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서교회 담임목사, 부단히 신앙인으로 살아가려고 애쓰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 나보다는 그분을!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음, 저서: '사랑이란 말 가득 가슴에 남겨 두고', '예배의 부름'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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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려 있다는 말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가? 그럴 수도 있는 게 아니라 그렇다. 확실히 그렇다. 성경의 잠언 기자가 뜻 없이 한 소리가 아니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이 절대 권력을 소유한 왕이라면 어떨까?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는 권세를 가진 사람이 하는 한 마디 말, 바로 생사가 갈린다.
다윗이 “저희 이(齒牙)는 창과 살이요. 저희 혀는 날카로운 칼 같도다."(시 57:4)라고 지적했듯 참으로 무서운 게 말이란 거다. 그런데 나는 그 말을 가지고 먹고사는 사람이다(?). 목사는 누구나 말을 가지고 먹고사는 사람이다. 엄밀하게 신학적으로 말하면 그의 말이 아니라 그분의 말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분의 말을 전하기 위해 그의 말을 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나는 그 말 한 마디에 죽고 사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을 애처롭게도 하지 못했으니 이보다 더 미련한 자가 어디 있겠는가. 나의 미련함을 고백하며 참회하는 맘으로 이 글을 쓴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것은 아니다. 저것이 맞다. 그 게 다 성경에 나오는 말씀이기에 그냥 그렇게 전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해 왔다. 그 말 한 마디의 위력은 생각하지 않은 채.
요새 몹시 힘들다. 목회를 하면서 요즘처럼 힘겨워 한 적도 드문 것 같다. 교회재산을 매각하고 다른 곳으로의 이전이라는 문제를 놓고 회의와 기도를 거듭하고 있다. 태산 같은 문제들이 하나하나 풀려나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길은 멀고 태산은 높기만 하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나의 도우미인 줄 알았던 나의 환상 때문에 일은 더욱 힘들다.
당신은 당신 곁에서 좋은 말을 하던 이들이 막상 당신이 잘되는 것에 대하여 박수를 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앗으라. 그 반대일 경우가 확률적으로 많다. 말은 맞게 한다. 그러나 그 맞는 말 때문에 엄청나게 상처를 입는다. 요새 나는 그런 사회를 살얼음판 걷듯 더듬거리고 있다. 목회야 연한이 꽤나 깊지만, 사회는 초년생인 내게 요새는 항상 학교의 책상에 앉아 있는 그런 기분이다.
앞이 안 보이고 의지할 분은 하나님밖에 없다. 그런데 교회의 상황을 묻는 전화 한 통을 우리 성도에게서 받았다. 저쪽에서 힘든 상황을 눈치 채고는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알아보고 잘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 이후 그가 어떻게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의 이 말 한 마디에 난 그날 울었다. 슬퍼서가 아니라 기뻐서 말이다.
그만큼 망망한 대해를 홀로 헤엄친다고 생각했기에 그럴 터다. 그러나 그 말 한 마디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다. 성도의 말 한 마디에 살아난 나의 모습을 내가 보며, 나의 지난 날 뱉어놓은 말들에 대하여 더욱 부끄러워졌다. 솔직히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던지는 말을 들으며 울고 웃었을 성도들이 떠올랐다.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느니,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는 등 격언이야 꿰뚫고 있지만, 실제로 만나지 않으면 모를 게 말의 위력이다. 지금 말의 위력을 사용해 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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