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있는 것을 분류해 보는 것은 신앙인에게 의미 있는 일이다. 물론 다른 이들에게 근본주의라고 면박을 당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든가, 의미 있는 것과 의미 없는 것, 숨 쉬지 않는 것과 숨 쉬는 것 등으로 말이다.
어떤 사람이 이런 분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구별이 가능하다. 그런데 어떤 분류를 하든 주관적인 분류와 객관적인 분류로 나뉠 수 있다. 주관적인 분류보다는 객관적인 분류를 하는 게 다른 이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분류라 해도 하나님께서 인정하지 않는 분류라면 어떨까?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분류하면서 산다. 예를 들면 남자와 여자라든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도시 사람과 시골 사람, 공부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키 큰 사람과 키 작은 사람 등으로 말이다.
책을 읽다가 공감할 만한 내용이 있어 여기 옮겨본다. 빌 하이빌스의 「사랑하면 전도합니다」라는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한번은 빌 하이빌스 목사가 강연회에 참석했는데, 강연자가 스티커 한 통을 꺼냈다. 그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서 강단 위를 돌아다니며 작은 집 모형, 장난감 자동차, 인형 크기의 사무실 책상에 빨간 스티커를 붙였다.
강연자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잘 보이지 않겠지만, 빨간 스티커마다 한 단어가 씌어 있는데 그것은 ‘순간’입니다. 제가 빨간 스티커를 붙인 물건들은 모두 순간적인 것들입니다. 우리가 이것들을 위해 산다면 순간의 쾌락, 만족, 성취를 좇는 삶이 되겠죠.”
그는 눈에 보이는 모든 물건에 빨간 스티커를 붙이며 그런 것들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다. 그러고 나서 그는 “이 강연장 안에 순간을 초월해 다음 세상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이 딱 하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을 강단 위로 불러 그의 옷깃에 파란 스티커를 붙이고 “긴 인생길을 마치고 마지막 숨을 내뱉는 순간 여러분은 무엇을 위해 살았다고 말하고 싶습니까?”라고 물었다. 세상의 어떤 물건도 다음 세상으로 챙겨 갈 수 있는 게 없다. 땅, 집, 예금, 직함, 성공 등 모두 놔두고 갈 것이다.
맞다. 하지만 영혼은 아니다. 심판 날에 세상에서의 삶이 평가를 받을 때 가진 것과 못 가진 것의 구별을 따라 평가되지 않는다. 세상에서 어떤 성공을 이뤘는지 아닌지에 따라 평가받지도 않는다. 다만 사람의 영혼의 귀중함을 알고 살았는지 아닌지만 판단 받는다.
주관적인 분류는 물론이지만, 세상 사람들이 다 인정할 객관적 분류를 아무리 잘했다 하더라도 사람의 영혼을 염두에 두지 않은 분류를 하고 살았다면 후회할 날이 온다. 세상은 단지 영원한 것과 영원하지 않는 것의 구별이 있을 뿐이다.
자, 이제 발걸음을 멈추고 영원한 것과 영원하지 않은 것을 분류해 보라. 지금 당신 곁에 있는 것들이 영원한 것에 초점을 맞춘 것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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