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는 수년째 새벽 0시에 성탄절 예배를 드립니다.
성탄예배를 마친후 집에 도착할무렵은 새벽2시쯤 되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지하에서 탔는데 1층에서 남녀가 타더군요
눈 인사도 제대로 못나누었는데 남자는 엘리베이터 문을 발로 차기 시작했습니다.
9층 우리집에 도착해서 내리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무렵 남편이 내게 말했습니다.
" 이상한 사람 아니야?" " 글쎄, 그럼 어쩐대?" 라고 응답하자마자
거의 닫히던 엘리베이터 문을 두 팔로 강제로 열면서 고함을 치는 것입니다
"지금 뭐라고 했느냐"고 하던가? 느닷없이 엘리베이터에서 튀어 나오려고 하고
여자는 목을 조이면서 말리고 실랑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욕을 하기 시작하더니 몸을 날려 멱살을 잡고 발로 차고 난폭한 폭력이 시작되었습니다.
술취한 사람이건만 세 사람이 한사람을 말리는데도 당하기 힘들 정도로 난폭했습니다.
옆에 있던 여자가 목을 잡고 늘어지면서 "오빠 왜 이러느냐고 "
사정하며 엘리베이터 안으로 끌어들이며 "술취해서 그러니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여자 혼자 타는데 순간적으로 이상한 남자가 같이 탄것이라면 뭔가
조처를 취해서 보호해야하는 것 같아서 우리 내외가 걱정했던 것이라고 말했더니
여자가 "알아 듣고 말고요" 하면서 거듭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의 난동은 가히 기절초풍할 지경입니다.
남편이 나이들었지만 영원한 해병이었고
요즘도 끊임없이 운동을 하는 사람이기에 망정이지
그대로 꼼짝없이 폭력을 당하기만 했더라면 아주 많이 다쳤을 것입니다.
술취한 사람이 그정도면 운동을 한 사람 같았습니다.
발이 얼굴까지 올라올정도 발차기에 능숙했으니까요
아무리 운동신경이 발달했어도 발로 찰때 발을 딱 잡아
엘리베이터 안으로 밀어넣는 남편의 실력을 당할 재간이 없었습니다.
두어번 나가 떨어지더니 마침내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면서
동네가 떠나갈듯 고함치는 소리가 나더군요
소요에 휘말려서 내 핸드백이 다 쏟아졌는데 집에 들어와보니 휴대폰이 없어졌습니다.
남편이 순간적으로 엘리베이터 틈새로 하얀휴대폰이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9층에서 떨어졌으니 지하까지 10층 높이에서 휴대폰이 떨어진 것입니다.
박살이 났겠지요 물론...
어이없는 일을 당하고나니 호흡을 고르기가 힘들정도였습니다.
온갖 착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세상에 평화로 오신 주님을 증거하며 화평케 하는 사람이 되자고 설교하고
들어오던 마당에 정말 난감한 상황이 순식간에 벌어진것입니다.
이런 사람과 한 라인에서 살아야한다는 것이 갑자기 정 떨어졌습니다.
그 여자가 오빠라고 하던데 친정오빠인지? 남편인지도 알수 없는 일입니다.
사람다운 사람이라면 그 남자가 술깬 뒤에 우리집에 와서 사과를 해야 마땅합니다.
술먹은 개인지라 개와 싸우면 똑같은 개가 된다면서 봉변당했다고 생각하고
사과는 기대도 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도
요즘 젊은이들에게 말한마디 잘못하면 칼맞는다더니
정말 너무도 무서운 광경을 보고 심장박동이 가빠집니다.
오늘 아침에 경비실에 연락해서 엘리베이터 바닥에 플래시를 켜서 살펴보니
박삭이 난 내 휴대폰은 배터리 뚜껑들이 산산 흩어져 있습니다.
돌려받아 충전하고 연결을 해보니 아무렇지도 않게 제 구실을 하였습니다.
직통 10층 높이에서 떨어진다면 백번 바스러질 일인데
좁은 통도로 내려 떨어지는 동안 여기저기 부딛치면서 완충 효과가 있었던가?
어찌 된 영문인지 멀쩡한 것이 기적 같았습니다.
휴대폰 멀쩡한것으로 위로삼고 씁쓸한 가슴을 다독거리고 있지만
언제고 이 사람을 다시 엘리베이터에서 만날지도 모르는데
정말 왜 그랬는지...? 알고 싶고 변명이라도 듣고 싶습니다.
혹시 누가 압니까? 요란스럽게 구원하실 계획이라도 있으신 것일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