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는 영화가 관객동원에 성공할 뿐만 아니라 폭력성의 문제도 지적되었지만 잊지못한 국산 영화 한편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반세기 살아오는 동안 이럭저럭 친구라 이름할만한 이웃들이 생깁니다. 사람에 따라 평생 친구를 많이 갖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친구가 너무 많아서 걱정이라는 사람도 만납니다. 때로는 친구가 단 한사람도 없어서 노년에 너무 외로운 사람도 있습니다.
"먼곳에서 친구 찾아오니 이 아니 즐거운가?" 라는 성현의 말씀이 실감나는 나이이기도 합니다.
엊그제 탈랜트 김수희님이 주부들에게 강의하는 것을 잠시 들었는데 먼곳의 친구는 그리움이 있지만 가까운 곳에 있는 친구들을 소중히 하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노래방이나 찜질방 가고 싶을 때 생각나는 친구
부부싸움 하고 열받았을 때 생각나는 친구
부흥회때 은혜 받고 간증하고 싶어 만나고 싶은 친구
감기를 앓고 입맛 없을때 생각나는 친구
혼자 있어 적막하고 무료한 날에 생각나는 친구
어딘가 떠나고 싶을 때 생각나는 친구
누군가를 헐뜯고 스트레스 풀고 싶을 때 생각나는 친구
바람피고 싶을 때 생각나는 친구
비밀이 생겼을 때 들려주고 싶은 친구
죽고 싶을 때 마지막으로 만나보고 싶은 친구
백화점 갈 일 있으면 전화하고 싶은 친구
수년전 자식을 미국에 유학시킬 일이 있었습니다. 이억만리 낯선땅에 그것도 딸 자식을 홀로 떠나 보내며 "누구에게 부탁할까?" 많은 친구들을 떠올려보았습니다.
물론 유학할 지역에 사는 친구라야 하지만 딸을 맡길만한 친구가 있는 지역으로 학교를 정하게 되더군요.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신변의 안전이었으니까요?
함석헌선생님의 유명한 詩중에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라고 묻고 있습니다.
엊그제 병원에 입원한 성도의 소식을 접하고 아직도 마음이 찡! 합니다. 단 한사람의 친구도 없어서 마음의 병이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잠시 생각해 봅니다. 내 친구들은 어떨때 나를 친구로 생각날까
남편 책상위에 친구에게서 온 편지 한장을 잊을 수 없습니다. 수십년 소식도 없던 친구의 편지인데 간단하지만 자기의 전 인격을 걸고 부탁하는 노후 진로문제에 대한 부탁과 충고를 얻고저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펼쳐 있었고 너무도 반가운 이름이라서 읽어보았지만 구구절절 그 간단한 문장속에 들어있는 신뢰가 가슴 뛰게 하였습니다.
"이게 친구로구나!"
유난히 친구가 그리운 날입니다. 어쩌면 주님이 부르실때 자식들을 부탁하고 내 부끄러운 육신을 부탁하고 떠날만한 친구가 있다면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