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선교 어떻게 할 것인가?
(IS 출현과 그에 대한 응답)
정 형 남 선교사
(요르단 선교사, 요르단 복음주의신학교 교수)
I. 서론
지난 해 6월부터 IS(Islamic State)가 뉴스의 핵으로 떠올랐다. 금년 초부터는 그보다 더 큰 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리비아의 IS에 의하여 콥트교회 성도들이 순교를 당하였을 때, 영국 콥트교회 앙가엘로스 총주교가 선포한 IS에 대한 최고의 무기는 용서라는 메시지이다. 먼저, 이슬람 세계에 대한 이해라는 소제목으로 몇 가지를 간략히 언급하고자 한다. 그리고 최근에 이슈가 되는 IS 출현원인과 결과를, 그 후에 필자의 사역과 신학을 언급하고자 한다. 필자의 사역이 IS의 무대가 되는 지역에서 펼쳐져 왔고, 그 사역과 더불어 필자의 신학이 형성되고 발전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 신학과 그에 기초한 사역이 IS 출현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필자의 응답이며, 오늘의 발제 “무슬림 선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II. 이슬람 세계에 대한 이해
이슬람과 이슬람 세계에 대한 바른 이해를 위한 다양한 창들이 있다. 그러나 오늘의 주제를 위하여 “이슬람화와 아랍화”, “아랍기독교인들”, “시아파와 수니파”에 대하여서만 살펴보자.
1. 이슬람화와 아랍화
아랍어는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주후 570년-632년)가 속한 꾸라이쉬 부족의 언어였다. 그 아랍어로 이슬람의 경전인 코란이 기록되어 있다. 이슬람은 코란의 내용뿐만 아니라 코란의 언어인 아랍어까지 절대화하였다. 그리고 신앙고백을 비롯하여 기도와 예배 전체를 아랍어로만 드려지도록 하였다. 다시 말해서, 이슬람화와 함께 아랍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이슬람의 신학이고 이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슬람화와 함께 아랍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랍어와 언어 체계가 비슷한 셈어 지역(이라크와 레반트 지역)과 함어 지역인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이슬람화와 함께 아랍화가 이루어졌다. 반면에 이란인 지역과 투르크인 지역은 아랍화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슬람화만 되었다. 이란인 지역은 인도·유럽어 계통이며, 투르크어는 우랄 알타이어 계통에 속하여, 아랍어와는 너무나 상이한 언어체계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편법으로 아랍어 글자를 그들의 글자로 채용하였고, 많은 종교적 아랍어 어휘들을 채용하였을 뿐이다.
아랍화가 된 지역, 즉 아랍권은 아랍국가연맹(Arab League)에 속한다(발족, 1945년). 연맹의 상설본부 및 사무국은 이집트 카이로에 설치되었고, 회원국은 2008년부터 22개국이 되었다. 총 인구는 약 3억이다. 1979년 3월 이집트·이스라엘간의 평화조약으로 회원 자격이 정지되었다가 1989년에 회복되었다.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관해 연맹국간에 분열이 생겼다. 아랍어는 UN 6대 공용어 중의 하나이다.
아랍권 뿐만 아니라 이슬람화는 되었지만, 아랍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비아랍어권까지를 포함하는 전 이슬람 세계를 하나로 묶는 이슬람회의기구(Organization of the Islamic Conference: OIC)가 있다. OIC는 57개 이슬람 국가로 구성된 최대 회교기구이다(발족, 1969. 9.) OIC안에는 예루살렘 탈환을 목적으로 하는 예루살렘위원회도 두고 있다. 57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의 무슬림인구들의 숫자가 16억 정도가 된다.
2. 수니파와 시아파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는 정치와 종교를 총괄하는 절대 권력을 지닌 자였다. 그에게는 12명의 아내와 여러 첩들이 있었지만, 아들이 없었다. 그의 큰 딸의 이름이 파티마이며, 그의 4촌 동생이기도 한 알리가 파티마의 남편이자 그의 사위가 되었다. 그런데, 그가 그의 후계자(칼리프)를 지목하지 못하고 갑자기 죽었다. 첫째 칼리프 아부 바크르(통치기간, 2년)와 둘째 칼리프로 오마르(통치기간, 10년)가 각각 세워졌다. 그들은 둘 다 무함마드의 친구이며 장인이었다. 그리고 셋째 칼리프로 오스만(통치기간, 12년)이 세워졌다. 두 장인의 시대가 끝났음에도 무함마드의 사위인 알리가 셋째 칼리프가 되지 못하였다. 알리는 오스만이 살해당한 후에야, 넷째 칼리프로 세움을 받았다. 이때 셋째 칼리프 오스만의 생질이며 시리아 다메섹의 총독 무아위야가 전면에 나타났다. 그는 알리가 오스만의 살해 사건의 배후 세력이라고 주장하며, 그의 칼리프 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를 따르는 자들이 수니파가 되었다. ‘수니’는 아랍어로 모범이라는 뜻으로 수니파는 무함마드의 모범을 따르는 자들이다. 무아위야가 죽고 그의 아들 야지드가 후계자가 되었다. 다시 말해서, 무아위야는 그의 삼촌 오마르와 자신의 성(움마위야)을 따라 움마위야 왕조의 이슬람 제국을 선포하고 자신이 그 제국의 최초의 왕이 되었던 것이다(수도, 다마스커스).
그리하여, 무함마드의 모범을 따르는 수니파와 알리를 따르는 자들, 즉 시아파와의 충돌이 생겼다. ‘시아’는 아랍어로 추종자들이라는 뜻이다. 본래 ‘알리’의 추종자들인데, 편의상 ‘알리’가 생략되고 ‘시아’라고만 한다. 알리는 현재 이라크 남부에 위치한 쿠파를 수도로 선포하고 그곳에 칼리파 직을 수행하다가 암살을 당하였다(통치기간: 5년). 알리의 아들 후세인과 그의 식구들과 추종자들 72명이 수니파에 의하여 죽임을 당하였는데, 바로 그곳이 현재 이라크 남부에 위치한 카르발라이다. 시아파는 카르발라 전투에서 후세인이 희생당한 것을 순교사건으로 기억하고 기념하는데, 그것이 곧 시아파의 명절인 “아슈라” 축제일이다(이슬람력 1월 10일). 매년 그 축제일에 시아파 무슬림들은 알리의 아들이자, 무함마드의 외손자이자 후세인을 지키지 못한 점을 자책하는 의미로 자신들의 몸을 학대하는 예식을 거행한다. 시아파의 또 하나의 명절은 40이라는 뜻의 “아르바인” 명절인데(이슬람력 2월 20일), 즉 후세인이 죽은 후, 그의 아내들과 자녀들이 40일 동안 카르발라(이라크)에서 다마스커스(시리아)까지의 사막 길에서 기아와 목마름으로 죽임당한 것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이다. 오늘날 전 세계 무슬림 인구의 90%가 수니파이고 나머지 10% 정도가 시아파이다. 이란은 시아파 국가이다. 이웃 나라인 이라크 인구의 60% 이상이 시아파이다. 시리아와 레바논에 약간의 시아파가 있다. 바레인의 경우에는 그 인구의 다수가 시아파이다.
필자는 첫 선교지 바레인에서 시아파의 명절인 아슈라 축제를 통해서 시아파와 수니파와의 긴장관계가 보통 수준이 아니라는 사실을 온 몸으로 터득하게 되었다(1989.9-1993.2). 또한, 필자는 이라크 전쟁이 끝난 후 바그다드에서 살면서(2004.1-4), 이라크의 시아파들에게 대 환영을 받으며 입국한 이란의 수많은 시아파 무슬림들을 목격하였다. 그때까지 그들은 수니파 사담 후세인의 저지로 인하여 길이 막혀 있었기에, 그들의 성지들, 즉 알리의 무덤 위에 세워진 알리 모스크가 있는 나자프와 후세인의 무덤 위에 세워진 사당과 후세인의 동생 압바스를 기념하는 모스크가 있는 카르발라를 방문하지 못하였다. 그때부터, 즉 사담 후세인이 권좌에서 쫓겨난 후로, 수니파 무슬림들의 수난 시대가 시작되었다. 돌이켜 보면, 그때가 바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 Islamic State)가 태동되기 위한 진통의 시작이었다.
3. 아랍권의 기독교
아랍 22개국 안에 아랍화만 되고, 이슬람화되지 않은 자들, 즉 아랍기독교인들의 수가 1천 5백만에서 2천 5백만으로 추정된다. 그들은 이슬람화의 물결 속에서 아랍화가 되었지만 이슬람화 되지 않고 기독교인들로 남아 있는 자들이다. 아랍, 즉 아라비아의 최초 선교사는 다름 아닌 사도 바울이었다(참조, 갈1:17, 고후 11:32). 아랍권은 복음의 불모지도 아니고 복음의 처녀지는 더욱 더 아니다. 오늘날까지도 초대교회로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을 갖고 있는 수많은 아랍교회들이 많다. 이슬람이 큰 세력을 발휘하는 중동에서 아직까지 이슬화되지 않고 “남은 자들”이 되어 기독교 공동체를 귀히 이루어 온 그들을 위한, 그들을 통하여, 그들과 더불어 아랍권 선교가 펼쳐지고 있다.
패트릭 존스톤에 따르면, 아랍어권은 기독교와 관련하여 크게 다섯 그룹으로 나눈다. ① 기독교역사가 방해를 받지 않고 계속되는(continued) 여섯 나라들(레바논, 요르단, 이라크, 이집트, 시리아, 팔레스타인) ② 기독교가 붕괴된(collapsed) 북아프리카에 속한 다섯 나라들(리비아, 알제리, 모로코, 모리타니, 튀니지). ③ 기독교가 7세기에 뿌리 뽑힌(uprooted) 아라비아반도의 일곱 나라들(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 에미리트, 예멘,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④ 북쪽 지역은 기독교가 붕괴되었지만, 남쪽은 20세기와 21세기에 기독교가 지배적인(dominated) 나라(수단). ⑤ 아랍연맹에는 속하여 있지만, 아랍보다는 아프리카 성향이 강한 세 나라들(소말리아, 지부티, 코모로).
III. IS의 출현, 그 원인과 결과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 Islamic State)가 이라크의 라마디를 함락하고 난 후, 바그다드뿐만 아니라, 특별히 카르발라까지 함락하겠다고 하였다. 카르발라는 시아파의 시조 알리의 둘째 아들 후세인이 수니파에 의해 순교를 당하였던 곳으로 시아파의 성지이다. 이를 통하여 IS는 이 전쟁을 시아파와의 전쟁으로 발전시키면서, 아랍권의 절대 다수가 되는 수니파 전체를 결집하려고 하고 있다. 한편, 시리아의 시아파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이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지원을 받고 있는 수니파 반군들에 대항할 수 있었던 것은 러시아와 중국뿐만 아니라 시아파 대국 이란과 레바논의 헤즈볼라로 이어지는 이른바 시아벨트에 속하여 도움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예멘의 상황도 시아파와 수니파의 대결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는 마찬가지이다. 후티가 이끄는 반군은 이란으로 대표되는 시아파의 후원을 받고 있다. 그를 격퇴하기 위하여 수니파의 수장국이라 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중심이 되어 연합군이 형성되어 있다. 최근에 사우디아라비아 왕은 예멘의 반군과의 전쟁에서의 발휘하고 있는 지도력을 바탕으로 왕세자를 바꾸었다.
"IS"는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 Islamic State in Iraq and Levant)에서 비롯된 것이다. “레반트”는 “해뜨는 쪽”, “동쪽”이라는 불어이다. 지중해 동부 연안에 위치한 시리아를 중심으로 레바논과 요르단, 팔레스타인을 아우르는 지명이다. ISIL 대신에 ISIS(Islamic State in Iraq and al-Sham)로도 표기되기도 하는데 아랍어로 al은 정관사이고 Sham은 곧 레반트(Levant)이다. 요르단에는 시리아의 내전을 피하여 온 기독교인들과 이라크에서 IS로부터 쫓겨 나온 기독교인들이 아주 많다. 현재 필자는 그들과 더불어 교회를 이루어 목회하고 있다. 존스톤에 의하여 “기독교 역사가 이슬람의 방해를 받지 않고 계속되는(continued) 여섯 나라들”로 분류된 이라크와 레반트의 기독교 공동체에 큰 위기가 닥치고 있다. 튜니지아에서 시작된 이른바 아랍의 봄이 시리아와 이라크에 도착하였는데, 그 결과가 수니파 IS의 출현이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기독교의 입장에서 보면 봄이 아니라 혹독한 겨울이 된 셈이다.
사실, 사담 후세인은 같은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뿐만 아니라 미국의 절대적인 후원을 받는 가운데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과의 전선에서 첨병의 역할을 감당하였다. 그가 시아파의 맹주 이란과의 전선에 수니파의 첨병으로 아직까지 건재하다면, IS는 결코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 풀러신학교의 전 총장 리차드 마우어 박사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2003년)이 초대교회부터 계속되어 온 이라크 기독교 공동체의 뿌리가 흔들리도록 한 사건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왜 미국은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였을까? 시아파 이란과의 전선에서 수니파의 첨병으로서의 그의 긍정적인 역할보다는 대 이스라엘 전선의 앞잡이라는 그의 부정적인 역할이 더 큰 문제가 된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었다. IS라는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적 단체가 출현하는데 있어서 미국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최근 아랍인들은 IS의 출현으로 인한 가장 큰 수혜자가 곧 이스라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는데 있어서 친 이스라엘적 기독교 신학인 세대주의에 기초한 미국교회의 뒷받침이 컸다.
찰스 다이어(Charles H. Dyer)는 그의 책 표지에 ‘느브갓네살 동상 앞에서 군복을 입고 있는 후세인’을 보여주는 『바벨론 부활의 징조』(The Rise of Babylon: Sign of the End Time)라는 책을 출판하였다(1991). 그는 그 책에서 ‘큰 성 바벨론’(계18:2)을 사담 후세인을 통해 건설되는 이라크로 해석하며, 바벨론이 아마겟돈의 마지막 전투 이전에 다시 건설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바레인의 한 교회 지도자는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뿐만 아니라 아라비아반도 전체를 통치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 당시 사담 후세인은 외무부 장관 및 부총리로 기독교인 타리끄 아지즈를 세웠고, 이라크 교회의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아주 잘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반면에, 기독교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미국의 지원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과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등은 기독교가 이슬람의 방해를 받지 않고 계속 존재하도록 나름대로의 역할을 각각 하여 왔다. 그 점에 있어서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도 마찬가지였다. 이집트 기독교인들이 무슬림 형제단 출신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신에 호스니 무바라크 사람인 엘시시가 권좌에 오른 것을 크게 기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사실이 IS를 지지하는 이집트 무슬림들에게는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집트의 콥틱 기독교회가 리비아의 IS에 의하여 그 성도들이 순교를 당하였을 때, 보복 대신에 용서를 선언하였던 점을 인하여 훨씬 더 많은 수의 이집트 무슬림들과 전 세계의 무슬림들이 큰 충격을 받았고, 그들 중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품으로 들어오고 있는 자들도 있는 줄 안다.
IV. 필자의 이슬람권 사역과 신학형성 과정
필자는 1989년 9월 바레인으로 파송을 받아, 그곳에서 3년 반 동안 사역한 후, 1993년부터 요르단으로 옮겼다. 이라크 전쟁이 끝나고 2004년에는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잠시 사역한 적도 있었다. 이라크 상황이 악화되어 다시 요르단으로 나오게 되었고, 몇 년 동안의 국내에서 신학교와 선교단체를 섬겼던 몇 년(2000-2003)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줄곧 요르단에서 사역하고 있다. 이제 필자의 신학이 사역과 더불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되어 왔는지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1. 바레인 - 도둑이 제 발 저린 사건
페르시아 만의 바레인이라는 섬나라의 바레인한인교회 담임목사가 됨으로 필자의 아랍권 사역은 시작되었다(1989.9). 바레인한인교회의 대예배(금, 오후)와 바레인아랍교회의 대예배(토, 저녁)의 예배 일시가 서로 달랐기에, 필자는 아랍교회도 속하였다. 아랍교회가 필자를 환영해 주는 저녁 식사 모임을 개최하였다. 그 때 아랍교회의 한 성도로부터 다음과 같은 양자택일의 질문을 받았다.
① 이스라엘이 건국되었다(1948.5.14.).
② 이스라엘이 요르단으로부터 동 예루살렘을 탈환하였다(1967.6.7.).
③ 예루살렘의 성전 터에 제 3의 유대교 성전이 건축될 것이다(언젠가).
세대주의에 따르면, ①과 ②와 ③은 성경예언의 성취적 사건이다. 당신은 그 주장에 동의하는가?
필자가 잠시 머뭇거리고 있을 때, 아랍교회 담임목사는 “예”라고 동의하며 나름대로의 이유를 밝혔다. 그의 답에 화가 치밀어 오른 질문자와 그로 인하여 어수선해진 분위기 속에서 그 목사는 성도들을 설득시켜 보려고 안간 힘을 쏟았다. 그는 이집트 장로교 신학교 출신으로 그 교단 소속 목사였지만, 개혁/언약신학이 아니라 세대주의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었다. 그런데, 필자의 당시 심정은 “도둑이 제 발 저리다.”였다. 그 점에 있어서, 총신대 신학대원을 졸업하고 장로교회 목사가 되었던 당시의 필자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필자가 아랍권 선교사가 되기 위하여 나름대로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던 대학 시절이었다. 필자는 어떤 목사의 간증을 듣던 중, “앞으로 아랍권의 어딘가에서 사역하다가, 때가 되면, 선교지를 예루살렘으로 옮겨야겠다.” 라고 잠시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 간증은 이렇다.
예수께서 예루살렘 감람산에 재림하실 터인데, 한국에 있는 우리가 어떻게 뵐 수가 있겠는가? 그런데, 축구 위성중계방송을 시청하면서, 그 답을 찾았다.
그러나 필자는 재림 예수님을 위성 방송을 통해서가 아니라 예루살렘의 감람산에서 직접 만나 뵙고 싶었다. 밀레니엄을 앞둔 1999년경에 캐나다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편도 항공권이 매진되는 사건 등의 이른바 “One Way Ticket” 이야기, 감람산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폐기한 자들의 이야기, 감람산에서 재림 예수님을 기다리다가 그 비용이 다 떨어져 거지가 된 이야기 등이 있다. 지금도 감람산에는 재림하시는 예수님을 직접 뵙기를 갈망하는 분들을 위한 기도의 집 등이 마련되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여기서 유대인 목사 키이스 인트레이트가 주장하는 예수님의 재림 장소와 그를 영접하게 될 자들에 대해서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겠다.
이제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 그 분은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장소로 오실 것이다. 국민과 영토가 있는 실제적인 나라로 오실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스라엘의 회복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있는 유대인들이 주님을 영접할 준비가 필요하다(마23:39). 만일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땅에 있지 않다면, 주님을 영접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에 영적인 나라가 회복되기 전에 먼저 육적인 이스라엘이 다시 서야하는 것이다.
키이스 인트레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회복에는 두 단계가 있다. 하나는 육적 회복이요, 또 하나는 영적 회복이다. 영적 회복은 예수님의 재림을 통해서 이루어질 터인데, 이를 위해 육적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실, 감람산은 동 예루살렘으로 팔레스타인 지역이다. 그런데, 키스 인트레이터는 재림 예수님을 맞이하는 자들은 유대인들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서, 그 지역의 아랍인들은 유대인들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 속에는 1948년에 이스라엘이 건국되었고, 1967년에 예루살렘을 비롯한 여러 지역들을 탈환함으로 이스라엘의 육적 회복이 시작되었지만, 아직 온전히 완성되지 못했다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교회들은 그들의 국가들로 하여금 친이스라엘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이스라엘이 온전한 육적 회복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는 그의 간절한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의 영적 회복은 언제 이루어진다는 것인가? 예수님의 재림 때라는 것이다. 온전한 육적 회복을 이룩한 이스라엘의 국민들은 그들이 비록 불신자들이라 하더라도 재림 예수님에 의하여 심판을 받지 않고 오히려 구원받게 된다는 것이다. IHOP(국제 기도의 집) 대표 마이크 비클은 재림 예수님에 의하여 적군들로부터 기적적으로 구출을 받게 된 이스라엘 정부 지도자들이 주관하는 예수님의 대관식/등극식이 펼쳐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
그 대관식에서 이스라엘 정부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그들의 구세주 왕으로 공식 선언하며 예루살렘의 문들을 예수님을 향해 열 것이다. 예수님이 아마겟돈 캠페인에서 전쟁 상황을 순식간에 역전하시기 때문에, 그들은 예수님을 “강하고 능한 여호와, 전쟁에 능한 여호와, 만군(하나님의 군대)의 여호와, 영광의 왕”이라고 부를 것이다.
키스 인터레이터와 마이크 비클 등에 따르면, 성경예언성취의 최종 주인공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속함을 받은 교회 공동체가 아니라 아브라함의 손자인 야곱의 혈통적 후손들, 이른바 야곱의 DNA를 소유한 자들이 된다. 야곱의 DNA를 소유하기만 하면, 그의 신앙유무에 상관없이 그리스도의 재림 때에 예수 그리스도의 대관식/등극식에 참여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교회 공동체는 성경예언성취의 진정한 주인공이 된 야곱의 혈통적 후손들을 돕는 자로서의 역할을 맡은 셈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유대인의 혈통적 후손들이 최대한 많이 탄생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그들이 예수님의 재림 때까지만 생존만하면, 그들의 구원은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스라엘의 회복 시나리오는, 필자가 선교 현장에서 차츰 온 몸으로 터득하게 된 개혁/언약신학에 따르면, 결코 성경적이지 않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예수님의 등극식/대관식은 그의 초림 때 이미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성육신 사건으로 시작된 그의 초림 사건은 하늘의 영역에 계셨던 성자 하나님께서 시간과 공간의 한계로 들어오신 사건이다. 그렇게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고 승천하심으로 그의 등극식이 완료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등극하신 후에는 그를 통하여 탄생된 교회 공동체를 그의 정혼자라고 일컫는 가운데(고후11:2), 보혜사 성령을 통해서 통치하신다. 스데반과 바울과 요한은 그렇게 등극하신 예수님을 직적 목격한 자들이다. 그들로 대표되는 교회 공동체는 그의 통치를 받는 가운데 하늘에 대한 소망을 키워나간다. 교회 공동체에게 있어서 그의 재림은 그와의 혼인 사건이 되며, 그 때부터 교회 공동체는 그의 신부가 되어 새 하늘과 새 땅의 주인공인 새 예루살렘이라 일컬어진다. 반면에 그의 교회 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자들에게 있어서 그의 재림은 음녀 바벨론이라 일컬어지게 되며 영별에 처해지는 심판 사건이 된다. 그의 재림으로 심판이 끝난 후에, 재림 예수 그리스도는 그의 나라를 아버지 하나님께 바치게 된다(고전 15:23-28).
2. 요르단 교계 - 친 이스라엘적 신학
요르단 복음주의 신학교(Jordan Evangelical Theological Seminary: JETS)가 개교하였고(1995.10), 우리 교회/모임에서는 R 형제를 비롯하여 6명이 입학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 학기에는 필자도 신학교에서 강의했다. 필자는 교회목회와 신학교 강의를 통하여, 신학생들을 물론이고 일반 성도들까지도 이스라엘의 회복 이슈가 얼마나 민감한지를 알게 되었다. 특별히, 요르단 교계의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개혁/언약신학으로 구비되지 못한 가운데, 한 때의 필자처럼 제 발 저리는 도둑의 심정으로 주님과 주님의 교회를 섬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요르단의 최초의 개신교회 선교사 로이 위트만(1904-1992)을 비롯한 여러 세대주의에 기초한 교계 지도자들과 선교사들과 기독교 위성TV의 여러 프로그램 등이 그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위트만은 그의 나이 14세 때 “예수님의 예루살렘으로의 재림과 교회의 공중 휴거”에 대한 설교를 듣고 감명을 받아 선교사로 헌신을 하였다. 마침내, 그의 나이 21세 때 예루살렘에 파송을 받았다(1925). 그리고 요르단의 당시 수도 살트(Salt)로 옮겨 사역하였다. 당시의 요르단은 지금의 요르단 국경이 아니라, 동 예루살렘을 비롯한 요르단 강 서안 지구가 포함되어 있었다. 위트만 선교사가 사역하던 중에, 이스라엘이 건국되었고(1948.5.17.), 이스라엘이 동 예루살렘을 비롯한 요르단 서안 지구를 점령하였다. 이스라엘 건국 사건에 대하여, 그는 가롯 유다의 예수님에 대한 배반 사건이 성경예언의 성취를 위하여 부득불 필요하였던 것처럼, 이스라엘의 건국사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하였다.
위트만의 제자들은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6:33)라는 말씀의 “그의 나라”(마6:33)가 곧 재림 예수께서 예루살렘에서 메시아로서 통치할 천년왕국이며, 1948년에 세워진 이스라엘은 그 왕국의 전초적 단계가 되기 때문에, 이스라엘을 축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마16:24) 등을 기초로 하여, 친이파(친이스라엘파)의 길을 걷는 것이 개인적으로나 민족적으로는 심히 슬픈 일이지만, 그것이 곧 그들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저서 구약개론 등으로 한국교회에 널리 알려진 달라스 신학교의 유진 메릴 교수가 JETS 방문교수로 요르단에 왔다(1997년). 그는 필자에게 이슬람권에서는 세대주의 보다는 개혁주의 언약신학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는 점과 그 신학에 기초한 사역자들의 분발을 기대한다고 하였다.
3. 이라크 - 개혁신학에 기초한 신학교 사역의 꿈과 좌절
이라크에는 사담후세인 시절 때까지는 장로교단밖에 없었다. 그 교단에는 바그다드 장로교회를 비롯하여, 바그다드 앗시리안 교회, 키룩쿡 교회, 모술 교회, 바스라 교회가 있었다. 이라크인 자국인 목회자가 없었기 때문에, 이집트인 목회자들이 그 교회들을 목회하였다. 그 중에 가장 규모가 큰 바그다드 장로교회를 오랜 기간 동안 목회하였던 담임목사 내외의 경우에는 세대주의 신학에 기초한 Brethren Church의 신학적 성향을 많이 띄고 있었다. 이와 같은 사실을 요르단에서 이라크 난민들을 위한 교회를 섬기고, 신학교에 강의하면서 알게 되었다(1994-1997). 그때 필자는 필자의 이라크인 제자들과 동역자들이 건강한 신학을 정립하도록 나름대로의 역할을 했다. 때가 되면, 그와 같은 일을 이라크에 들어가서도 하고 싶었다.
2000년 2학기부터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ACTS)에서 교수직을 수행하고 있을 때, 아주 중요한 두 사건이 발생하였다. 하나는 2001년의 9.11 테러 사건이고, 또 하나는 이라크 전쟁이다(2013. 3.2-4. 14.). 9.11 테러 사건이 발생한 바로 다음 날(2001.9.12.), 필자는 두 신학교의 총장들과 함께 식탁 대화를 하던 중에, 그 사건은 친 이스라엘적인 미국교회의 영향을 받은 미국에 대한 이슬람권의 공격이라고 해석하였다. 한 총장이 다른 총장에게 당신은 세대주의자인가라는 질문을 하였다. 그때, 그 총장은 자신이 팔레스타인이라는 답을 하였다. 그의 답은 필자에게 충격이 되었다. 왜냐하면, 필자는 그가 세대주의자임을 확실히 알고 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은 태생적으로 결코 세대주의자가 될 수 없다는 뜻을 비쳤기 때문이었다. 그 때 필자는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8:32)는 말씀을 떠 올리며, 그 총장을 비롯한 아랍교계의 지도자들을 진리의 길로 인도할 수 있는 자가 되고자 헌신의 기도를 하였다.
이라크 전쟁이 끝나는 무렵 마침 학교(ACTS) 중간고사 기간이 되어, 기아대책 의료팀(팀장 이건오 장로)을 위한 선발대로 바그다드를 방문했다(2003년 봄). 필자를 뒤따라 이라크에 입국하였던 그 팀장은 바그다드 장로교회로부터 신학교 설립 요청을 받아 귀국하였다. 그리하여, 이라크복음주의신학교(IES) 한국이사회(이사장 김상복 목사)가 초교파적으로 세워졌다. 필자는 이라크에 개혁/언약신학에 기초한 신학교설립이 이루지기를 위하여 드렸던 기도의 응답이라고 생각하고 그 설립에 적극 참여하였다. 여름 방학 중에 이라크를 한 번 더 방문하여 학교 설립을 준비하였다. 마침내, 필자는 고국 사역을 마무리하고 요르단에 가족을 남겨두고 혼자서 이라크에 입국했다(2014.1). 마침내 바그다드 장로교회에서 이라크복음주의신학교(IES) 설립예배와 특별 강의가 진행되었다(2004. 3.18). 신학교 설립예배에는 이라크장로교단 산하 목회자들과 교회 지도자들과 한국에서 IES 한국 이사회 이사장 등이 참여하였다. 이사장 김상복 목사는 구원론 공개강좌를 3일 동안에 걸쳐 진행하였다. 그러나 이라크 상황이 점점 악화됨에 따라 필자를 비롯한 여러 사역자들이 이라크를 빠져 나왔다. 필자도 요르단으로 나와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4. 『이슬람과 메시아 왕국 이슈』
아랍권 선교사로서(1989년 이후) 세대주의 신학과 그에 기초한 선교 운동으로 야기되는 문제들을 온 몸으로 부딪히며 이에 관한 논문을 쓰고 싶었다. 풀러신학교의 김세윤 교수께서 필자의 마음을 간파하고, 이 시대에 “참 이스라엘”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야기된 이슈들을 제시한 다음에, 신약성경의 저자들이 이해하고 있는 참 이스라엘을 제시하면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공관복음과 사도행전이 본 참 이스라엘, 요한문헌(요한복음과 계시록)이 본 참 이스라엘, 바울이 본 참 이스라엘 등으로 진행하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황진기 교수의 주 지도와 김 교수의 부지도로 논문이 완성되어,『이슬람과 메시아 왕국 이슈』(CLC) 라는 책으로 출판되었다(2009). 그 책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곧 참 이스라엘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초림하신 예수님께서 곧 메시아로서 두 과업을 성취하기 시작하셨고, 그의 재림으로 완성하다는 것이다. 두 과업은 두 집의 재건이다. 하나는 다윗의 집이고, 또 하나는 여호와 하나님의 집이다. 두 집이 모두 다 메시아를 통해서 재건되기 때문에 둘 다 메시의 집이 된다. 다윗의 집은 메시아 왕국이 되고, 여호와 하나님의 집은 메시아 성전이 된다. 다시 말해서, 메시아의 두 과업은 곧 메시아 성전과 메시아 왕국 건설이다. 유대교는 그 과업을 성취할 메시아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기독교는 메시아는 다름 아닌 나사렛 예수라고 믿는다.
그런데, 크게 보아 두 가지 기독교가 있다. 하나는 그의 초림으로 메시아 과업을 성취하기 시작했으며, 그의 재림으로 완성할 것이라고 믿는 기독교이다. 이 기독교에 따르면, 메시아의 과업으로서 지어져야 할 그 두 집 - 메시아 왕국과 메시아 성전 -은 한 집으로 통합되었다. 두 집의 주인이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 한 집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속함을 받은 그의 교회이다. 교회는 예수님의 재림으로 그의 신부가 될 터이고, 그때부터는 새 예루살렘이라 일컬어지게 된다. 또 하나의 기독교가 있다. 이 기독교는 메시아 과업 성취는 재림으로 시작되고, 그의 재림으로 시작된 천년왕국의 끝자락에 완성된다고 믿는다. 그 천년 왕국의 통치가 예루살렘의 성전의 보좌에 등극하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하여 야곱의 혈통적 후손들을 상대로 하여 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른바, 예루살렘/이스라엘 중심적 기독교이다. 반면에, 앞서 언급된 기독교는 개혁/언약신학으로 대표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새 예루살렘 중심적 기독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곧 메시아가 통치하는 왕국이요, 메시아 성전이라는 것이다. 계시록 20:1-5절의 언어를 빌려 표현하자면, 교회가 곧 천년왕국이라는 것이다. 필자의 책, 『이슬람과 메시아 왕국 이슈』에 대한 윤바울의 서평을 여기에 소개한다.
오랜 세월 동안 암흑에 갇혀있는 중동 이슬람권을 일깨우기 위해서는 전략 이상의 새로운 신학적 발견들이 필요한 것 같다. 이는 ‘하나님의 의’에 대한 마틴 루터의 새로운 해석이 중세의 어둠을 깨울 수 있었던 것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최근 이슬람권 선교와 관련하여 제기된 중요한 신학적 이슈의 하나가 정형남 선교사의 ‘이슬람과 메시아 왕국 이슈’(CLC)이다. 교회론에서 시작된 그의 신학적 탐구는 하나님의 축복과 언약의 대상이 되는 ‘이스라엘’의 실체를 기존 세대주의 신학의 혈통적 유대인 중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와 그 성도들에게 돌리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중동 이슬람권에서 기독교가 시오니즘(유대국가 재건운동)과 연결되어 있다는 오해에서 초래되는 복음 전파의 장애물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그동안 한국 교계의 혈통적 이스라엘 중심의 선교활동이 부각됨으로 인해, 한국 선교사들이 지역 언론에 ‘시오니스트’로 소개되기도 했던 논란들을 잠재우고, 불필요한 오해와 비방에서 벗어나 기독교 복음의 본질을 전파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건국과 동 예루살렘의 탈환과 제 3의 유대교 성전 건축이 성경예언의 성취적 사건이라는 세대주의적 주장은 “누가 성경예언 성취의 주인공인가?”과도 같은 질문이 된다. 세대주의에 따르면, 야곱의 혈통적 후손들이다. 그러나 개혁/언약신학으로 대표되는 비세대주의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속함을 받은 교회(공동체)이다. 다시 말해서, 그 주장은 “이스라엘인가, 교회인가?” “야곱의 피냐, 예수님의 보혈이냐?”라는 양자택일의 질문이기도 하다. 또한, “예루살렘 성전 터의 바위/제단이냐, 예수 그리스도/제물이냐? 라는 양자택일의 질문이 되기도 한다. 유대교와 이슬람과 세대주의적 기독교에 따르면, 예루살렘 성전 터의 황금의 바위 돔 사원의 바위는 절대가 되고 본질이 된다. 그러나 개혁/언약 신학으로 대표되는 비세대주의에 따르면, 그 바위(?)에서 드려졌던 대체제물로 예표되었던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만이 절대가 되고 본질이 된다. 또한, “통곡의 벽이냐, 교회(공동체) 관련이냐?”, “옛 처갓집 말뚝이냐, 새 처갓집 말뚝이냐?” 무슨 뜻인가?
요르단 주재 이라크인 난민 목회를 하던 중 신학생들을 위한 ‘형제관’이라는 집이 생겼다. 그들은 한국의 단기 선교 팀원들과 함께 지내기도 하였다. 그때 필자가 그들에게 한국에서는 사위가 되려거든 결혼식 때 장인과 장모에게 엎드려 절을 해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이라크 시아파 출신의 개종자 신학생은 그와 같은 절은 하나님께만 받으실 수 있지 않느냐고 되물으며, 자신은 한국에 처갓집을 둘 수가 없겠다고 하였다. 마누라만 예쁘면 장인 장모에게만이 아니라 처갓집 말뚝에도 절을 하는 사위가 된다고 알려주었다. 한 재미 교포는 결혼식 때 사위가 장인 장모에게 절하는 것은 보았지만, 처갓집 말뚝을 보고서 절하는 사위를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고 응수했다. 그들에게 상징성과 대표성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말뚝에 대한 절은 상징적인 것이다. 또한 말뚝은 처갓집 관련된 일체를 대표한다. 모두 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 속담을 영어와 아랍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말뚝’이라는 단어를 ‘담’(담벼락)이라고 바꾸었다. 동 예루살렘 성전(여호와 하나님의 집) 터의 ‘통곡의 벽’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 벽은 곧 주후 70년에 예루살렘 성전이 로마제국의 디도 장군에 의하여 무너졌을 때 남겨진 서쪽 담벼락이다.
인터넷에서 처갓집을 검색하면, “양념 치킨” 또는 “통닭 집” 등이 나온다. Naver에서 “이사간 처갓집 말뚝”을 검색하니, 필자의 글, “아랍권 선교를 위한 바람직한 기독교 신학과 선교운동”(선교타임즈, 2012)이 나온다. 그 글과 함께 필자의 책 『이슬람과 메시아 왕국 이슈』표지도 보인다. 그에 대한 ‘낙루비천’이라는 카페 주인의 글이 나온다.
아주 재밌고 유익한 글이다. 현장의 실제적인 이야기와 성경적인 대안과 비판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진정한 선교사라면 이런 통찰력을 가지고 선교신학과 선교의 관계를 심사숙고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나님 나라의 관점과 역사적인 인식을 가지고 선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이 주는 선교적 의미와 과제를 생각한다.
2014 KWMA NCOWE VI 광범위리서치팀의 “한국 자신학/자선교학 정립을 위한 설문지”에 소개된 이문장의 글이 필자의 눈에 크게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 신학은 한국인의 정서나 문제의식을 담아내면서 기독교의 다양한 개념들과 주제들에 대한 한국 신학자들의 이해를 신학적 언어로 정리하되, 한국인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들, 한국인이기 때문에 달리 파악되고 이해되는 내용들을 한국 신학의 이름으로 과감하게 신학화하는 작업을 모색해야 한다.
그 설문지는 “한국 자신학은 한국의 사회와 문화라는 토양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함을 성경적 성찰을 통해 학(學)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필자는 우리 말 속담,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을 보고서도 절을 한다.”에 기초하여, “마누라가 아무리 예쁘다고 하여도, 이사간 옛 처갓집의 담벼락에 절을 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반문하는 가운데, 친이슬라엘적 기독교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여 왔었다. 그런데, 적지 않은 아랍인들이 예루살렘 성전 터의 “통곡의 벽”과 그 벽을 붙들고 있는 유대교와 친 유대교적 또는 친 이스라엘적 기독교 신학, 즉 세대주의에 기초한 기독교의 문제점을 염두에 둔 표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을 보아 왔다.
오늘도 유대교도들은 그 통곡의 벽을 붙들고 울며 기도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기도제목은 무너진 두 집의 재건을 통한 이스라엘의 회복이다. 두 집이란 곧 다윗의 집과 여호와 하나님의 집, 즉 성전이다. 다윗의 집은 유다왕국의 왕궁으로서 그 왕국을 대표한다. 그 왕국과 그 성전이 메시아를 통해서 각각 재건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 두 집은 곧 메시아 왕국과 메시아 성전이 된다. 다시 말해서, 이스라엘의 회복은 메시아의 강림으로 그의 성전과 그의 왕국이 세워짐으로 이루어진다. 한편, 성전 터에 남겨진 통곡의 벽은 이사간 옛 처갓집 말뚝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데, 유대교들은 이사간 옛 집의 남겨진 말뚝/담벼락, 즉 성전 터의 통곡의 벽을 보고 절을 하고 있다. 그곳에 여호와 하나님의 집이 재건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독교 시온주의자들로 대표되는 세대주의적 기독교인들이 유대교도들을 거들고 있다. 미국이 9.11 테러를 당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바로 그와 같은 신학에 기초한 기독교의 영향권 아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에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의 새 집에 대하여 관심이 없다. 둘째, 여호와 하나님의 옛 집터의 새 주인에 대하여 무례를 범하고 있다. 그 새 주인은 곧 이슬람이다. 이슬람권의 영혼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으로 상대해야 할 우리의 이웃이지 무례를 범해도 무방한 자들도 아니고 우리가 적대시해야 할 원수들이 아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어디로 이사를 하셨나? 새 하늘과 새 땅의 새 예루살렘이다. 새 예루살렘이 곧 하나님의 새 집이다. 다시 말해서,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보혈로 구속함을 받아, 그의 재림으로 그의 신부가 될 교회 공동체가 곧 하나님의 새 집이다.
V. 필자의 사역과 선교 전망
걸프전쟁과 이라크 전쟁으로 피난 온 이라크인 교우들 중의 일부만이 이라크로 돌아갔고 대부분은 캐나다, 호주, 미국, 유럽 국가들로 이민을 떠나갔다. 그들 중에는 재미, 재유럽의 아랍 교회 지자들로 또는 성도들로 주님을 섬기고 있다. 그들이 요르단을 떠난 후, 지난 몇 년 동안은 아랍 신학생들과 목회자들을 위한 신학강좌에 집중하였다. 그 강좌는 아슈라피아 교회당과 필자의 집과 라비야 센터에서 진행되었고, 지금은 요르단복음주의신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들의 국적은 요르단, 이집트, 시리아, 수단 등이며, 최근 IS 출현으로 다시 이라크인들이 포함되고 있다. 그동안 세대주의에만 익숙하여 왔던 자들이기에 개혁/언약신학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면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차츰 그 진수를 깨닫게 되어 대부분 기뻐하고 있다. 그 강의 내용이 기초가 된 아랍어 신학 책 출판과 구 교회와의 동역과 전쟁과 난민 등을 통한 필자의 사역과 전망을 하여 본다.
1. 『소리 3과 등극 3』
필자의 한국어 책 『이슬람과 메시아 왕국 이슈』가 기초가 되어『소리3과 등극3』라는 제목 하에, 다음과 같은 차례로 구성될 것이다. “I. 서론. II. 다윗의 등극 3과 “인자 같은 이”의 등극 III. 초림 예수의 등극 3 번. IV. 등극하신 예수. V. 재림 예수. VI. 결론.” 그동안 발표되었던 필자의 아래와 같은 글들이 반영되거나 부록으로 담겨져 그 책이 금년 말쯤에 아랍어로 출판될 예정이다.
“아브라함의 아들 제사에 대한 성경과 코란의 비교 연구”
“아라비아 반도의 최초의 선교사 바울과 그 메시지”
“기독교 시온주의의 대체신학 이슈”
“성전이냐, 세례 요한/예수 그리스도인가?”
“강의안 “이스라엘인가, 교회인가?”
“예수의 세례 터, 베다니에 대한 언약 신학적 연구”
“예수의 재림 지점이 에돔 왕국의 수도 보스라(요르단 남부)라는 마이크 비클(IHOP의 대표)의 주장과 그에 대한 응답”
세대주의 신학에 깊이 뿌리 박혀 이스라엘의 앞잡이들로까지 낙인찍혀 있는 아랍권의 교회 지도자들과 신학생들을 위한 신학강좌를 통하여, 그들에게 개혁/언약 신학적 실력을 구비시켜주는 가운데, 그들이 주님의 진리에 기초한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기뻐하는 모습을 지켜는 즐거움이 크다. 한국교회의 경우에는 개혁/언약신학에 기초한 여러 신학 서적들과 신앙 서적들이 크게 보급되었지만, 아랍 교회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다. 주로 세대주의 신학에 기초하여 집필된 휴거라는 소설 또는 여러 시나리오 등만이 널리 보급되어 있다. 그들에게 앞으로 출판될 필자의 책『소리 3, 등극 3』이 크게 기대가 된다. 내년 봄에는 팔레스타인의 베들레헴 바이블 칼리지가 개최하는 제 4회 국제 칸퍼런스 “검문소의 그리스도”(The Christ At The Check Point)에서 그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제 2회와 3회에 참여하였는데, 팔레스타인 교회의 지도자들과 교우들은 물론 수 백 명의 전 세계 각국의 교계 지도자들과 신학교의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신학교들이 있고 교회 활동이 비교적 활발한 레바논과 이집트와 수단에 필자의 책이 잘 보급되고 널리 읽혀질 수 있도록, 이를 위하여 그 나라 출신들을 요르단에서 주님의 제자들로 훈련하고, 여건이 허락되면 그 나라들을 방문하여 세미나 등을 하려고 한다. 아랍권에 파송을 받은 모든 한국교회 선교사들과 각국에서 파송을 받아 온 외국 선교사들도 필자의 책을 읽고 소화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한글판과 영어판도 출판될 수 있기를 위하여 기도하고 준비하고 있다. 필자를 비롯한 중동의 여러 한인 선교사들의 멘토가 되고, 중동지역선교사협의회(중선협) 고문이며 필라델피아제일장로교회 원로이자 현재 순회 선교사로 전 세계를 누비며 왕성하게 사역 중인 김만우 목사가 필자의 선교편지에 대한 답 메일의 일부를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개혁신앙의 기치를 높이 들고 세대주의의 광야를 내닫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신학생들을 키우시는 일은 요르단과 아랍의 미래를 조형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정 선교사님이 은퇴할 즈음에는 확실한 신앙지도자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날 줄 믿습니다(2010.2.13.).
필자의 ACTS에서의 신학석사(Th.M) 논문의 제목이 “개혁주의 부활론에 기초한 성경의 아담과 코란의 아담에 대한 비교 연구와 그를 통한 복음 전도”이다. 그 논문에서, 이슬람의 알라에 대한 부분은 논란의 소지가 있을 가능성이 커서 아직 출판을 하지 않고 필자의 강의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다. 팔마 로버슨의 『하나님의 이스라엘』과 스테반 사이저의 책, 『시온의 크리스챤 군사들?』등도 필자의 강의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스테반의 책이 필자의 다음과 같은 추천의 글과 주도로 한국어로 출판되었다(2013).
스테반 사이저는 우리 한국 교회에 널리 알려진 존 스토트 등의 추천사와 함께 그의 첫 책 『기독교 시온주의』(Christian Zionism)를 출판하였다(2004). 그리고 그의 두 번째 책 『시온의 크리스천 군사들?』(Zion’s Christian Soldiers?)에 스토트의 미 발표된 설교 “이스라엘의 지위”를 허락 받아 부록으로 올렸다(2007). .... 스토트는 사이저의 책 『기독교 시온주의』의 추천사에서 “시온주의는 정치적이든 기독교적이든 성경적 믿음과 부합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시온의 크리스천 군사들’..... 다음과 같은 구호들을 외치고 있다. ‘이스라엘 회복’, ‘예루살렘 회복’, ‘Back to Jerusalem’, ‘복음의 서진’, ‘땅끝 예루살렘’, ‘성경 예언 성취의 주인공-이스라엘’, ‘성경 예언 성취의 장-예루살렘’, ‘성경 예언 성취적 사건-이스라엘 건국’(1948), ‘성경 예언 성취적 사건-예루살렘 탈환’(1967), ‘하나님의 선민 이스라엘’, ‘무너져라, 예루살렘 성전 터의 이슬람의 두 사원’, ‘제3의 성전 재건 임박’, ‘마귀의 계략-예루살렘 분할’, ‘마귀의 계략-수도 예루살렘, 팔레스타인 건국’ 등이다.
그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 또는 아랍인들보다 유대인들을 편애하는 가운데 아랍권과 이슬람권의 적대 세력이 되고 있다. 그리하여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교회를 혈과 육의 싸움의 집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그들로 인하여 중동과 세계 평화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땅끝은 성경의 원문에 의하면 ‘땅끝’(단수)이 아니라 ‘땅끝들’(복수)이다. 복음은 서진(西進)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서남북으로 나아간다. 이른바 ‘이스라엘 회복’, 그 주인공은 야곱의 혈통적 후손들이 아니라 아담의 모든 후손들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속함을 받은 교회 공동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둘째/마지막/새 아담으로 오셨던 것이다.
위 책이 한국어로 출판된 후에 필자의 초청으로 저자 스테반 박사가 한국을 방문하여 몇몇 신학교과 교회에서 특강을 하였다(2013.11.2.-7).
2. 구 교회들과의 동역
아랍 개신교회 또는 복음주의 교회 성도들 중의 절대 다수가 구 교회, 즉 천주교회와 정교회에서 넘어 온 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 교회 편에서 볼 때, 개신교회 또는 복음주의 교회는 양 도둑이나 다름이 없다. 그러나 개신교회 또는 복음주의 교회에서 믿고 가르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이해와 믿음을 구비한 자들 중에서 여전히 구 교회에 남아 있는 분들도 적지 않다. 한 이집트 정교회 사제는 위성 방송을 통해서 정교회 사제복장을 한 가운데 수많은 아랍 기독교인들과 무슬림들을 상대로 하여 생명력 있는 복음 사역을 펼치고 있다. 필자의 집 근처에 위치한 요르단의 칼다 정교회의 사제의 경우도 아주 복음적이다.
개신교회 선교단체인 대학생선교회(CCC)의 이라크 책임자는 개신교회가 아닌 천주교회에 속한 자이다. 그는 천주교회 가문 출신인데 성년이 되어 중생 경험을 하였다. 그러나 그는 천주교회에 계속 남아 있는 가운데, 여러 효과적인 사역을 펼쳐가고 있다. 앞에서 잠시 소개된 이라크 시아파 출신의 개종자의 경우도 바로 그를 통해서 소개 받아 필자가 세례를 베풀고 신학교까지 보내게 된 경우다. 사담 후세인 시절에 이라크가 경제봉쇄를 당하여 어려움에 처하였을 때에도, 그는 이라크 천주교회의 우산 아래서 이라크에 성경 공장까지 설립하여 많은 성경을 보급하였다.
필자는 이라크 에르빌에서 개최된 이라크 교회 지도자들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하였는데, 필자의 룸메이트는 키룩쿡 천주교회의 한 성도였다. 필자는 그가 아주 신실한 복음주의적 그리스도인이며, 그의 교회 안에 그와 같은 복음주의적인 성도둘이 많다는 사실도 듣게 되었다. 필자의 아내의 동역자 M은 시리아인으로 구 교회 가문 출신이다. 필자 내외가 섬기는 아슈라피아 교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깨닫고 거듭난 기독교인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도 요르단의 천주교회 공동체에 계속 속하여 복음적 역량을 크게 발휘하고 있다.
지난 해 IS로부터 요르단으로 쫓겨나와 우리 아슈라피아 교회 교우가 된 싸미르의 경우에는 이라크에서 3년 전부터 기독교 복음 방송을 애청하는 가운데 회심과 소명을 경험하였고, 우리 교회를 만나 생애 처음으로 개신교회에 몸을 담게 되었다. 그는 요르단복음주의 신학교(JETS)에서 8월 중순부터 학생이 될 예정인데, 그는 먼저 그의 동족들, 즉 천주교회 교우들을 생명력 있는 그리스도인들로 제자를 삼고, 그들과 더불어 그들을 통하여 이라크인들과 아랍인들을 주님께 잘 인도하는 것이 곧 그의 비전이고 꿈이다.
중동의 천주교회들이나 정교회들이 생명력 있는 교회들이 될 수 있도록 복음주의 교회들이 이른바 “내부자”운동과 같은 사역을 펼치는 것도 매우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슬람이 큰 세력을 발휘하는 중동에서 아직까지 이슬화되지 않고 “남은 자들”이 되어 기독교 공동체를 귀히 이루어 온 그들을 위한, 그들을 통하여, 그들과 더불어 펼쳐지는 지혜롭고 효과적인 선교전략이 필요하다. 곧 출판될 필자의 아랍어 책,『소리 3, 등극 3』이 아랍권의 구 교회의 지도자들에게도 보급되어, 그들과 대화의 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3. 전쟁과 난민들
계속되는 이슬람권의 전쟁과 최근의 IS의 등장으로 인하여 난민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고, 기독교 공동체의 위기가 닥쳤다. 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그 전쟁으로 인하여 이슬람 움마 공동체로부터의 이탈자 또는 탈 이슬람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때 우리의 할 바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보인다.
1) 기독교 배경의 난민들
앞서 언급하였듯이 필자 내외는 지난 20여 년이 넘도록 요르단에서 전쟁 난민들을 상대로 목회하여 왔다. 걸프전쟁(1991년)으로 인한 난민들과 이라크 전쟁(2003년)으로 인한 난민들은 대부분 다 서방세계로 이민을 갔다. 그들이 전쟁을 거치고 피난민 생활 등을 하게 되면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들로 거듭남을 체험하게 되었고, 믿음의 사람들이 된 자들의 수가 작지 않다. 또한 주님의 몸 된 교회들의 목회자들과 일꾼들로 헌신하게 된 자들도 상당수가 되었다. 미주 한인교회들이 그들의 모국인 한국 교회와 세계 선교를 위하여 큰 몫을 감당하고 있는 것처럼, 미국을 비롯한 여러 유럽 주재 아랍교회들이 그들의 모국 교회와 세계 선교를 위하여 나름대로의 몫을 감당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욱 더 큰 몫을 감당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근에 IS로 인하여 수많은 이라크의 기독교인들이 요르단으로 나오고 있다. 그리하여, 필자 내외는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들과 IS로 인한 최근의 이라크인 난민들과 함께 교회를 이루어 섬기고 있다. 걸프전쟁과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난민들은 서방 세계로의 이민을 꿈꾸고 차분히 준비하고 나온 자들이었지만, 지금의 이라크 난민들은 모두 다 IS로 인하여 빈털터리가 되어 쫓겨나온 자들이다. 그들의 가족과 이웃들 중에는 순교자들도 많이 탄생되었다. 사실, 그들 중의 대부분은 명목상의 그리스도인들도 상당수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이슬람화 되지 않고, 기독교인들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 것이 참으로 대견스럽다. 그들을 향한 우리 한국교회와 세계 교회의 관심과 사랑과 기도가 절실히 필요하다.
2) 이슬람 배경의 난민들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종교적인 지도자로만이 아니라 정치적인 지도자였던 것처럼, 이슬람의 공동체인 움마도 종교적으로만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결성된 공동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슬람교도들 회심 또는 개종하여 교회 공동체에 속한다는 것은 자신의 움마 공동체를 인하여 현실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이슬람권의 전쟁과 그 전쟁으로 인하여 움마 공동체를 떠나게 된 자들 가운데, 또는 IS의 잔악함을 통하여 이슬람의 실체를 경험하게 된 자들 가운데 탈 이슬람화 현상이 부분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그들 가운데 회심 또는 개종이 일어나고 있다. 걸프전쟁으로 인하여 요르단으로 피난 온 이라크인들을 중심으로 목회할 때, 앞서 언급된 이라크인 시아파 출신의 개종자의 경우에는 같은 이라크인 교회 공동체에 들어오지 못하였지만, 요르단인 교회 공동체에 속하였다. 그러나 요르단에 취업 나와 살고 있던 이집트인 개종자는 이라크인 교회 공동체에 속하였다. 최근에 요르단으로 피난 오게 된 시리아 반군들의 경우는 모두 수니파 무슬림들이다. 그런데, 그들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깨닫게 된 자들도 있고, 아직까지 그와 같은 단계에 이르지는 않을 수도 있겠지만, 마음의 밭이 일구어지는 가운데 좋은 밭으로 준비되고 있는 자들도 있다.
VI. 결론
요르단복음주의신학교(JETS)에서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과 대화를 하던 중(2015 봄 학기),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으로 인하여 그의 할아버지가 갈릴리의 어느 마을에서 요르단으로 쫓겨나온 한 학생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팔레스타인 땅에서 아랍인들을 내쫓았던 것처럼, 이제 IS는 이라크 땅에서 기독교인들을 내 쫓아내고 있다.
이 학생은 할아버지 명의로 된 나사렛의 부동산 문서를 보여주며, 그 문서는 구약 성경으로 인하여 폐기처분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필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구약의 말씀을 이미 성취하였다는 신약에 기초하여 볼 때,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답을 해 주었다. 그러나 심히 안타깝게도, 그렇다고 주장하는 기독교인들이 적지 않다. 그들이 이른바 ‘예사모’적 기독교인들이다. ‘예사모’란 시122:6의 말씀이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를 통과하지 않는 가운데, 그 말씀을 문자적으로만 해석하고 적용하여 이 시대에 예루살렘/이스라엘을 사랑하고 위하여 기도하면 형통하게 된다는 믿음으로 선교운동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 공동체가 진정한 예루살렘/이스라엘이요 참 예루살렘/이스라엘이다.
기독교인은 예루살렘/이스라엘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인하여 진정한 예루살렘/이스라엘이요 참 예루살렘/이스라엘이 된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되고, 이웃된 유대교와 이슬람에 속한 자들을 자신의 몸과 같이 사랑하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 이집트의 콥틱 기독교회가 리비아의 IS에 의하여 그 성도들이 순교를 당하였을 때, 보복 대신에 용서와 사랑을 선언하고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였던 것처럼 말이다. 그와 같은 일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통해서 얻게 된 손자 야곱의 후손들인 “유대인들의 충만한 수”(롬 11:12)와 그의 첩 하갈을 통해서 얻게 된 이스마엘의 후손들로 대표되는 “이방인들의 충만한 수”(롬 11:25)가 각각 합하여져 “구원을 받게 되어 온 이스라엘”이 완성될 때까지, 즉 예수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까지(존 칼빈과 팔마 로버슨) 계속 되어야 한다. 필자의 책 『이슬람과 메시아 왕국 이슈』에 대한 김명혁 목사의 독후감의 일부로 이 글을 맺고자 한다.
오늘날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치 및 종교적 이념의 차이로 갈등과 증오와 대결로 치닫고 있는 문제이다..... 물론 예수님은 예외였다..... 손양원 목사님도 예외였다. 자기의 두 아들을 총살한 안재선을 불쌍히 여기고 용서하고 사랑하면서 자기의 양 아들로 삼았다. 그리고 자기를 총살한 악질 공산당을 위해서 용서의 기도를 드렸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북한도 흑인도 무슬림도 조금씩 조금씩 이해하고 품고 사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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