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족찬양 경연대회가 있는 날입니다.
해마다 있는 행사지만 항상 기대가 됩니다.

우리교회에서는 1년에 한번 가족찬양대회가 있고
개인이나 중창팀으로 나올 수 있는 찬양대회가 있고
기관별 찬양대회도 있습니다.
모든 대회가 얼마나 재밌고 은혜로운지 모릅니다.

그런데 어제 딸아이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아빠, 우리는 가족찬양대회를 왜 한번도 안나가요?"
그러자 남편이 대답합니다.
"너도 하고 싶어? 그럼 찬조출연시켜줄께. 엄마랑 연습해, 아빠가
테너해줄께.."

그러자 딸아이가 하는 말,
"아빠, 내가 우리교회 손님이야? 찬조출연을 하게..나는 우리교회
교인아닌가?"

남편과 나는 그 소리를 듣고 그냥 웃어버렸습니다.

그치만 이내 내 마음이 조금 아파왔습니다.
전에 딸아이가 그런말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빠가 목사님이라는게 자랑스러우냐는 내 질문에
불편하다고 말하면서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이 있었다고 합니다.

"너는 목사님 딸이 되어가지고 왜 그러니?"
"너는 목사님 딸이니까 뭔가 달라야지.."
"니가 양보해라.."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빠가 늘 교회나 교인들에게만 신경쓰고 자기한테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고 느끼기도 하나봅니다.

나는 한번도 아이한테 너는 목사딸이니 달라야한다.
아빠를 생각해서라도 그럼 못쓴다..라고 말한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부담이 될까봐 너무 편하게 놔둔건 아닐까! 그런생각이 들정도로
아이를 방치한 느낌마저 드니까요.

제딴에는 목사딸이기때문에 마지못해 양보할 때가 있나보고
목사딸이기때문에 차별대우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하는듯하고
목사딸이기때문에 색안경쓰고 대하는 사람도 있다고 느끼는가봅니다.

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는 달라야해. 그 이유는 예수님의 자녀니까..
예수믿는 사람은 뭔가 달라야하거든!

목회자 자녀들이 나쁜 길로 빠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예전에 학교다닐 때,
레포트를 쓰는 일로 목회자자녀인터뷰를 하러 다닌 적이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자녀들이 너무 부담스러웠고 성도들이 미운적도 많고
부모님이 원망스러운적도 많고
차라리 자기를 모르는 다른 교회로 나가고 싶은 적도 많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부정적인 말들이 그당시 나한테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목회자 자녀의 자리가 참으로 부러운 자리였는데..왜 그렇게 말할까!

그치만 지금은 이해를 합니다.
내 아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 딸은 또 얼마나 아팠을까!

오늘 새벽엔 어젯밤 딸아이가 했던 말을 생각하며
그냥 나도 모르게 편하게, 평범하게 대해주지 못한 부분을
회개했습니다. 그리고 사춘기의 내 아이들을 더 끌어안고 기도하며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아들이 내 마음을 심하게 아프게 해서
심한 우울증과 불안증이 또 찾아왔던 것처럼 혹시 딸아이가
조금, 방황하는 때가 온다 할지라도  
나는 그런 말은 안할겁니다.
"너는 목사딸이 왜 그러니? 아빠 얼굴에 먹칠하려하니?"

그런일은 없겠지만 혹시 조금이라도 내 맘을 번민케 하는 일이 생기면
나는 그대로 하나님앞에 가서 금식하며 기도할겁니다.
인간의 말이 인간을 더 아프게 하고 인간의 짧은 소견에서 나온 행동들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데 무식한 내가 무슨 말을 하리요..

가능하다면
내년쯤에 우리가족도 가족찬양대회를 나가고 싶습니다.
딸은 소프라노, 나는 알토, 아들은 테너, 남편은 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