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구아들 결혼식에 가야기에 은행에 가서
몇잎 찾아다 놓아야겠다 생각하고 있는찰라
서울 사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저번에 참석못한 양평친구네 딸 결혼 축하금이랑
오늘 친구네 축하금이랑 대납해 달란다.
내 지갑사정을 아는가보다. 일단 알았다고 접수해 놓았다
손녀딸이 오늘따라 놀이방에 안가겠다고 보챈다
놀이방 가기 싫으면 대신 할머니랑 은행에 가자니까 벌떡 일어났다
은행에 가자던 아이가 수월하게 놀이방 쪽으로 방향을 잡기에
얼렁뚱당 놀이방으로 유인했는데 놀이방 앞에서 일성을 지른다.
"은행간다고 했자나요?"
이 때 놀이방 선생님이 눈을 끔뻑끔뻑 싸인을 주면서
"오늘 노동절이라 은행 문 닫았는데요?"
"별이야 할머니 인사하고 어서 들어와"
어쩐다지? 은행이 문 닫았다네? 하지만 카드로 출금이 가능하다고 한다.
손녀딸은 실은 은행 옆에 빵집을 겨냥해서 할머니 따라 나오는게 즐거웠던 것인데
은행 문 닫았다니 빵? 은 어쩌나 하고 당황하는 눈치였다
놀이방 선생님에게 홀려서 할머니랑 헤어졌지만 마음에 안쓰럽다
야무진 별이 꿈이 사라졌으니...
혼자 터덜터덜 은행 입구에서 현금을 뽑는데
통장을 넣고 뽑을려고 했더니 뭐가 안된다고 한다
내가 아나? 해봤어야 말이지?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비번을 볼까봐 신경도 쓰이고
세번 실패하면 번거로운 일이 생긴다고 들었는데 조금 위축되었다
이번엔 카드를 넣었더니 간신히 쓸만큼 현금을 꺼냈다
은행 앞에 순대아주머니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를 팔고 있다
아침밥 먹기 싫어 건너 뛰었는데 순대는 먹을수 있을 것 같아
1인분 2000원 어치 달라고 했더니 아지매가 이렇게 말한다.
"어지럽지요?" "속이 미슥거리구요?"
자기가 의사라도 되나? 진단은 웬 진단을 하나?
계속 퍼붓는다 "제대로 잡수셔야는데..."
내가 너무 딱하다는 눈치다.
못 먹어서 영양실조 걸린 할매가 속이 허해서 순대 먹으로 온줄 아는가보다
뭐라던 상관있나? 순대 먹으면 되는거지.
순간 손녀 별이가 마음 쓰였다
놀이방 아이들 숫자도 모르면서 별이가 먹고싶다던 크림빵이랑
있는대로 왕창 털어서 사다가 놀이방에 주었다.
아이들 오늘은 빵을 간식으로 먹는 날이 될것같다.
순대도 친구가 있어야 꾸역꾸역 맛있게 먹을텐데
혼자 입에 넣으니 몇조각으로 끝내 버렸다
소금만 꾹꾹 찍어 먹었더니 입안이 짭짤해졌다
내가 왜 이렇게 피죽 한 그릇 못얻어 먹은 노인네 취급을 받으며 다니나 모르겠다
배고파 죽어도 때깔이 근사하면 배터져 죽은 노인으로 볼텐데...
그래도 늘 기쁘고 감사한 것은 속사람이 배부르기 때문이다
겁나는게 없는 이 노인네를 물로 보나?
바다별
순대 아짐씨 넘 눈치없는 사람인갑네요..
요즘 집에서 눈치보여 식사 못하고 굶는 어르신들이 많아서 잠시 오해를 했었나봐요.
수니님 생기 넘치는 눈을 봤으면 안 그랬을텐데...ㅎㅎ
이제 시현이네 떠나면 모델이 줄어들어 허전하시겠어요?
그래도 그동안 마니 찍어둔 사진이 있으니 든든하실 겁니다.
언제나 속사람이 짱짱하고 유머러스한 수니님!
맛난 것 마니마니 드시고 건강하셔서 좋은 글 자주 쓰셔요.
2006-05-16
남상순
푸하하하 바다별이 들렸었네요
순대 오늘도 그 아지매에게 사다 먹었어요
먹는대야 두어쪽 먹는거죠 잘 아시지만 입이 짧아서리...
두 달이나 빠지고 보니 참 멀게 느껴지네요
저번에 친구가 계산중앙교회에서 바다별 봤다고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동화구연 제일 재미나게
하셨다고 자랑하던데요? ㅎㅎㅎ
잘 지내시지요? 늘 행복하시구요?
다음달엔 꼭 만나야겠죠?
2006-05-16
바다별
세상 참 좁더라구요..ㅎㅎ
나도 깜짝 놀라고 반가웠어요.
쪽이님이 그 교회 합창 선생님이시데요.
다음 달은 덕적도 가는데 꼭 오실 거지요?
사모노트도 잼난 글 많을 것같은데 사용권한이 없다 하네요.
일분 묵상 자주 하심 좋겠어요...ㅎㅎ
2006-05-30
남상순
엇 어디 사모노트요?
저의 개인 홈피에?
에구...요즘 쓸게 많은데도 시간을 못내고
맴이 어수선해요
차분하게 가라 앉아야 글도 쓰는데...
아들네 가고 마음 안정도 아직이고...
고맙습니다. 멋진 독자님
덕적도 6월 언제 가요?
제가 6월에 북한에도 가고 좀 바쁜데
제발 중복되지 않았으면 꼭 가고 싶은데...
좌우간 잘 피해 지겠지요 모오!
덕적 꼭 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