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이 내게 말했다. "현욱(가명)이가 왔더라구" 낯선 차가 있기에 누구차인가 물었더니 현욱이 차라고 해서 귀를 의심했지. 그런데...농구대 근처에서 친구들과 이야기 하고 있었어. 현욱이는 아빠와 함께 산다. 군에서 제대하고 모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현욱이는 입양된 아이였다. 기도하는 아름다운 가정에서 사랑으로 키워졌다. 아빠가 말단 공무원으로 부정에 연루되어 수감생활을 했다. 엄마는 5년을 기다리다 행적을 감추어 버렸다. 아빠는 8년형을 받았지만 6년만에 모범수로 출소하였다. 사랑하는 아내는 떠났다. 수감되던날 언제고 기다리지 말고 떠나도 좋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아내의 행방불명을 당연하게 받았겠지만 출소하여 많이 수소문하고 찾았다. 아들은 군에세 제대하고 아빠와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참 좋은 엄마였다. 청순하고 영성이 맑은 엄마였다. 현욱이를 잘 키워볼려고 업고 새벽기도를 다니던 엄마였다. 짜증이 심하던 현욱이를 위해 많이 울며 기도하던 엄마였다. 핏줄이 통하진 않았겠지만 현욱이 때문에 남편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현욱이가 군에 입대한 후 너무 외롭고 힘겨웠나보다. 가장 숨막히는 순간에 도움을 요청해서 제법 큰 돈을 도운적도 있다. 3년이 지난 어느날 문득 보고싶어 만나러 갔을때 화장이 조금 진해졌고 얼굴엔 슬픈 기색이 있었고 세상이 그녀를 혹시 삼켜버리지 않을까 염려되었다. 참 보고 싶다. 그리 될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이 있었을 것이다. 평생 아픔을 갖고 살 현욱이 엄마를 생각하면 가슴 저민다. "현욱아. 여기가 네 고향이다. 언제고 찾아와" "힘겨운 날엔 언제고 찾아오렴." 현욱이의 가슴속에 여자! 아니 엄마! 라는 그림은 어떤 그림일까? 현욱이의 아픔을 쓸어내리고 슬픔을 능히 씻어낼 여자가 세상에 있을까? 지고한 어머니의 사랑을 두번씩이나 잃어버린 현욱이의 엄마상은 무엇으로 각인되어 있을까? 착하디 착한 현욱이 엄마는 어디 가서 무얼 하고 있을까? 강원도에 땅을 사 놓고 남편 나오면 함께 살고 싶다고 했는데... 평생 산골에 숨어 살아도 좋다고 했는데... 무섭고 긴밤 죄인이 설곳 없음을 함께 경험했었는데... 언젠가 돌아와 많이 울것같은 슬픈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더 늙기 전에...서로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때 긴긴밤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데...아픔을 극복한 승리의 이야기를! * 성결교 교단지 "활천"에서 싣겠다고 해서 오늘 아침에 허락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