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아버님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요
장례를 치르고 난 잘 주무시던 어머니가 갑자기 일어나셔서
아버님이 너무 보고싶다며 울고불고..
그래서 온가족이 그 새벽에 일어나 부흥회(?)를 했답니다.

정말 대담하신 어머님이시지만 많은 충격을 받으셨을거에요.
아마 양팔이 떨어져나간 느낌도 들고..그 허전함은
날이갈수록 더 커지겠죠?

막내서방님이 특히 많이 울었어요. 입관할때도.. 하관할때도..
예찬아범은.. 아이를 못낳아서 속썩이고,
아파서 속썩이고, 가난해서 속썩이고..
여러가지로 속써여드린것이 생각난다면서 집에 오면서도 눈물이 나오는지
자꾸만 훌쩍거리더라구요. 우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억지대답을 하면서요.

잊지못할 일들이 많습니다.
그중에 정말 잊지못할 일이 있습니다.
제가 뒤늦게 대학에 편입하여 더 공부를 하고자 애쓰고 있을 때에
어느날 아버님이 저를 비닐하우스 안으로 데리고 가셨어요
그러면서 아버님께서 제 손을 잡으시더니 묵직한 돈봉투를 주셨습니다.

"너 맨날 고생하고 공부하고 찬양하러 다니는걸 보면 가슴이 아프다
니가 워낙 몸도 약해보이고 그래서 나나 니 엄마나 늘 걱정이 많다..
그리고 도와주지 못해 늘 안타까웠다.
이건 내 마음이다..
내가 그동안 용돈을 아껴 조금씩 모아놓은 돈인데 등록금내라..
조금 모자랄지 모르겠지만..."

그리고는
누가 보기전에 얼른 주머니에 넣으라고 하시면서 하우스밖으로 나가셨습니다.
나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답니다.
내가 힘든거.. 아픈거.. 슬프고 고통스러운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아버님과 어머님은 아시는구나..

그래서 혼자 중얼거렸답니다.
"아버님, 감사합니다. 공부도 집안일도 교회일도 사역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실망시켜드리지 않을께요.."

그후로 아주 가끔 아버님이랑 대화하고 싶으면
핸드폰으로 살며시 전화를 걸어
아버님 보고싶어요.. 아버님은 저 안보고 싶으세요?
물으면 나도 보고싶지...여기 걱정은 말고 너희들이나 잘 지내라..
그렇게 말씀하셨던 아버님..


사실..
저는 친정아버님을 일찍 여의어서인지 시아버님이 꼭 진짜 친정아버님
같았습니다.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랑 너무 많이 닮았기때문입니다.
눈매가 닮았고 선하신 인품도 닮았고 약하디 약한 마음과 인정이
많으신 것까지도 똑같답니다.

아버님!!
보고싶어요
제가 정말 무지많이 좋아했는데..
정말 아버님을 무척 의지했고 존경했고 사랑했는데..

이제 홀로 남으신 어머님께 더 효도하면서 마음편하게 해드릴께요
그리고 형님들한테도 더 잘할께요.
그렇게 좋은 형님들이 세상에 또 어딨겠어요
그리고 동서한테도 더 잘해줄께요

정말 좋아했던 내 아버님!

저는 정말 아주 많이 슬프지만...

마음을 추스리고
천국에서 다시 만날날을 기다리면서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