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차로 어린아이를 친 적이 있다. 그는 갑자기 튀어나온 쪽이 잘못이라면서 어린아이를 잘 가르치지 못한 부모 탓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나중에 자기 아이가 차에 치여 죽는 사고가 일어났다.
아이 아버지는 반쯤 정신이 나가 ‘이렇게 작은 아이를 치여 죽이다니!’ 하며 운전기사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휘둘렀다. ‘돈을 아무리 줘도 아이는 돌아오지 않아. 돈 같은 건 필요 없어. 아이를 살려내!’ 라고 울부짖는 통에 주위에서 말릴 수조차 없을 지경이었다.
자신이 아이를 치었을 때는 상대방 부모의 잘못이고, 자기 아이가 치였을 때는 사고를 낸 운전기사가 잘못이라니. 그의 친구들은 뒤에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나 나는 이 사람을 조롱할 수가 없다. 그것이 우리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신의 죄를 알지 못함에 있어서는 모두 이 사람과 같다고 생각한다.
위의 이야기는 '사랑의 여러 가지 모양'이란 책에서 미우라 아야코가 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현대의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을 얼마나 잘 꼬집고 있는지 모른다. 내가 당하면서도 너무 통쾌할 지경이어 섬뜩하다.
이게 바로 당신과 내가 살아가는 모습이 아닌가? 우리가 자식을 사랑하는 방식이 아닌가? 우리가 나를 표현하는 방식이 아닌가? 아마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이가 많지 않을 것이다. 세상이 복잡하고, 생존경쟁이 치열하면 그럴수록 이런 양태의 행동방식은 그 칼날을 더욱 세우게 된다. 그러면서 말한다. “그렇지 않고는 이런 악한 세상을 도저히 이기며 살 수 없다.”고.
그런데 이런 삶의 방식이 땅을 목표로 하고, 세상의 명예를 목적으로 하는 이들에게는 당연하다. 어찌하든 이 세상에서 자신의 이익을 획득하면 되니까. 그러나, 그러나, 그리스도의 삶을 모본으로 닮아간다고 말하는 그리스도인들까지 별로 다르지 않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난 현 시대를, 이미 별로 다르지 않은 가치관이 그리스도인의 마음 밭에 가라지를 뿌리고 번성하고 있다고 말하고프다. 그런 교인들(그리스도인이란 말을 굳이 피하고 싶다)은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란 말씀은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보물을 하늘에 쌓으라는 말도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른뺨을 맞으면 왼편도 돌려대라는 말도 흐지부지 듣는다.
그러나, ‘복을 받으라, 건강하여질 것이다, 나아지리라, 창대하리라.’는 등의 말씀들에는 귀를 쫑긋 세운다. 분명 그른 태도이다. 성경 말씀을 더하거나 빼는 처사다. 현대를 사는 성도들은 믿는 방식조차 자신이 택한다. 하나님의 생각과 뜻은 아랑곳없다. 자신의 뜻과 생각을 관철하면 그만이다. 교회에서도 이런 이들에 의해 분란과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이제, 그리스도인들이여! 고개를 들어 이웃을 보고, 하늘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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