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교회 원로/선교목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한국세계선교협의회 공동회장
제목 :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영성" 국민일보
오늘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영성은 바울의 영성을 지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된 영성은 예수님을 닮는 것을 말하는데 바울은 예수에 미칠 정도로 예수님을 가장 많이 닮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바울은 자기가 그리스도를 본 받는 자가 되었고(고전11:1) 예수의 흔적을 몸에 지녔다(갈6:17)고 고백했다.
1) 하늘을 찌를 듯이 교만하던 사람이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딤전1:15)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롬7:23) 라고 부르짖으면서 맨날 우는 지극히 겸손한 사람이 되었다. 바울의 뒤를 따라 조선교회의 아버지들인 길선주 목사도 이기풍 목사도 평생 울면서 회개와 참회의 기도를 드리는 지극히 겸손한 사람들이 되었다.
2) 바울은 가문과 학문과 종교성 등을 자랑하던 지극히 자만하던 사람이었는데 그 모든 것들을 배설물로 여기고 버리는 지극히 가난하고 지극히 약한 사람이 되었다. 약한 것들과 궁핍과 핍박과 곤란을 자랑하기까지 했다(고후12:10). 바울의 뒤를 따라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는 가난을 애처로 고난을 스승으로 삼는다고 고백했다.
3) 바울은 또한 소위 진리의 칼로 모두를 정죄하며 내리치던 무서운 사람이었는데 모두를 불쌍히 여기는 긍휼의 사람이 되었다. 마지막에는 그 당시 니느웨라고 할 수 있는 로마에까지 가서 로마 사람들을 긍휼히 여기며 그들을 위한 순교의 제물이 되었다. 바울의 뒤를 따라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와 한경직 목사는 모두 가슴에 긍휼을 지니며 살다가 죽었다.
4) 바울은 또한 바리새인중의 바리새인으로 지극히 배타적이고 지극히 분파적인 사람이었는데 십자가 아래서 모두를 품고 모두와 화해를 이루는 화해와 화목과 연합과 평화의 사도가 되었다. 바울은 십자가의 은혜는 곧 화해와 화평이라고 선언했고(엡2:13-16) 모든 인류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고 선포했다(갈3:28). 그리고 편지를 쓸 때마다 “하나 되게 한 것을 힘써 지키라”고 권면했다(엡4:3).
5) 바울은 또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서 사랑의 예찬자가 되었다. 신 구약 성경 가르침의 핵심은 사랑이고 하나님과 예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이다. 천사의 말을 해도 산을 옮기는 믿음이 있어도 귀신을 쫓아내거나 죽은 자를 살리는 이적을 행하여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선언했다. 바울의 뒤를 따라 성 프랜시스도 손양원 목사도 장기려 박사도 사랑을 예찬하며 실천했는데 장기려 박사는 사랑이 없는 모든 것은 한낱 쓰레기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 한국교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예수님과 십자가를 닮는 것보다는 세상을 너무 많이 닮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 문화와 유행에 너무 집착하고 있으며 세상적인 부귀와 성공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분열과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예수님 닮고 십자가 닮은 사도 바울의 영성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참회와 겸손의 영성, 가난과 약함의 영성, 긍휼과 희생의 영성, 화해와 하나됨의 영성, 그리고 사랑의 영성이 그리워지고 사모되는 때이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우리에게 주님의 영성의 부스러기를 채워주시옵소서!<국민일보, 20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