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믿기 전,가끔씩 저에게 전도하러 오는 예수쟁이들(?)이 있었습니다. 대개는 퍽 착해 보이는, 어떤 땐 착하다못해 좀 아둔해보이기까지하는 예수꾼들이 다가와서 하는 말 중에 가장 기분 나쁜 것이, "당신은 죄인"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부모님 속을 썩혀드린 일도 별로 없고,학생보다도 학부모가 더 자주 학교(지도부실)에 들락거리거나,학생이 학교에 와서 교실에 앉아 있기보다는 훈육주임실에 가서 앉아 있기를 더 잘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 속에서도 늘 모범생으로 착실하게 공부 잘하는 학생이었으며,성장한 뒤에도 특별히 남못할 일을 한 일도 별로 없고,남의 것을 빼앗거나 훔치거나,남과 멱살을 붙들고 시비를 하거나 한 일이 거의 없는 사람, 법 없어도 살 사람,아니 어쩌면 어떤 이 말마따나 '법이 보호해 주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었을지도 모를 대한민국의 모범시민을 향해 정말 몰상식하게도 "당신은 죄인"이라며 눈앞에서 깝죽거리는 크리스천들이 솔직히 얼마나 밉살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치미는 분노를 달랠 겸, "그럼 당신은 뭐냐?"고 물으면 눈 하나 깜짝 않고 천연덕스럽게, "물론 저도 죄인입니다" 그러는 겁니다. '어유,말이나 못하면 밉기나 덜하지…….'
"아니 이 양반아,젊은 나이에 무슨 죄를 얼마나 졌기에,새벽마다 일요일마다 떼뭉쳐가지고 퍼 벌리고 앉아 가슴을 치며 울부짖는 거요? 나는 아무 죄 진 것 없으니, 당신 얘기는 들을 필요도 없소. 자아,그러믄 안녕히 가쇼!"
허탈해하는 크리스천의 그림자를 뒤로하고 휘파람 불며 내빼는 통쾌한 그 맛,안 겪어본 분들은 아마 잘 모르실 겁니다.
그 순해 빠진 크리스천들을, 넘어가줄 듯하다가 막판에 돌아서서 힘 팡기게 하는 재미, 돈 한 푼도 안 들고,정말 깨소금 맛이었지요. 그러나 퍽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야, 이런 제 생각의 뿌리가 매우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혼자 하나님 앞에서 오랫동안 얼굴을 붉히게 되었습니다.
"기준이 잘못되었던 것"입니다. 죄악에 관한 한, 너무 저급하고 초라한 커트라인을 적용하며 혼자 우쭐대고 있었던 제 모습이 지금은 너무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죄악"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도,죄악의 본질에 대해 매우 잘 안다고 착각했고,무식하면 용감하다고,그 착각이 저를 매우 용감(?)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사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과거의 저처럼, 지극히 표면적이고 단순한 "죄악의 증상"을 "죄악"으로 착각 합니다.
남의 돈 훔치지 않고,살인하지 않고, 남에게 해코지하지 않고, 남을 짓밟지 않으며, 열심히 일해서 자기 삶을 정직하게 꾸려나가기만 하면,'죄'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생각을 굳게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성품이 온유하여 남이 싫어하는 일을 잘 못하는 나머지, 차라리 손해보고 살기를 잘하는 착한(?) 사람들 가운데 이런 착각에 빠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우리끼리 서로를 비교해보면 좀더 착한 사람과 덜 착한 사람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깨진 도자기 조각 가운데, 다른 조각보다 좀더 예쁘게 깨진 조각이 분명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좀 예쁘게 깨진 조각을 도자기로 사용할 수는 없듯이, 남보다 좀더 착한 사람은 무죄하다는 생각은, 죄악에 관한 하나님의 커트라인을 모르는, 참으로 치명적인 착각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을 뽑을 때 커트라인을 설정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듯이,무엇이 죄악인가를 결정하는 데도 역시 그 기준이 중요합니다.
대한민국의 실정법을 기준으로 하면 무죄한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어쩌면 벌을 받을 사람보다 벌받지 않을 사람이 훨씬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완벽한 공의의 하나님이 재판장으로 임하시는 최후의 심판대에서 적용하는 법이 대한민국의 실정법이 아닐 경우에는, 대한민국의 실정법에 저촉된 사실이 없는 사람이라 해서 무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내 백성이 두 가지 악을 행하였나니, 곧 생수의 근원 되는 나(하나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물을 저축치 못할 터진 웅덩이니라. (구약성경 예레미야 2장 13절)
하나님의 커트라인은 대한민국의 실정법과는 다릅니다. 하나님께서 가장 심각하게 다루시는 것은 죄악의 사소한 결과(열매)가 아니라, 죄악의 본질입니다. 왜냐하면 이 보이지 않는 본질로부터 각종 추악한 열매(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역겨워하시는 두 가지 죄악의 본질, 그것은,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버린 것(하나님과 상관없이 살아가는 것),그리고 마치 밑빠진 독과 같은 부질없는 욕망을 좇아 인생을 자기 힘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아무리 남보다 착하게 살고,더 나아가서는 아무리 남을 위해 눈부신 헌신을 하는 삶을 산다해도,그 삶의 중심에 하나님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태어나고 살고 죽는 것이 하나님의 손에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아무리 열심히 착하게 살아도,그것은 그 마음 속에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추방하고 스스로 하나님노릇하는 신성모독에 다름 아닙니다.
죄악에 관한 하나님의 커트라인은, 매우 높습니다. 당신의 생명을 당신이 좌우할 수 있다면 스스로 하나님 노릇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에 하나,당신의 생명을 스스로 어찌할 수 없다면,서둘러 하나님의 법(성경)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당신이 나름대로 아무리 착해도 하나님없이 살고 있으면 이미 심각한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좀 화나시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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