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밤..
11시가 다 되어 반화자집사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연월려권사님이 운명하셨다는..

남편과 나는 부리나케 임종예배를 드리기 위해 권사님댁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 도착하니 부목사님과 이미 장례절차를 준비하고 있는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올해로 98세가 되신 연월려권사님의 모습은 그야말로 깡~~말라 있었고
아직도 체온이 따뜻하여 금새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도무지 숨을 거두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먼저, 권사님의 얼굴과 머리를 만지면서 기도를 드렸고
아주 엄숙한 가운데 임종예배를 인도했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에도 남편은 권사님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고 마지막 보내드리는
시간을 아쉬워하며 하나님이 맡겨주신 성도를 떠나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여전도회 회원들이 교대로 장례식장에 가서 서빙으로 도움의 손길을 펼쳤고
주일날도 오후 예배 후에 행사가 있었지만,
여전도회 회원들은 또다시 장례식장으로 찾아가서 사랑으로 섬겼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유족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권사님을 땅속에 묻었고
연월려권사님의 마지막 천국입성절차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우리교회 맏언니였던 연월려권사이신데,
어제(주일날)1부예배후에 교육관에 옹기종기 모여계신 1여전도회 어르신들을 향해
“이제 맏언니가 안 계셔서 섭섭하시죠?” 라고 물으니 모두들..“이제 우리들 차례야.”
그러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분들의 깊게 패인 주름과 하dis 머리카락..힘없는 팔다리를 보면서
잠시...
늙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아픔 등으로 인해 만감이 교차되었답니다.

80이 넘으신 분들을 대할 때 늘 아이를 대하듯 하셨던 권사님..
부축을 해드리려고 하면 혼자서 걸을 수 있다며
지하식당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층계를 조심스레 오르내리셨던 자존심이 강하셨던 권사님..
목사님을 보면 하나님을 본 듯, 반가움에 입이 먼저 벌어졌고 가장 좋은 것으로
대접했으며 어린아이처럼 응석(?)도 잘 부리셨던 권사님..
권사님이 꼬깃꼬깃 용돈을 모아서 하나님께 헌금으로 드리려고 모아놓으신 흰 봉투를 보니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하셨던 마지막 유언은..
자손들이 신앙생활을 잘하는 것이었답니다.

한분 한분 하나님나라로 보내드릴 때마다 왜 이렇게 허전한지..

차안에서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임종예배 때 왜 그렇게 예배시간 내내..그리고 예배를 마치고 나서도
계속 권사님의 시신을 만지작거렸냐고..
남편이 대답했습니다.
“내게 맡겨주신 성도잖아..하나님이 맡겨주신 어린 양..”
........

목회자의 마음을 아주 쬐금 더 자세히 알 것 같습니다.
아니, 목회에 최선을 다하는 남편으로 인하여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깊은 마음을
더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권사님! 우리교회 최고 어르신!
7,80이 넘으셨어도 여전히 어린애처럼 순수하신 할머니성도님들의
귀여운 언니였던 권사님!
80이 넘으신 권사님더러 “얘! 커피 좀 뽑아와..”라고 주문하시어
우리들을 웃게 하셨고 82세가 되신 우리 어머님한테 “아직 어리네..애덜이야..
여든 둘이면 새댁이지 뭐.” 라고 말씀하시어 또 한바탕 웃게 하셨던..권사님!
98세까지 건강하게 사시면서 불과 한 달 전까지도 예배에 참석하시면서
성도의 본분을 다하며 충성하신 그 믿음..
천국에서 해같이 빛날 것입니다.
부디
그곳에서 편히 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