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조직검사를 한후 기다리는 1주일은 참 암울합니다. 어제는 오랫만에 딸과 함께 대공원 찬바람을 쏘이고 허브 가게에서 향그러운 차도 마시고 예쁜 꽃도 사진 찍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돌아오는 찻속에서 딸이 말했습니다. 보험을 들었는데 혹시나해서 어제 전화를 걸었더니 암보험이 아닌데도 암이라는 진단만 나오면 3천만원을 받고 한달에 얼마라던가 입원진료비가 나온다면서 보험 들은지 얼마 안되었는데 돈벌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기가 찬 노릇이었습니다. 돈 한푼도 안 받고 계속 보험료를 두배로 내도 좋으니 암보험료 받을 일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얼마전 새벽기도 마친후 병원심방을 갔었습니다. 모 대학병원 특실에 입원한 환자였는데 특실은 화장실은 물론 주방 시설 그리고 소파를 갖춰 고급스러웠습니다. 특실 병동은 조용하고 쾌적한 분위기였습니다. 나야말로 병원 특실을 처음 구경했습니다. 집에와서 며느리에게 "특실 참 좋더라!" 고 했더니 며느리가 아무 응답이 없습니다. 내심 "특실이 어떻게 생겼어요?" 라고 물으면 할 말이 있었는데 심지깊고 입이 무거운 며느리는 다음 말을 잇지 않았습니다. 순간 나는 그렇다! 병원 특실이 왜 궁금해야 하는가? 그 곳에 들어갈 일이라도 생긴다면 몰라도 단순한 호기심에서라도 병원 특실만큼은 궁금할 필요가 없다. 아무리 사는게 어렵다고 한들 병원 특실에 들어가 살고 싶은 사람이 있겠는가? 병원에 있는 사람들의 소원은 특실로 옮겨보는게 소원이 아니라 퇴원해서 내 집에 돌아가는게 소원이 아닐까? 그리고보면 이땅에서 죄짓고 권력에 눈이 어두워 하나님의 자녀의 귀한 신분도 망각한채 정치노름에 감투병에 걸려서 허우적거리며 수장이 되어보겠다고 분투하는 것보다야 고향집에 돌아갈 영원한 긍지를 가지고 초라하더라도 하늘 아버지께서 나를 알아보시는 것이 낫지 않는가? 그날에 "왜 저를 몰라보십니까? 제가 표적과 이사를 행하기도 하고 선지자 노릇을 하였는데요? 세상 사람이 나 모르는 사람은 없을껄요?" 하지만 이 세상 보다 크신 그분이 알아보시는 것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요? 시편기자는 시84: 10에서 주의 궁정에서 한 날이 다른 곳에서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거함보다 내 하나님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라고 한말이 크게 귀에 들려오는 날입니다. 왜 개똥에 굴러도 이생이 좋다고 말하면서 스스로 속고 있을까요? 악인의 장막에서 왕노릇하는것이 하나님 집의 문지기 노릇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할까요? 병원 특실에 들어가 살고싶은 사람이나 거금의 보험금을 타는 재미로 암에 걸린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는 잘 알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