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환경문제 대처와 교회의 역할

맹용길 박사


들어가는 말

이 글의 목적은 성경, 특히 창세기의 말씀을 통해 자연 환경문제를 기독교윤리학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예수님의 가르치심을 따라 교회의 역할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성경 말씀은 우리의 자연환경 문제에 대해 어떻게 가르쳐주고 있으며 우리는 그 내용을 잘 지켜왔는지를 검토하고 기독교인으로서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산다는 실천으로서 교회의 역할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보이고자 한다. 특히 오늘과 같은 환경의 위기라고 하는 상황에서 교회의 역할을 분명하게 제시함으로써 삶을 실천하는데 길잡이가 되게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1. 성경, 특히 창세기 일장과 이장의 자연환경에 관한 내용 요약

하나님은 자연을 창조하셔서 창조질서를 세우시고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시려고 하는 목적으로 사람을 창조하시고 복을 주시며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라고 말씀하시며, 동시에 “땅을 정복하라”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라고 명령하셨고(창 1:26-28), 경작하고 지키게 하셨으며(창 2:15), 모든 채소와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되(창 1:29),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라고 명령하셨다(창 2:17). 또 다른 동물들에게는 모든 푸른 풀을 먹을거리로 주셨다(창 1:30). 그러나 인간이 타락한 이후 성경은 먹을거리에 관한 한 두 가지 내용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하나는 생명나무 열매를 먹을 수 없게 한 사실(창 3:22-24)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산 동물을 먹을거리로 주신 사실(창 9:3)이다. 전자에 대해서는 인간이 영생하지 못하도록 하신 것으로 보이며(창 3:22), 후자에 대해서는 생명을 의미하는 피와 함께 먹지 말라고 하신 것으로 이해된다(창 9:4-5). 그러나 하나님은 여전히 사람들이 생육하고 번성하며 땅에 가득할 것을 허락하신다(창 9:7).

위에서 본 성경 말씀은 명령형이거나 명령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이 명령형은 단순히 명령형만이 아니고 직설법을 전제로 한 내용들임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고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할 수 있는 존재로 먼저 허락하시고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 사는 양식(樣式)이 명령형 또는 명령법으로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사실, 필자는 성경 말씀 어떤 부분도 이 두 가지 형태가 전제되어 있다고 이해한다. 즉 명령법으로 표현된 말씀은 직설법을 전제로 하고 있고, 직설법으로 표현된 말씀은 명령법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말씀은 항상 실천(practice)의 의미를 가지고 세 가지 특성이 있다. 하나는 사태를 파악할 수 있는 판단력을 상징하는 이성적(rational) 특성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적 책임(moral)을 전제로 하는 도덕적(moral) 특성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토브) 수준을 의미하는 영적(spiritual)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특성들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수준을 지탱, 지속하게 하는 실천(practice)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것을 다시 좀 더 깊게 고려한다면 개별적, 이웃과 관계적, 하나님과 관계적이라고 할 수 있고, 자기사랑, 이웃 사랑, 하나님 사랑이라고 할 수 있고, 자유, 정의, 평화의 순서로, 또 지식(knowledge), 신뢰(trust), 신앙(faith)의 순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샬롬 즉 온전함(whole), 형통(prosperity), 복지 또는 안녕(well-being)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2. 성경 말씀의 기독교윤리학적 적용

기독교윤리학은 사람이 마땅히 할 일을 제시하는 것으로서 인간의 삶에서 네 가지 중요한 핵심 영역의 개념에 주의를 기울이고 관여한다. 그것은 이 네 가지가 기독교윤리학을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기본 영역개념들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네 가지 개념들은 생명, 미래, 복지, 문화이다. 첫째로 생명을 보자. 창세기의 말씀 가운데 출발점이 생명(生命)이다. 창세기는 생명으로 시작하여 생명을 지탱, 지속하게 만드는 개념이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신 것 자체가 생명 창조이며, 그 생명을 지탱, 지속하게 하는 주역을 인간에게 맡기셨다. 이것은 역행할 수 없는 존재를 통한 삶의 명령이며 지탱, 지속하여 할 책임을 갖는 개념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시고 생명의 기운(生氣, 니쉬마트 하이임)을 인간의 코에 불어넣으시고 생령(生靈, 네페쉬 하야)이 되게 하셨다. 생명의 기운(氣運)은 더 구체적으로 니쉬마트 루아흐 하이임으로 표현되고 있다(창 7:22). 이 말은 인간이 개별적으로 존중되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같은 피조의 특성을 가진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의미에서 관계적이며 관계적 책임을 가지며 동시에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의미에서 하나님의 영(靈)과 관계되는 영적인 존재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인간은 생명으로서 자기 사랑, 이웃 사랑, 하나님 사랑, 또 자유, 정의, 평화, 그리고 지식, 신뢰, 신앙 등을 생명의 의미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미래를 보자. 생명(生命)은 살아야 한다. 생명에서 생(生)은 직설법의 형태로서 살아 있음을 의미하는 생존자(生存者)이며, 명(命)은 명령법의 형태로서 살아야 하는, 즉 살기도 하고 살지 않기도 하는 의미가 아니고 반드시 살아야 하는 요소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시간을 인간은 삶을 통하여 형성해 가야하는 생명체로서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하는 존재이다. 미래는 단순히 시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삶으로 이어지며, 직설법과 명령법이 통합되는 삶의 미래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생명의 기운을 담지(擔持)하고 있는 존재로서 임의로 살 수 없고,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살아야 한다. 즉 생명을 지탱, 지속할 수 있게 살아가야 하는 미래를 가진다. 다시 말하면 미래를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삶을 만들어가야 한다.

셋째로 복지를 보자. 복지는 생명과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즉 생명의 삶을 통해 높은 질(質)을 만들어가야 한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서 좋다고 하신 기준에 맞게 살아가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곧 복지이기 때문이다. 좋다(토브)라는 말은 복을 주셨다는 말씀과 동일하다. 그래서 성경에서 좋다를 나타내는 토브는 복 또는 축복으로 번역하고 있다. 또 이 토브는 통합적인 개념이기도 하다. 우리가 최근에 말하는 삶의 질 가운데 최고의 삶의 질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자기 사랑, 이웃 사랑, 하나님 사랑을 동시에 볼 수 있으며, 자유, 정의, 평화 또는 지식, 신뢰, 신앙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의 절정(絶頂)이다.

넷째로 문화를 보자. 문화는 삶의 양식(樣式)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이것을 전제로 한다면 생명을 가진 인간이 삶을 통하여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다는 말씀을 하실 수 있는 삶의 질을 나타내는 삶의 양식(樣式)을 만들어낸다면 좋은 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만드시고 인간의 생명을 지탱, 지속할 수 있는 삶을 살도록 허락하셨다.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이시다. 그리고 인간은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하고 즐겨야 했다. 왜냐하면 그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처음 인간들을 창조하시고 살게 하신 곳이 에덴동산이다. 거기에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다만 그것을 지탱, 지속할 수 있어야만 했다. 그것은 인간의 생명을 지탱, 지속하는 일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생명나무 열매도 따먹고 영생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되며(창 3:22), 적어도 장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인간이 타락한 이후 하나님은 이 문화 형성의 본을 잘 보여주셨다(요 1:1-14).

3. 성경의 의미

자연환경에 대한 성경의 의미는 창조질서를 세우는 것인데 그것에 관련된 것으로서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인간의 삶의 기준을 주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인간의 자존감을 인정하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인간의 삶의 양식(樣式)을 보여주는 것이다. 첫째로 인간의 삶의 기준을 보자.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셨다. 하나님께서 복을 주셨다는 말은 히브리어로 “바락”인데 그 내용이 창조질서 안에서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물을 다스리고 땅을 경작하고 지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복(福)의 내용을 보신 하나님은 “좋다” 즉 “토브”라고 말씀을 하셨다. 여기서 좋다는 말은 복(福)을 주신다는 말과 동일한 내용이나 위치에서 사용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삶의 기준은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것이며, 그것은 하나님이 복을 주신 내용과 일치하는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물을 다스리고 땅을 경작하고 지키는 모든 일이 하나님께서 보시고 좋다는 말씀을 하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에게 복을 주신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것이며 복을 계속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인간은 삶의 질을 하나님이 보시고 좋다고 하는 기준까지 높여야 한다. 그렇게 할 경우만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본래 주신 복으로서의 은혜이다. 따라서 인간은 이러한 기준에 맞추어 살면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예배하며 인간 자신도 항상 기뻐하고 쉬지 않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할 수 있게 된다.

둘째로 인간의 자존감을 보자. 하나님은 인간에게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물을 다스리고 땅을 경작하고 지키는 수준까지 인간의 자존감을 높여주시고 인정해 주셨다. 이보다 더 높은 자존감은 없을 것이다. 예수께서도 인간의 자존감을 높여주셨다.

(마 6:26-34) 『[26]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 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천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27]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나 더할 수 있느냐 [28] 또 너희가 어찌 의복을 위하여 염려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아라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아니하느니라 [29]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30]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지우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믿음이 적은 자들아 [31]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32]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33]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34]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 날 괴로움은 그 날에 족하니라』

여기서 “귀하지 아니하냐”(διαϕέρω) 라는 말은 “다르다” 라는 의미를 갖는다. 예수께서 인간을 다르다는 표현으로 하셨는데 귀하다는 의미이며 탁월하다는 뜻도 있는 말을 사용하셨다. 이것은 인간의 자존감을 높여주신 귀한 말이다. 인간은 공중의 새나 들의 백합화나 들풀보다 귀하며 탁월한 존재로 인정받고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공중의 새나 들의 백합화나 들풀을 정복하고 다스리고 지켜야 할 탁월한 존재이다. 인간은 이것들을 하나님이 보시고 좋다고 하실 수 있도록 만들어 보전해 가야(실천해야) 한다.

셋째로 삶의 양식(樣式)을 보자. 삶의 기준은 “토브”이고 삶을 통하여 나타내야 할 자존감은 탁월함이며 삶의 양식은 자존감을 가진 인간이 기준에 맞추는 삶의 양식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삶의 첫째 계명은 하나님 사랑이며 둘째 계명은 그와 같은 것으로서 이웃 사랑이다. 그런데 자기 자신과 같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마 22:37-39). 이것은 예수님께서 잘 가르쳐주셨다.

(마 5:43-48) 『[43]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44]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45]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취게 하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리우심이니라 [46]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세리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47] 또 너희가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 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48]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여기서 핵심 낱말은 “온전하라” 이다. 온전하라는 말은 우리의 삶의 양식을 상징하는 말이다. 이 말은 개인적으로, 이웃을 향하여, 그리고 하나님에 대하여 통합적인 의미를 갖는 낱말이다. 즉 개인의 합리성, 도덕성, 영성을 통합하는 실천적 의미이면서도 이웃과의 관계에서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온전함을 요구하는 말이다. 특히 온전함은 이웃을 사랑하되 원수도 사랑하고 핍박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악인과 선인을 구별하시지 않으시고 해를 비치게 하시며, 의로운 사람과 불의한 사람을 구별하시지 않으시고 비를 내리시는 하나님의 삶의 양식을 따라야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또 예수께서 강도를 만난 사람을 돌본 비유에서 보여준 것처럼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보여야 한다(눅 10:25-37). 인간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되어 화목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후 5:17-19). 이러한 삶의 양식은 하나의 낱말로 표현한다면 온전함, 형통, 복지와 안녕의 뜻을 가진 “샬롬”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자연환경의 보전에서 보여주어야 할 삶의 양식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자연환경은 삶의 양식을 실현해야 하는 삶의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성경은 창조의 질서와 보전의 질서를 동시에 실천할 것을 제시한다.

4. 문제의 발견

자연환경의 문제는 왜 생기는가? 무엇이 문제인가? 이것은 하나님께서 처음에 허락하신 직설법과 명령법의 삶을 거부했기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을 드러낸다. 이것은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인간의 교만과 욕심과 미움에서 일어난 문제이다. 지금 우리는 2.0시대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를 1.0시대로 전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그 두 가지가 무엇이 다른가? 요약하면 속도가 빠르고, 속도를 빠르게 한 것은 편리를 획득하려고 하는 인간의 교만과 욕심으로 인하여 시대를 구별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이것은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고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미움에서 일어난 것이다.

속도에 관한 한 생각의 속도라는 말도 하고 빛의 속도라는 말도 하지만 인간의 삶에서는 격동의 시대를 만드는 아주 빠른 속도(convulsiveness)를 말한다. 속도는 더 빨리 가야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조건이 주어졌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여기서는 자유라는 말이 등장하고 이에 상응하는 경쟁을 촉구한다. 경쟁은 모든 자원을 소모해서라도 이길 수 있어야 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보다는 승리라는 것을 강조하게 된다. 물론 인간적으로 보면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은 성공한 것이고 진 사람은 승복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빈부의 격차도 생기고 탁월함도 차별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다. 따라서 복을 받은 정도도 구별되게 된다.

그런데 경쟁을 통해 자연환경에서도 엄청난 변화가 발생하게 되었다.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 문제가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현상이다. 이것으로 인하여 생태계에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고 대 재앙을 예고하기도 한다. 경쟁은 인간 중심의 핵심 낱말이다. 경쟁이라는 말 속에 인간의 자존감을 스스로 높이려고 하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으며 따라서 인간에게 주어진 복을 잊어버리고 책임감마저 잊어버리게 된다. 여기서는 합리성이나 도덕성이나 영성은 설 곳이 없게 된다. 그리고 실천이라는 말도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즉 실천은 오직 경쟁뿐이며 인간의 교만과 욕심을 절정에 올려놓으며 모든 것을 자신도 모르게 미움의 근거 위에 세우게 된다. 문제를 인식하고 맺는 협약도 형식뿐이며 이면에는 인간의 교만과 욕심과 미움을 미화하는 것으로 정리된다. 인간은 자신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단계에까지 오게 되었다. 그런데 교만과 욕심과 미움으로 가득 찬 인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 대답을 얻는 데는 교회의 역할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5. 교회의 역할

교회는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사람들의 모임(공동체)이다. 이것은 예수의 길을 따라 사는 모임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예수의 길을 따라 사는 모임이기도 하다. 이것은 예수께서 말씀하신 말씀을 확인하고 따라 살아야 한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막 8:34). 여기서 동사는 모두 명령형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예수를 따르기 위하여 선택이 아니고 필수이다. 이 말씀을 근거로 하여 교회의 역할을 정리해 보기로 하자.

  (1) 자기를 부인하라. 이 말씀은 자기를 앞세우지 않고 근본을 생각하라는 말씀으로 이해된다. 우리의 근본은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다. 자기가 없는 곳에 하나님이 계신다. Ben Carson의 Think Big이 도움을 준다. 즉 T는 Talent(재능)를 의미하며 자기 재능을 깨닫고 사용하기를, H는 Honest(정직)를 의미하며 정직을 습관화하기를, I는 Insight(통찰력)를 의미하며 자신과 세상을 관찰하고 생각하기를, N은 Nice(친절)를 의미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기를, K는 Knowledge(지식)를 의미하며 지식을 쌓아 사용하기를, B는 Books(책)를 의미하며 책과 독서를 생활화하기를, I는 In-depth Learning(심화학습)을 의미하며 더 깊고 심오한 지식 쌓기를, G는 God(하나님)을 의미하며 나를 도우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기를 요약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하는 낱말은 맨 마지막의 하나님(God)이다. Ben Carson이 하나님을 신뢰할 때에 삶의 기초(foundation)를 확인하였고 선한 삶을 살 수 있었다. 이것은 교회의 기초를 확인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말이다. 그리고 이것은 창조의 질서와 보전의 질서를 동시에 고려하고 실천하게 하는 기초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자기 십자가를 지라. 이 말씀은 오늘날 교회가 순례의 길을 걸으라는 말씀으로 이해된다. 오늘날 교회는 EPIC로 요약되고 있다. 이것은 경험적(experiential)이라는 말과 참여적(participatory)이라는 말과 이미지로 이끄는(image-driven) 이라는 말과 연결된(connected) 이라는 말의 영어의 앞 자들을 따서 만든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을 자기 십자가를 진다는 의미에서 이해한다면 십자가를 지는 경험을 하는 삶을 사는 것과 십자가를 지는 일에 참여하는 일을 하는 삶과 십자가로 이끄는 삶을 사는 삶과 교회가 전체적으로 연결되는 삶을 사는 삶을 의미할 수 있다. 이것은 오늘의 상황을 파악하면서도 자기 십자가를 지는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특별히 보전의 질서를 강조하는 의미로 수용할 수 있다.

  (3) 예수를 따르라. 이 말씀은 소망을 하나님께 두라는 말씀으로 이해된다. 이것은 예수를 따르는 목표를 확실하게 하라는 말씀으로 이해된다. 예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며 우리의 소망이시다. 이 예수를 바라보자고 성경은 말한다(히 12:2). 이러한 의미에서 예수를 보면 예수는 하나님이시며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게 한다. 시편 기자는 우리의 소망을 하나님께 두라고 권한다(시 43:5). 왜냐하면 그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실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편 기자는 이 하나님을 우리의 목자로 표현하면서 우리를 어떻게 도우시는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시 23편).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은 예수를 구주로 믿는 사람들이다. 여기서 믿는 사람들의 정체성이 밝혀진다. 이러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은 진리이신 예수 안에서 자유를 얻는다. 이 자유는 예수를 따르는 존재를 나타낸다. 예수는 세상에 오셔서 섬기려 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대속물로 제공하셨다. 이것은 예수님이 계획하신 일이고 직접 십자가를 지시고 실천하신 일이다. 이 점이 다른(διαϕέρω) 점이다. 또 탁월한 점이다. 이것은 “온전한”(τέλειος) 즉 샬롬, 거룩한 즉 구별된, 다른 즉 탁월한 등의 의미로 이해하게 한다. 예수를 구주로 따르고 그에게 소망을 둔다면 이렇게 다른 정체성을 갖고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4) 따르라. 이 말씀은 실천(practice)을 의미한다. 실천은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로 소리를 내는 일을 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되 진실함을 보여야 한다. 이 문제는 예수님과 바리새인들 사이에서 확실하게 보여준 삶의 모습이다. 예를 들면 마태복음 23장의 내용과 같다. 둘째로 감동을 주어 마음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 믿는 믿음과 함께 실천으로서의 행동을 보여야 한다. 이것도 예수님과 바리새인들 사이에 논의된 내용이다. 즉 바리새인들의 말은 따라도 행동은 따르지 말하는 것이다. 바리새인들의 행동은 위선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본(本)을 보이고 앞장서서 일하며 지침이 될 만한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보이며 순례의 길을 직접 가야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고통스럽지만 창조의 질서에서 보여준 에덴동산 식의 식생활로 개선하고, 에너지 소비 행태도 보전의 질서에 맞게 바꾸고, 쓰레기를 만드는 것이나 버리는 것, 물을 앗겨 쓰는 것 등도 보전의 질서에 맞게 본(本)을 보이고, 지침이 될 만한 내용을 제시하고 인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 안에서 에어컨디션을 켜고 과다하게 쓰면서 에너지 절약을 말하는 것은 본(本)이 된다고 할 수 없다. 걸어올 수 있는 거리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자동차를 타고 다닌 것 등 구체적으로 찾으면 본을 보일 것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할 수 없는 사람들이나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경우는 제외하고 가능한 일에도 본을 보일 수 없다면 교회는 그 역할을 상실하는  것이다.

예수를 따르는 길은 회복하는 길이며 개혁하는 길이며 샬롬의 길이며 순례의 길로서 예수의 정신에 따라 보전의 질서를 지켜가는 것이다. 즉 십자가를 지는 실천과 책임을 이행하는 일이다. 이것은 예수처럼 자기 일을 처리하는 동시에 남의 일을 돌보는 것이다. 이것은 근원으로 돌아가는 길이다(ad fontes). 야고보는 이러한 행함이 따르지 않는 믿음을 완전한 믿음으로 여기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죽은 믿음이라고까지 하였다(약 2:26). 우리는 창조질서의 회복의 길로서 예수를 따르려고 한다면 구체적으로 보전의 질서를 세우는 본을 보이고 지침이 될 만한 내용들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교회가 마땅히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맺는 말

오늘날 자연환경은 위기에 이르고 있다.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예견되는 재앙을 외치고 있다. 생태계의 큰 변화가 보이고 있다. 이제 이러한 사실을 알릴 교육이 필요한데 교회가 그 일을 하여야 한다. 국가적 정책 결정에까지 소리를 내고 윤리의 관점에서 보전의 질서를 따를 수 있게 해야 한다. 교육하는 일과 소리를 내는 일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고 행동의 실천으로 먼저 보여야 한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보여야 한다. 그래서 교회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확실하게 보여주며 그것을 회복하여 보존하는 본을 보이고 실천할 내용의 지침들을 안내하고 제시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실천이 가능한 것을 되풀이 하여 보이면서 함께 실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