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기차로 강원도 눈꽃열차여행을 하루 한적이 있다
인삼의 고장 풍기역에 일행들이 1시간여 내리는 시간을 주는것이 관광코스였다
커다란 인삼파는 공공건물 앞에는 온갖 약초 산채들을 파는 노점상들이 즐비하다.
잠시후 웃지못할 눈물나는 코미디가 벌어지고 말았다.
노점상끼리 싸움이 붙었는데
시골 밭에서 캐온 고구마라고 하면서 장사가
"이거 4kg인데 어서 사가라" 고 하자
그 앞에 있던 노점상 아주머니가 고함을 지르며 욕을 하였다
"그게 무슨 4kg이냐 2kg밖에 안되는데
왜 거짓말을 손님에게 하느냐?" 그러니
"너 같은 것 때문에 우리들까지 속이는 줄 알지 않느냐?"
이때였습니다.
맛댓구를 하는 노점상 아주머니는
"속이는건 너희들이지...몽땅 중국제 갖다 놓고선 국산이라고 속이는게 누군데?" 하며
더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싸움은 격렬해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주변에 싸움구경을 하던 고객들이 빽빽하다가 슬금슬금 흩어지고
서로 물고먹다가 둘 다 망하는 모습이 안타깝기 짝이 없었다.
구경군들에겐 한쪽의 코미디일 뿐이었지만
싸움하는 아주머니들에겐 비장한 생존경쟁이었다.
돌아서는 사람들마다 씁쓸한 실소를 금치 못하는 것은
모두가 속이고 속고 믿을 수 없는 세상이라는 비탄의 눈빛이다
그토록 상거래가 발전되고 정찰제가 안정되어 가건만
아직도 재래시장을 찾는 훈훈한 인정에 찬물을 끼얹는 기분
이제는 시골 아주머니들이 유기농 채소라고 황토흙을 발라 오고
벌레를 잡아다 채소에 얹어놓고 판다는데
그래도 순박하다고 믿었던 시골도 마음의 고향이 되지 못하니
명품병에 허덕이는 도시 유한마담들이나
돈에 인정을 팔아먹는 시골 아주머니 들이나
무섭긴 마찬가지다
잠깐은 속여도 오래 속일 수는 없고
몇사람을 속여도 모두를 속일 수는 없고
거짓은 거짓을 낳을 뿐이라는 거짓의 운명을
우리가 너무 잘 알면서도 속이고 속고
알면서 속고 몰라서 속는다
언제 바람직한 신용사회가 된단 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