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서교회 담임목사, 부단히 신앙인으로 살아가려고 애쓰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 나보다는 그분을!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음, 저서: '사랑이란 말 가득 가슴에 남겨 두고', '예배의 부름'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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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생각이 난다. 작은 개 한 마리를 키운 적이 있다. 개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면 얼마나 힘이 센지 동네 개들이 다 설레발을 치며 꼬리를 숨긴다. 후에 안 일이지만 우리 집 개는 절대로 힘이 센 것이 아니었다. 내가 함께 하지 않을 때에는 동네 개들에게 물려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다.
주인과 함께 할 때는 우리 집 개가 보통 개가 아니었다. 세상의 그 어떤 개라도 이길 수 있는 천하무적이다. 하지만 주인만 없으면 보통의 개보다 더 못한, 동네의 그 어떤 개에게도 이기지 못하는 나약한 개였다. 주인이 함께 하느냐 함께 하지 않느냐가 개의 승패를 좌우하였던 것이다.
참 힘든 세상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세상이 힘들다기보다 모두가 힘들다고 말하는 세상을 살고 있다. 자신의 힘을 너무 믿은 나머지 그 힘 때문에 넘어지는 삶을 사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일들이 너무 많아 버거워하면서 살고 있다.
삶 자체가 두려움이다. 오늘날 미증유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이런 시대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이런 이야기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초기에 영국의 작은 배 한 척이 중요한 임무를 띠고 미국을 향해 떠났다. 많은 적선을 피해 어떻게 미국까지 갈 수 있을까 염려하는 선장에게 임무를 부여한 사람이 말했다. “당신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이 비밀 부호를 사용해 무전을 치면 당신에게 곧 연락이 갈 것입니다.”
선장은 그 말을 믿고 험한 바다를 항해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에 적의 함선이 들어왔다. 선장은 지시받은 비밀 부호로 타전을 했다. 그랬더니 답신이 이렇게 왔다. ‘다 알고 있다. 우리도 적을 보고 있다. 우리가 그대 곁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 선장은 답신을 받고 용기백배해 계속 나아갈 수 있었다.
배가 샌프란시스코 항구로 들어갈 때, 선장은 자신의 배 뒤에 큰 배가 뒤따르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잠수함이었다. 보이지 않던 잠수함이 작은 배를 호위했던 것이다. 선장은 곁에서 계속 용기를 불어넣어 주던 ‘두려워하지 마시오. 우리가 그대 곁에 있소’라는 메시지 때문에 위대한 작전을 무사히 수행할 수 있었다.
지금 보이지 않는 손이 당신을 붙잡아 주고 있다는 걸 잊지 말라. 하나님을 믿는 이들은 보이지 않지만 그분의 손이 한 번도 자신의 손을 붙잡고 놓지 않고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와 함께 있으리라” 잠수함 선장의 말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이다.
하나님의 함께 하심이 유용하려면 함께 하심을 믿고 따라야 한다. 작은 배의 선장이 아무리 잠수함에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해도 보이지 않는 목소리에 대하여 거부하고 계속 두려워한다면 목적은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신앙인의 삶도 이와 같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으신다. 그러나 우릴 잠시도 떠나지 않으신다. 하나님의 함께 하심을 믿고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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