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눈썰매장에 갔었습니다.
어찌나 재밌던지..
누가 보던 말던 상관없이 그냥 소리도 지르고 맘껏 하얀 눈 위에서 뛰어놓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놀이공원은 몇 번 가봤지만 눈썰매장은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예전에 음악학원을 할 때는 원생들과 함께 1년에 한번 씩은 꼭 갔었는데
정작 내 아이들을 낳고서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으니,
내가 생각해도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 아이를 낳고 바로 노래율동강사를 시작했고 나중엔 찬양사역을 하게
되었기에 따로 여유를 가지고 놀러 다닐 새가 없었기도 했고
게으른 탓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정말 아이들에게는 빵점짜리 엄마임에는 틀림없나봅니다.
너무 좋아라.. 펄쩔펄쩍 뛰면서 다음에 또 오자는 아이들을 보니 미안한마음에,
찔레나무에 찔린 것처럼 가슴이 뜨끔.. 아파왔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미국으로 떠나야하는데..
20일 이상을 머물러야하고 돌아오면 아이들은 개학해서 학교에 다니고 있을텐데..

어젯밤, 아들아이가 말했습니다.
“엄마! 가기 전에 정말 어려운 숙제 한 가지만 가르쳐주고 가세요..
시간 없으시면 그냥 지시만이라도 해주세요. 엄마 오기 전에 학교에 제출해야 되서
걱정되거든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답니다.

그래서 오늘 새벽엔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조금은 두렵고 무섭고 아픕니다.. 꽤도 부리고 싶고 주저앉고 싶기도 하답니다.
돈도 없고 그렇다고 체질적으로 강하지도 않은데 어쩌자고 머나먼 곳으로 그렇게 자주
보내주십니까! 요번만 다녀오고 이제 안가고 싶어요.
이렇게 긴장하는 것도 힘들고 특별기도하는 것도 힘들고...
아이들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남편한테도 그리고 교인들한테도 엄청나게 미안해서
이젠 눈치만 보게 된답니다.
물론 잘 다녀오라고 다독거려주고 있지만 그냥 가슴이 아프고 허전하고 외롭고 슬프기까지
합니다. 그냥 침대위에서 며칠만 뒹굴면서 쉬어보고 싶어요. 방학인데...
그래도 하나님이 하시라면 해야겠죠?

그럼..
저에게 담대함을 주세요. 주시고 제가 주문한 거... 빨랑 주세요.
지금 저 너무너무 힘들고 아프고 어려운데 누구한테 하소연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정말 주님밖에 없어요. 아시죠? 주님. 저 아시죠? 다 보고 계시죠?“
......

그러나...
오늘 나의 기도결론은
감사와 주님을 사랑한다는 고백이었습니다.
결론을 그렇게 내려고 작정한 건 아닌데 그냥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면서
감사가 터져 나오고 내 은혜가 내게 족하다는 말씀이 기억나고
주님을 사랑한다는 고백만 나왔습니다.

정말 주님 앞에서는 꼼짝을 할 수가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주님! 내 영을 새롭게 하옵소서..
이 무디고 닳아빠지고 모나고 더렵혀진 영혼을 새롭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