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이렇게 말한다. “이번 부흥회에 은혜 받으러 갑시다!”, “설교에 은혜 받으셨습니까?” 교인이라면 이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를 사람이 없을 것이다. 교인은 은혜를 받아야 한다. 은혜를 받아야만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살 수 있다.
그런데, 은혜를 받는 것만 알지 은혜 안에 살아야 한다는 것은 모른다면 난감한 크리스천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은혜를 받는 것도 맞지만,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사는 게 더 맞는 말이다. 은혜를 받는 다는 말은 무엇인가 은혜를 끼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래서, 목사님의 설교가 은혜스러워야 하고, 찬양하는 사람의 모습이 은혜스러워야 한다. 심지어는 교회 분위기나 성도들의 자세가 은혜스러워야 은혜를 받는다. 그래서 그런 분위기의 교회를 찾아 이동하는 성도가 등록 교인의 75%라고 한다. 교회를 자주 옮겨 다니는 교인들이 대부분 이런 부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게다.
한 성도의 이야기이다. 그는 특별 새벽기도회를 가보고 싶었다. 기도하고픈 갈증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느꼈기 때문이다. 결심하고 잠을 일찍 자려는데 빗방울이 떨어져 싱숭생숭하여 잠을 잘 들 수가 없었다. 너무 늦어져 두 시간 후에 일어날 자신이 없어 그냥 책을 읽다가 새벽 3시에 준비하고 20분에 집을 나섰다.
교회가 멀어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택시를 탔는데 심야요금이 적용되는 게 아닌가? 주머니에는 달랑 만 원밖에 없는데. “요금이 200원씩 쑥쑥 올라가더라고요. 아직 한강 다리를 건너지도 못했는데.... 6천 원, 7천 원이 훌쩍 넘었어요. 성수대교를 건널 때 요금은 9,600원이 되었지 뭡니까. 교회는 멀었는데. 눈물이 나올 것 같았어요.”
택시 기사에게 말했다. “아저씨, 저 만 원밖에 없거든요. 그냥 여기서 내려주세요” 교회까지 걸어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너그러운 기사는 그의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었다. “휴- 감사합니다.” 속으로 감사로 눈물지으며 교회에 도착하자 벌써 꽉 차 있었다. “하나님, 저를 진짜 사랑하셔서 저에게 은혜를 부어 주시려고, 임재를 느끼게 해주려고 모자란 택시비도 아랑곳없이 여기까지 태워다 주셨군요.”
이 성도에게 ‘어떤 설교가 은혜가 될까?’라고 말한다면 그게 이상한 거다. 이미 은혜를 듬뿍 받고 교회 안으로 들어 온 것이다. 아주 엉터리 설교자가 아니라면 그에게 은혜를 끼치지 못할 설교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은혜는 받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사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정말 황홀한 새벽기도회였어요. 은혜 주신 하나님, 참으로 감사합니다.” 남의 얘기만 하지 말고 당신 얘기를 해 보자. 어떤가? 은혜를 받으러 다니는 교인인가, 은혜 안에 사는 성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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