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식당 안이 쩌렁쩌렁하다. 아침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가니 벌써 한 어르신께서 큰 소리로 밥을 더 달라고 야단이다.
“이걸 밥이라고 주는 거야? 코딱지만큼 한 게… 이걸 먹고 어떻게 살아? 여기 밥 더 줘!!”
내가 먹는 양보다 훨씬 많이 담긴 밥그릇을 가리키며 날더러 알아달란 듯이 눈을 흘깃흘깃 하며 계속 언성을 높이신다. 이 어르신은 이러시는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늘 밥이 적다고 불평이시다.
당뇨가 너무 심하셔서 칼로리 섭취에 온 신경을 쓰는 의료팀과 조리팀의 안타까움과는 너무 거리가 먼 일들이 매 식사 때마다 벌어진다. 귀가 안 들리시기 때문에 그의 목소리는 내 귀도 진저리칠 만하게 크다. 자기가 못 들으시니 남도 못 듣는다고 생각하신다.
그가 그럴 때마다 종종 ‘또 시작이다. 이그, 시끄러워!’ 하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온다. 직원들은 곁으로 가 잘 달래려고 무던히도 애쓰지만 그때마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어서, 하는 수 없이 밥 한 주걱을 더 주고 마는 때가 허다하다. 그러니 당연히 그의 몸은 더욱 병세가 악화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런 경우는 비단 이 어르신만의 이야기는 아닐 터. 우리도 모두 공범이란 생각이 든다. 하나님은 안 된다고 하신다. 하나님은 아니라고 하신다. 그게 진정 우릴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법칙이다. 그러나 기를 쓰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달라고 생떼를 쓴다. 얻으면 우리는 기도가 응답되었다고 만족해한다. 너무나도 닮은꼴이 아닌가?
늙으면 밥 힘으로 산단다. 옛날 어르신들께 듣던 말이 요샌 실감이 난다. 묵은 섬에 낱알이 더 든다고 하지 않던가? 그 어르신뿐 아니라 다른 어르신들도 먹는 것만큼은 남에게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거의 한결같이 먹는 것에 대한 욕심이 많다. 우리 사랑의마을 식구들은 먹기를 탐하는 자들이다.
세 끼니는 물론 새새 간식도 있다. 그러나 먹을 때마다 부족해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애처롭다. 그간 못 먹고 살아서일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러나 무엇보다 속이 허전하기 때문이 아닐까?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길고 텅 빈 마음들을 채우려니 밥이라도 먹어 배라도 든든하게 채워야 하지 않겠는가.
먹기를 탐하는 자라면 우리 마을 식구들은 예수님과 동류의 사람들인 게다. 어디를 가시든지, 상대가 죄인이라 놀림 받는 사람이든 아니든, 초청한 집에 들어가 먹고 마시는 걸 좋아하셨던 예수님, 그분과 닮아있지 않은가.
사람들이 좋아, 음식보다는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그들과 자리를 하셨던 예수님이시지만, 먹기를 탐하는 자란 소릴 듣기는 우리 식구들과 같으니, 우리 식구는 진정한 예수님의 친구인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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