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코트의 마술사 매직 존슨이 4년여의 공백을 딛고 다시 미국 프로농구계에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농구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마술사 같은(magic) 농구선수로 확고하게 자리 매김을 했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리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그의 복귀를 기념하여 방영된 TV 스포츠 프로의 특집을 한 번 보면서 새삼 너무 감탄을 하고 말았습니다.
한마디로 매직 존슨의 농구는 스포츠 영역을 넘어서 가히 예술의 경지에 도달한 느낌이었습니다. 4년여의 공백이 운동선수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기간인가를 생각할 때,그 오랜 공백 끝에 출전한 첫 게임에서부터 펄펄 나는 모습을 보며 한참 컨디션이 좋았을 은퇴 전에는 얼마나 했겠는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체격이 큰 서구인들인 덕도 있겠지만,어쨌거나 그 큰 농구공을 마치 공깃돌 다루듯하는 거의 신기에 가까운 묘기가 계속 연출되는 것을 보면서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그저, '아,그래서 매직이란 별명이 붙었구나. 그래서……'만을 되풀이하고 있었습니다.
스포츠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르는 우리 아이들도 계속 감탄해마지 않았습니다. 함께 방영된 마이클 조던의 경기장면도 몹시 인상적이었습니다. 미국의 농구 팬들은 벌써부터 이 매직 존슨과 마이클 조던의 팀이 격돌하는 경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눈치입니다.
수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겨울스포츠로서 농구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여름철 프로야구의 인기 못지않게 농구선수들이 대중의 스타로 많이 자리매김한 것을 봅니다. 그래서 어떤 농구선수는 인기가수 못지않은 많은 오빠부대를 거느리고 경기장을 출입하는 것을 종종 봅니다.
농구경기가 중계되는 틈틈이 카메라에 잡히는 관중들의 열광하는 모습,특히 10대 소녀들이 열광하는 모습들을, 단지 시대의 변화 혹은 세대 차로만 치부하기에는 솔직히 좀 뭐한, 스포츠만이 갖는 묘한 그 무엇이 분명히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원인이 정확히 뭔지는 저 역시 잘 모릅니다.
저 역시도 각종 운동경기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가끔씩 실제로 운동을 하기도 하지만, 스포츠란 것이 갖는 묘한 매력의 실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대충 알 것도 같은데 꼬집어서 그 이유를 말하기가 어려운 것은,이 스포츠가 이미 너무 많은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만, 운동경기를 좋아하고,그래서 운동경기를 관람하는 것도 좋아하는 아마추어 스포츠맨의 하나로서 굳이 나름대로의 스포츠의 매력을 말한다면,그것은 어쩌면 "예측불가능성" 혹은 "돌발성" 그리고 그 돌발상황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인간의 힘(순발력)"을 확인하는 데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종종 확인 되는 "인체예술미"와 폭발적인 "흥분과 감동", 때로는 스포츠 스타의 승리를 통한 "대리만족" 심리 등이 다소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건 아닌지요.
20세기를 일컬어 컴퓨터시대라고 말합니다. 컴퓨터 없는 현대는 거의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이제 컴퓨터는 우리의 일상 생활의 저변에 매우 깊숙이 파고들어와 있습니다. 소형 자동차에도,아주 소소해 보이는 가전제품이나 전기제품에도, 병원의 의료장비, 은행 운영 시스템에도 예외없이 컴퓨터가 요긴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아주 하찮아 보이는 소도구 안에도 그 구조를 좀 세세히 살펴보면 컴퓨터가 들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감히 "테크노피아"니 "컴퓨토피아"니 하는 말들을 자주 합니다.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제작된 SF영화에, 종종 인간과 컴퓨터로보트의 주도권 다툼을 주제로한 것들이 더러 나오는 것을 통해서도,현대사회에서의 컴퓨터와 로보트의 비중을 대략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대기업의 공장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컴퓨터와 로보트에 의한 자동 제작 체제를 갖추고 인력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첨단 전자기술이 가장 발달한 나라 중의 하나가 바로 이웃 일본입니다. 라이벌 국가인 미국에서도 우주왕복선에 장착하는 무선장비는 일본의 SONY 제품을 쓰지 않으면 안될 만큼 일본의 전자기술은 세계 일류입니다.
수년 전, 바로 그 일본에서도 이름 있는 어느 전자회사의 연구실에서 로보트 하나를 개발해 냈습니다. 이 로보트를 두고 세계 각국의 언론이 대서특필,현대 과학문명의 힘을 힘껏 찬양했던 것을 보았습니다. 과연 무슨 로보트를 개발했는가? 왈,"농구하는 로보트"였습니다.
농구하는 로보트라니까 얼른 매직 존슨이나 마이클 조던 혹은 우리나라의 허재 선수처럼 신들린 듯 농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단지 아래쪽에 자동 이동장치를 부착하고 윗부분에 전자추적 장치를 장착해서 만든 것으로서, 한 쪽 로봇 팔로 농구공을 던졌다가 다른 로봇 팔로 받아내는 "단순한 동작"만을 반복할 수 있는 로보트였습니다.
한쪽 팔로 공을 공중에 던져 놓으면 전자 추적 장치가 그 공을 추적하여 전자신호를 아래 이동장치에 전달하면 바퀴가 움직여서 낙하지점으로 이동하고 다시 다른 팔에 메시지를 보내 내려오는 공을 잡아내도록 만든 로보트…….
프리 드로우니 야투니 덩크슛이니 눈부신 드리블이니 하는 것은 아예 꿈도 못 꾸고,심판의 판정에 화를 낼 줄도 모르는,컴퓨터가 부착된 "약간 고급스런 쇳덩어리"……. 생후 4-5세만 되어도 인간이 아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어설픈 동작을 겨우 할 수 있는 "기계"를 놓고 현대인들은 "현대과학의 눈부신 승리"운운하며 호들갑을 떨고 있었습니다.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주께서 큰 능과 드신 팔로 천지를 지으셨사오니 주에게는 능치 못한 일이 없으시니이다. (구약성경 예레미야 32장 17절)
큰 능력과 위대한 팔로 우주만물을 지으신 하나님의 솜씨에 대해서는 과연 어떤 제목으로 신문기사를 써야할는지요. 하나님께 드려야할 찬양에는 로보트처럼 냉냉한 우리 마음이 너무 "슬프도소이다."
이광우목사
전주열린문교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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