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브켄베리아 새순이 올라오고 있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진딧물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연하고 보드랍고 맛이 좋은 새순을 기생하며 양분을 빨아먹는다
얼마나 괘씸한지 한마리도 남김없이 다 잡아버렸다.
게다가 연보라빛으로 피어나서 흰색으로 꽃 색갈이 변하는
오색 벤자민 새순에도 흰깍지 벌레랑 또 까만건 뭔지?
탄저병처럼 잎새에 붙어서 기생하면 잎이 떨어지고 금방 말라버린다.
매일 잡아죽이고 돌아서면 또 인사를 한다. "여기 살아있다"고
오늘 아침엔 진디물들이 내게 한마디 했다
"우리도 살아야하는데 왜 네 마음에 안든다고 다 죽이느냐? "
나도 응수를 했다.
"나도 살아야겠다. 이 꽃들이 예쁘게 피어나야 내가 산다"
그리고 보니 싸움은 진딧물과 브켄벨리아
흰깍지벌레와 오색벤자민의 싸움이 아니었다.
나랑 진딧물 그리고 흰깍지 벌레와의 싸움이었다.
나도 자연의 먹이 사슬에 걸려 버린듯하다
절대로 진딧물 과 흰깍지 벌레에게 져서는 안될 것 같은 작심으로
매일 베란다에서 아침 저녁으로 전투를 벌인다.
"너 죽고 나 살자." "같이는 못 산다." 이 싸움은 만만칠 않다.
물론 진딧물 약도 있고 깍지벌레에 뿌려주는 앰플도 판다
그 약을 뿌리질 않고 왜 열심히 이렇게 미련을 떠는 것일까?
나도 모르겠다. 내일쯤 약이라도 사러 나가볼까?
저놈들에게는 핵무기쯤 될려나?
내가 죽일 힘이 얼마든지 있는데 저놈들이 그걸 알기나 하나?
내가 만물의 영장 인간인데...
저놈들은 또 뭐라고 할까?
에고...인간아...인간아...
나 죽으면 너도 죽는다. 이 바부탱이야 !
같이 살자. 이 인간아...이러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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