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나 교회가 항상 자기의 ‘지난날’을 돌아보고 ‘오늘’을 바라보면서 ‘내일’을 전망해 보는 것은 너무 중요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개인이나 교회는 항상 잘못과 실수를 범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개선해 나아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기 개선과 발전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해 보는 ‘역사적 안목’과 ‘통찰력’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은 ‘과거’의 믿음의 인물들의 삶과 사역을 열거하고, ‘현재’의 교회의 모습을 묘사하며, ‘미래’의 통일과 완성의 모습을 조망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어제'와 ‘과거’는 하나님의 망극하신 은혜로 너무나 귀하고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을 만들어서 물려준 보배로운 과거였다.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수고와 고난과 죽음으로 뿌리 내렸고, 신앙의 선배들의 참회의 눈물과 온유 겸손의 삶과 긍휼과 용서와 사랑의 봉사로 튼튼하게 자라났다. 주기철 목사님의 ‘일사각오의 신앙’과 모두를 품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인격은 모두를 감동시켰고, 손양원 목사님의 나환자들에게 베푼 ‘무한한 사랑’과 공산당 안재선에게 베푼 ‘용서를 넘어선 지극한 사랑’은 온 세계를 감동시켰으며, 한경직 목사님의 온유, 겸손, 긍휼, 포용, 사랑의 삶과 사역은 타 종교인들과 불신 사회를 감동시키고도 남았다.
한국교회의 '오늘'과 ‘현재’는 부끄럽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현세에 너무 집착하게 되었고 경제와 정치에 너무 집착하게 되었다. 현세적 문화와 유행에 너무 신경을 쓰게 되었다. 시끄러운 음악이 어느새 대부분의 예배를 지배하게 되었다. 필자는 2008년 8월 인도 델리에서 개최되었던 아시아 복음주의연맹 총회에서 주제 강연을 하면서 한국교회의 현실을 라오디게아 교회에 견주어서 소개하기도 했다. “과거의 한국교회는 서머나 교회와 비슷했다고 하겠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교회는 사데 교회 비슷하게 되었다. 옥한흠 목사님이 최근에 한국교회가 사데 교회처럼 되었다고 지적했다. 나는 한국교회가 라오디게아 교회 비슷하게 되지 않았나 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는 크고 부하게 되었으며 정치적으로 힘이 세어졌고 경제적으로 영향력이 있게 되었다. 한국교회는 대단한 종교 음악과 드라마를 연출한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한국교회를 신실하거나 믿을만하다고 보지 않는다. 방지일 목사님은 오늘의 한국교회가 성령에 의해 지배를 받는 대신 각종 음악과 프로그램으로 성령을 지배하려고 대든다고 지적을 했다.” 더욱더 우려되는 것은 한국교회가 분열의 분열을 거듭하고 극단적인 양극화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WCC 총회 유치와 WEA 총회 유치 문제로 KNCC와 CCK가 대결양성을 보이고 있으며 통합측과 합동측이 대결 양상을 보이기까지 하고 있다. 남북 통일이 민족의 지상 과제인데도 불구하고 진보와 보수가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교회의 '내일'과 ‘미래’에 대한 전망은 어떠한가? 한국교회의 ‘내일’은 우선 한국교회의 ‘오늘’이 범하고 있는 잘못들을 극복하는 ‘내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 경제 성장과 물량주의와 교회 성장에 치중하고 있는 세속화의 잘못들을 극복하면서 의식적으로 ‘약해지고’ ‘작아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기적이 되었고 이념적이 되었고 배타적이 되었고 분파적이 되었고 양극화적이 된 잘못들을 극복하여야 할 것이다. 정치와 경제와는 ‘거리’를 두면서 교파와 교리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너그럽게 받아드리면서 ‘협력’과 ‘연합’을 이루는 일에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오늘의 한국교회와 사회를 바라보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라고 생각하다가 한국교회와 사회가 바로 되려면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께서 받으시기를 원하시는 세 가지 제사를 드릴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첫째는 ‘참회’의 제사와 ‘참회’의 제물이라고 생각한다. 다윗은 평생 울면서 상하고 통회하는 회개와 참회의 제사를 드렸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상하고 통회하는 참회의 제사와 참회의 제물을 받으시고 인류 구원의 놀라운 축복을 베푸셨다고 생각한다. 사도 바울도 탄식하며 회개와 참회의 제사를 드렸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사도 바울의 상하고 통회하는 참회의 제사와 참회의 제물을 받으시고 인류 구원의 놀라운 구원의 축복을 베푸셨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의 아버지 길선주 목사님도 이기풍 목사님도 이성봉 목사님도 김치선 목사님도 한 평생 울면서 회개와 참회의 제사를 드렸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저들의 참회의 제사와 참회의 제물을 기뻐 받으시고 우리 나라와 교회를 구원하시고 축복하시는 놀라운 일을 이루셨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 교회와 사회 안에 서로를 향해 하여야 할 말과 지녀야 할 자세도 “내가 잘못했다” 라고 고백하는 사죄의 말과 자세라고 생각한다. 목사와 목사가, 감독과 감독이, 여당과 야당이, 대통령과 백성들이, 서로를 향해 “내가 잘못했다” 라고 고백하는 사죄의 말과 자세를 지닐 때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은 새로운 교회와 새로운 나라로 태어날 것이다.
둘째는 ‘긍휼’의 제사와 ‘긍휼’의 제물이라고 생각한다. "너희는 가서 내가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노라 하신 뜻이 무엇인지 배우라"(마9:13). 하나님께서는 지금 우리들이 북 치며 악기들을 연주하는 감성적이고 율동적인 화려한 예배의 제사를 드리는 것 보다는 모든 종류의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는 긍휼의 제사와 긍휼의 제물을 받으시기를 원하신다고 생각한다. 성 프랜시스의 마음과 손양원 목사의 마음과 한경직 목사의 마음에는 긍휼이 있었다. 분열과 갈등과 증오와 양극화로 치닫고 있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도 모든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는 긍휼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 교회와 사회에 필요한 것은 내가 싫어하고 미워하고 비판하던 목사와 감독과 여당과 야당과 대통령과 백성들을 모두 불쌍히 여기는 긍휼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셋째는 ‘사랑’의 제사와 ‘사랑’의 제물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지금 찾으시고 구하시는 제사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펴는 사랑의 제사와 사랑의 제물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주린 자에게 네 식물을 나눠 주며 벗은 자를 보면 입히는 것이 아니겠느냐”(사58:6,7). 사랑과 돌봄의 제사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나라와 민족의 마음을 녹이는 역할을 한다. 진리는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죽일 수도 있지만 사랑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살린다. 하나님께서 지금 찾으시고 구하시는 제사와 제물은 불쌍한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펴는 사랑과 구제와 봉사의 제사와 제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굶주리고 있는 북한 동포들에게 사랑과 구제와 봉사의 손길을 펼 때 하나님께서는 그 사랑과 구제와 봉사의 제사와 제물을 받으시고 북한은 물론 남한도 축복하실 것이다. 지금 우리 교회와 사회에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마음과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는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실 수 있는 제물들이다. 길선주, 이기풍, 주기철, 이성봉, 손양원, 한경직, 장기려와 같은 제물 일곱 분만 있다면 이 나라와 사회와 교회는 뒤집어지고도 남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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