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우리 집에 오신지 두 달이 거의 다 되었습니다.
연세가 80이신지라 기력도 쇠하였고 깡~ 말라서 정말 보기도 안쓰러울 정도입니다.
그런 어머니가 오시면서 우리 집엔 커다란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로 우리 아들 때문입니다.

아들의 특별한 행동,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은 행동을 보고 어머니는 참을 수가 없으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날마다 전쟁을 치르게 되었답니다.

어머님은 아들아이를 달래고.. 얼르고..
손잡고 기도도 해주시고, 울기도 하시고 야단도 치시다가..
이젠 얼마나 속이 상하셨는지 정도가 좀 심해지셔서 하루 몇번씩
아들아이와 씨름을 하신답니다.
아침에 일어나시자마자 아이를 야단을 치시는가하면 소리를 버럭 지르기도
하시고 사사건건 아이의 행동에 참견하시기도 하신답니다.
꽤 오랫동안 아이를 앉혀놓고 야단치신적도 있습니다.

한참동안 야단맞아 입이 많이 튀어나온 아들을 데리고 기도회를 갔습니다.
아들이 말했습니다.
“엄마, 나 스테레스 엄청받아요. 할머니는 나만 미워하세요. 너무 잔소리가 심하시고
내가 안 그런 것도 내가 그랬다고 하시고 소리만 지르고..
난 할머니랑 사는게 좋은데 할머니는 내가 미우신가봐요
왜 나한테만 소리를 지르는지 모르겠어요“

나는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기도회시간에 권사님들과 함께 엉엉거리고 울었습니다.

밤늦게 집에 돌아와보니, 남편의 얼굴빛이 안 좋았습니다.
어머니한테 그러시지 말라구 조용히 말씀드렸더니 어머니가 삐지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나도 모르게 남편에게 왜 그랬냐면서 화를 냈습니다.
어머니를 화나게 한 남편이 미웠고 수습할 생각에 머리가 아파왔습니다.
사실, 화를 낼 일도 아닌데..

어머님은 아무것도 모르십니다.
우리 아들이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
신경정신병원에 다시 다니기 시작한지 몇 달이 흘렀습니다.
우리 아들은 마음의 병을 앓고 있었나봅니다.
뇌신경세포의 이상으로 인해 정신연령이 어려질 때가 많고 산만하여 주의집중도 안되고
그런 이유로 인하여 학습장애가 있었던 것이고 거짓말에 도벽증세가
계속 이어져왔던 것입니다. 지금은 많은 분들의 기도로 인해 많이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고 있고 학업에도 열의를 나타내고 있고 늘 기도해달라고 떼쓰는
믿음도 좋은(?)아이랍니다.

주무시러 들어가셨던 어머니는 화가 많이 나셨는지 다시 나오셔서는 남편과 나와
아이들을  앉혀놓고 야단을 치셧습니다.
“너희가 아이를 늦게 낳아서 그렇게 오냐오냐..키우는가본데 그럼 못쓴다.. 제대로 가르쳐라.
앞으론 내가 매를 들을 거다. 자식은 속으로 귀여워해야하고
겉으론 엄하게 대해야하느니라.. 애비가 잔소리 못하게 해도 나는 계속 할 거다.
똑바로 가르쳐야해..“

우리 집은 순간.. 냉동창고가 되어버렸습니다.
어머님의 훈계를 들으면서 남편과 나는 마음이 많이 쓰리고 아팠지만
어머님도 아마 많이 아프셨을 겁니다.

우리 모두는 다소곳한 자세로 우리집의 가장 어른이신 어머님의 뜻을 받들기로 하고
앞으론 우리 모두 잘하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나서야 일단락..
일이 마무리 되었답니다.

지금도 아픕니다.
아니 매일 아픕니다.
그리고 우리 아들이 불쌍합니다.
우리 남편도 불쌍합니다.
우리 어머님도 불쌍합니다.
그리고 우리 딸도 불쌍합니다.

어제 밤엔 아직은 너무나도 어린 딸아이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오빠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단다. 너하고 내가 오빠한테 더 잘 해야 하고
오빠 병이 낫기 위해 우리가 더 사랑해야한다. 그래야 오빠 병이 나아진단다.
하루도 빼놓지 말고 오빠위해 기도하자..“
딸아이는 눈물을 글썽거렸고 나를 끌어않았습니다.

눈썹 때문에 눈이 평상시도 안 좋은데..
너무 많이 울어서 눈이 또 짓무르고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새벽엔 정말 안 울려고 했는데..

그래도 주님은 나를 위로해주셨고 어루만져주셨습니다.

결론은..주님! 감사해요..였습니다.

분명히..
모든 것이 축복으로 바뀔 것입니다.
분명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