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에서 창밖을 내다보거나 하늘을 바라보는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것이 지루할 사이도 없이 급박한 날도 있었지만
어느날엔가 지루한 순간도 있다
그러나 프레임속에 순간들을 담기 시작하면서
모든 날들은 같은 날이 없었다
낮에 뭉게구름이 아름다운 날은 저녁에 노을이 좋을 것을 기대하면
전혀 그 멋진 구름은 다 풀어져 사라지고 검은 비구름으로 바뀔때도 있다
무심히 바라보노라면 구름은 이모양 저모양으로 바뀌다가 어디론지 사라진다.
매일 아침 저녁 운동이 필요한 환자인지라 열심히 카메라를 들고 따라 나선다.
남편은 나를 위해 운동을 해 주는 것처럼 사진 찍는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생각하고
나는 남편의 운동을 돕기 위해 함께하며 부수적으로 사진을 누린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한날 같은 모양의 구름이나 하늘을 만나지는 못한다.
그 하늘이 그 하늘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큰 잘 못이었음을 깨닫는다.
단 한번도 지루하게 같은 그림을 그리신 적이 없으신 창조적 실체이신 하나님
알베르 까뮈는(Albert Camus)는 인생이 부정적 반복속의 존재로 보고 시지프스의 신화를 썼다.
어찌보면 같은 거리를 태어나서 뱅뱅 돌다가 어느날 흔적 없이 사라지고
또 다른 인생이 그 거리를 사라질줄 알면서 힘겹게 돌을 굴리듯 살아간다.
하늘의 구름이 같은 적이 없고 그런 하늘이 같은 하늘이 아닌것처럼
같은 날이 없다는 것을 깨닫기는 창조적 실제를 만난 이후에 눈뜨는 실화다
새로운 피조물이 된 눈으로만 모든 날은 같은 날이 아니라 새날이 될 수 있다.
카메라 프레임속에서 새날을 만날 수 있는 눈은 복받은 시각이다
시지프스의 신화적 삶을 사는 실존이
창조적 실화를 살아내는 실재가 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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