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의 봄철 프로그램 개편에 따라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우리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의 이 만남을 통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하늘의 복을 우리 모두가 충만히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가수 노사연 씨가 부른 ‘만남’이라는 제목의 유행가를 아시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Slow Rock’ 리듬으로 아주 차분하고 감칠맛 나게 흘러가는 이 노래는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이 노래의 노랫말처럼, 우리들의 모든 만남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노사연 씨는, 우리의 만남이 ‘우연’이 아니라 ‘바람’이었다고 노래했지만, 따지고 보면 모든 만남이 다 우리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만남에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분명히 작용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원하든 원치 않든 수많은 관계의 망 속에서 살아갑니다. 부모 형제들과의 만남을 비롯해서, 스승과의 만남, 여러 친구들과의 만남 속에 성장합니다. 어른이 되면서는 직장 동료들과의 만남, 배우자와의 만남, 또한 자기 자식들과의 만남을 더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는 만남을 통해 무한한 기쁨과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어떤 만남을 통해서는 큰 슬픔과 아픔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기쁨이든 슬픔이든, 이 모든 것들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우리를 진실된 인간으로 세워 가는 아주 소중한 자양분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과의 만남, 어떤 책 한 권과의 만남으로 인생의 방향이 전혀 생각지 못했던 쪽으로 바뀌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 때, 그 자리에서, 누구를,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목표와 질이 눈에 띄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때는, 어쩌다 손에 잡은 책에서 언뜻 눈에 들어온 글 한 줄이, 또 어떤 때는 붐비는 시내버스 속에서 아주 잠시 만났던 이들의 대화 속에서 흘려들은 말 한 마디가, 또 어떤 때는 마지못해 읽었던 성경 한 구절과의 만남이 내 삶의 물꼬를 뜻밖의 방향으로 틀어 놓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만남’이야말로 우리 인생의 소중한 이정표요 스승이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가장 귀한 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누구를 만나고 계십니까? 그 사람과 어떻게 만나고 있습니까? 훗날, 지금 그 만남을 되돌아 볼 때, 내 인생에 가장 복되고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고 고백할 수 있을 만큼,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진실 되게 내 앞에 서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으시다면, 그 분 앞에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모쪼록 날마다 때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만남의 선물을 잘 간직하고 누리십시오. 만나는 모든 이들 앞에, 저주의 근원이 아니라 복의 근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십시오. 모든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참 좋으신 우리 하나님의 ‘복된 선물’이자 ‘거룩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 CBS 라디오 에세이(2004. 5. 10. 밤 11:55 방송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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