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결혼주례는 다른 목사님이었는데 그 목사님의 부인이 나랑 동기동창입니다. 오랫만에 만나니 참 반가웠습니다. 자그만치 졸업후 처음 만났으니 68년이후 40년만에 만난셈이지요 그간의 소식이야 서로 오갔고 전화통화를 한적은 있었습니다. 특별히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신학교 동창생은 여자숫자가 아주 적을때였기에 우정이 각별한 사이였으나 내가 1년 휴학을 하느라 뜸하던 동창입니다. 제발 동창회 좀 나오라고 권하더군요 동창회 잘 나가기 힘들더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랫만에 만난 동창이 스스럼 없고 생각없이 한 말이겠지만 공석상에서 "원래 이렇게 작았나? 늙어서 쪼그라들은거야?" 이러는 겁니다. 제가 뭐라고 답을 하였을까요? "응, 원래 작은데다가 늙어서 쪼그라들었어" "그런데 너는 참 이쁘고 고운게 학교 다닐때랑 조금도 안 변했다" 그랬죠 옛날같으면 칼이 날라갔을겁니다. "너도 별로 안크네 나보다 한 10센티 크구만 늙기야 네가 나보다 나이가 더 많으니 너도 많이 쪼그라 들었구...그런데 나 쪼그라지는데 보태준일 있니?" 요렇게 응수를 하였을것입니다. 인간의 신체적 약점을 들어서 화제로 삼는것이 얼마나 잔인하고 비열한 인품인지 아시나요? 예를 들어봅시다 시각장애인에게 "눈이 멀었군요 답답하시지요?" 다리에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절둑발이신가 보네요? 보기가 좀 그렇군요" 이렇게 말해보십시요 그 장애인보다 더 큰 인격의 장애를 가진 사람이 바로 그 사람 아닐까요? 신체적 약점뿐 아니라 사람마다 아픈곳을 건드리면 견디기 힘든것입니다. 실은 그 친구 학교다닐때 정말 한심했거든요? 한마디로 공부를 지질히 못해서 늘 과락이었어요 그러면 내가 다음과 같이 말하면 어떨까요? "학교 다닐때 지질히두 공부 못하더니 자녀들은 공부 잘 했나?" 이렇게 물어보세요 기절초풍 할 일이 아닐까요? 수 많은 사람을 다스리는 목사의 아내로서 그나이가 되었으면 이제 인격적인 대화를 이끌어 갈줄도 알아야할 나이건만 아무리 동창 친구라도 40년만에 만난 친구에게 조금 심했지요? 글을 빙자해서 제가 더 심한가요? 그 자리에서는 위선자처럼 좋게 말하고 글로 분풀이를 하고 있는 내 인품도 더 우습지요? 사람은 누구나 컴플렉스가 있고 신체적 열등감이 있는 법이고 정신적인 아픔들을 가지고 삽니다. 그 아픈 곳을 눈하나 깜짝 안하고 찌르고 헤치고 고추가루를 붓는 이런 상황이 우리 주변에서는 얼마든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동에서 뺨맞고 서에 와서 욕하니 속은 후련하고 이렇게라도 상처를 치료 받고 싶은 내가 측은하기도 합니다만 늘 하던 말을 또 하고 싶습니다. 좋은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옳은 것이 좋은 것입니다. 옳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옳은 것이 덕을 세울때 좋은 것입니다. 나도 나자신도 모르게 이웃에게 상처를 입힌것을 회개하면서 상처받은 심령이 이 글을 통해 치료받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