계하여 각 시대의 아포리아적 상황을 조명하며 이 시대의 신학교육의 신학 정체성과 연관시킨 점은 흥미로울 뿐 아니라 역사의 반복성을 느끼게 해 준다. 그 중에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키루스의 교육』에서 인재를 모으는 방식이 군주의 모범적인 삶이라는 점은 이 시대에 시사하는 점이 컸다. 네가지 점을 제시했다.
첫째, 신학교육의 목적과 비전 재정비이다. 교파를 뛰어넘는 하나님 나라의 일꾼을 양성하는 것이어야 한다. 성경에 비추어 평가해야 한다. 둘째, 파편화 현상을 뛰어넘는 통전성을 지향해야 한다. 셋째, 현장 역량 강화 및 실천 지향적 신학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목회를 위한 배움이 아니라 목회안에서의 배움이라는 좋은 통찰력을 제시하며 인턴십 제도의 체계화 필요성을 강조한다. 넷째, 영성을 토대로 해야 한다. 신학이 영광의 찬송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무정란의 시대 무정란의 신학교육이라는 통렬한 비판으로 마무리 짓는데, 우리의 마음과 가슴을 찌르는 울림이 있었다고 본다.  
논찬자로서 몇 가지의 질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대안과 제시에 대한 질문이다. 두 분의 글은 문제진단이 정확하고 날카롭게 되었다고 본다. 깊이 있는 통찰력과 함께 모두가 공감하며 찔림이 있는 분석이라 본다. 거기에 맞는 해법도 간간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어찌 보면 우리가 해야 하는 질문은 제시된 해법을 어떻게 신학교육과 커리큘럼에 반영하며 녹여낼 수 있는가로 되돌아온다. 목회적 차원의 훈련과 전문적 훈련, 이 두 가지를 어떻게 하는 가의 ‘how’의 문제에 있어서는 구체적 대안은 여전히 제시되지 않고 숙제로 남아있다고 본다.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데는 동감하나 어떻게 그것을 신학교 교육안에서 이룰 수 있느냐 의 대안과 제시는 약하지 않았는가의 질문이다.
둘째, 교수에 대한 질문이다. 신학교 교수들의 학문적인 치우침으로 영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굉장히 고도의 학문성을 유지해야만 신학교 교수직을 지속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영적, 실천적 균형을 맞추라고 요구하기는 어려운 점도 있다. 또한 파편화된 전공의 세분화된 학위를 받았기에 학문의 통합을 할 수 있는 교수가 별로 없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한 신학교 교수에게 ‘좀 통합적으로 하면 어떤가?’라고 물었더니, ‘좋지만, 그렇게 배우지 않아서 본인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른다’고 솔직히 답을 했다. 통합적 과목을 제공하고자 하나 문제는 그 과목을 가르칠 교수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구약 교수에게 ‘구약 설교, 어떻게 하는가?’를 가르치라고 하면 설교학 교수에게 가르치라고 한다. 아니면 team teaching인데, 두 사람이 각각 자기 분야만 반반 가르치고 진정한 통합은 여전히 학생에게 남겨져 있는 경우가 왕왕 있다. 교수가 영적, 지적, 전문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그런 교수를 과연 어떻게 유치하고 뽑느냐의 현실적 괴리가 있다. 대부분 영, 유렵 신학교육이 전문성, 학문성만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뽑는 과정에서 젊을 교수들을 많이 지향하는데, 결국 그들의 영적 성숙함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고 뽑는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학교 교수들도 자신들의 학문성=영성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목회경험이 없는 신학교 교수들, 목회경험이 있는 교수들의 상대적 학문성의 저조함 등의 갈등이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묻고 싶다.
셋째, 실천교육에 대한 질문이다. 인턴 제도나, 신학교 이후의 목회적 수퍼 비전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현실적으로 교회의 목회자들이 신학교 목회자들을 받아서 수퍼 비전까지 책임감 있게 해 주는 곳이 많지 않다. 오히려 전도사 형태로 취직해서 필요한 재정과 목회적 훈련을 각자가 알아서 받는 경우가 많이 있다. 논찬자의 생각은 목회적 훈련은 신학교를 졸업해서 조금만 경험하면 쉽게 배울 수 있다고 본다. 그것보다는 너무나 많은 목회자들의 이슈가 말씀을 잘 가르치고 설교하지 못한다는 점과, 말씀의 실력이 부족한 점, 그리고 인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전자의 미스터리는 신학교가 말씀을 가르치는 기관임에도 그것이 가장 부족하다는 점이다. 후자는 평생 형성된 인성을 신학교 기간 동안에 바꿀 수도 없고 그럴 만한 수업이 딱히 있지 않다는 점이다. 3년 기간동안 인성을 바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욕심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인성에 대해서는 오히려 방향성만이라도 분명히 제시한다면 나름 성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넷째, 영성교육에 대한 질문이다. 영성이라는 것이 삶과 직결되어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제시하고 교육하는 가는 정말 어려운 문제이다. 또한 일생 성화의 과정이 영성인데, 여기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만 도, 영성의 기초를 쌓는 좋은 기회라고도 본다. 요사이 학생 수의 감소에 따라 과거 경쟁력 있을 때보다 학생의 질이 떨어져도 어지간하면 뽑는 경향도 있다. 좋은 잠재력을 가진 자들을 훈련시켜 내보내는 곳이 신학교인데, 근본적인 데부터 손을 대야 한다면, 3년 가지고는 부족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과연 신학교에서의 영성 교육이란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신학교는 오히려 완성된 모습을 만드는 곳 보다는 각자에게 좋은 도구를 주고 무엇을 만들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다섯째, 이것은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자, 제안이기도 하다. 결국, 신학교가 어떤 한 사람을 받아들여 2-3년 기간 동안에 무엇을 해야 가장 효율적인 리더를 키울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다. 교육부가 신학교까지 규제를 하고 좌지우지하는 것도 큰 문제이다. 획일적인 교육부의 지시하에서 우리는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속에서의 한계도 분명히 있다. 또한 지금은 지식은 넘쳐나고 있다. 헬라어. 히브리어, 성경 교육도 인터넷매체에서 거의 다 배울 수 있다. 또한 이제는 teaching중심이 아닌, learning중심의 배움에 대한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현대사회의 급속한 변화로 사역의 다양한 필요가 급속하게 늘어남과 동시에 빠르게 변하고 있다. 현존하는 교육 대신에 대안 교육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대학교의 방향도 건물 없는 대학교육의 움직임도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미네르바 대학이나 태제대 같은 혁신적 대학들도 이미 주목을 받고 있다. 논찬자의 생각은 신학교도 곧 현재 진단한 문제 정도가 아니라, 쓰나미 같은 변혁의 요구가 밀려들 것으로 보인다. 다음 세대가 교회를 거부한다는 것은 결국 신학교육에 대한 거부로도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여기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결국 말씀을 깊이 있게 가르치고, 그러한 삶을 살도록 헌신하는 공동체, 즉, 초대교회에서는 교수, 학생, 교단, 이런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앞으로 신학교가 공동체 운동으로 번져 나갈 수도 있다고 본다. 평신도 영적 지도자 운동도 커다란 변화의 한 축이다.
어떤 이는 세상의 변화에 가장 느린 곳이 교회이며 교회보다 더 느린 곳이 신학교라고도 지적한다. 우리가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우리가 변화에 가장 둔감하다는 현실부터 받아들이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 아닐까라고 먼저 자문해 본다.
생각의 화두를 던져 주시고 좋은 논문을 발표해 주신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