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성경에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며 우셨다는 말씀이 세 번 나옵니다. 한 번은 눈물을 흘리셨다고 했고, 또 한 번은 우셨다고 했고, 또 한 번은 통곡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셨다고 했습니다.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 Jesus wept. 아마 성경에서 제일 짧은 절일 것입니다. “가까이 오사 성을 보시고 우시며.” He wept over it.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고.” He offered up prayers and petitions with loud cries and tears.
1 예수님께서 왜 우셨을까요?
배가 고파서 우신 것도 아니었고, 몸이 아파서 우신 것도 아니었고, 억울해서 우신 것도 아니었고, 죽음이 두려워서 우신 것도 아니었습니다. 우리 죄인들이 죄 값으로 고통과 죽음을 당하는 것을 바라보시면서 불쌍해서 우셨습니다.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스라엘 자손들이 조만간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망하게 될 것을 바라보시면서 불쌍해서 우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아들을 버리시고 그리고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당하게 되는 비극을 바라보시면서 슬퍼서 통곡하며 우셨습니다.
이렇게 볼 때 예수님은 너무나 인간적이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불쌍한 인간들을 바라보시면서 사람처럼 슬퍼하시면서 우셨습니다. 구약에 성부 하나님께서 우셨다는 말씀은 없지만 하나님께서도 우셨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인간들을 바라보시면서, 아비가 자식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불쌍히 여기셨다고 말씀했기 때문입니다. “아비가 자식을 불쌍히 여김 같이 여호와께서 자기를 경외하는 자를 불쌍히 여기시나니”(시103:13). As a father has compassion on his children, so the Lord has compassion on those who fear him. 콤패션(compassion) 이라는 말은 함께 느낀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슬픔과 아픔과 울음에 동참하셨다는 말씀입니다. 그렇게 보면 성부 하나님도 매우 인간적이셨습니다. “오직 주는 은혜로우시며 긍휼히 여기시며 더디 노하시며 인자가 풍부하시므로 저희를 버리지 아니하셨나이다”(느9:17). “여호와는 자비로우시며 은혜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며 인자하심이 풍부하시도다”(시103:8). “인자와 긍휼로 관을 씌우시며”(시103:4).
하나님도 예수님도 아니 성령님도 모두 우리 죄인들을 바라보시면서 우셨습니다. 성령께서 탄식하시고 슬퍼하신다고 말씀했기 때문입니다.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 하시느니라”(롬8:26). 하나님도 예수님도 성령님도 모두 우리 죄인들을 바라보시면서 불쌍해서 우셨습니다. 아니 지금도 울고 계십니다. 너무나 황송한 말씀이고 나무나 고마운 말씀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하여 눈물을 흘리며 운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사실입니다. 쓰레기 같은 것들, 교만한 것들, 불순종하는 것들, 목이 곧은 것, 토해버려야 할 것들을 바라보시면서 불쌍해서 누군가가 나를 위해여 눈물을 흘리며 운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눈물을 감지한 하나님의 사람들도 눈물을 흘리면서 울었습니다. 선지자 예레미야가 울었습니다. “주께서 처녀 유다를 술틀에 밟으셨도다 이를 인하여 내가 우니 내 눈에 눈물이 물같이 흐름이여”(애1:15,16). “내 눈이 눈물에 상하며 내 창자가 끓으며 내 간이 땅에 쏟아졌으니 이는 처녀 내 백성이 패망하여 어린 자녀와 젖 먹는 아이들이 성읍 길거리에 혼미함이로다”(애2:11). 사도 바울이 울었습니다. “내가 삼년이나 밤낮 쉬지 않고 눈물로 각 사람을 훈계하던 것을 기억하라”(행20:31). “이제도 눈물을 흘리며 말하노니 여러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로 행하느니라”(빌3:18). 한국의 예레미야라고 불리던 김치선 목사님도 한국교회와 한국 백성들을 생각하며 한 평생 눈물을 흘리면서 울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도 한국교회와 남북한을 바라보시면서 한 평생 우셨습니다. 이중표 목사님도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울었고 성 프랜시스를 생각하면서 울었고 한국교회를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울었습니다. “예수님을 생각만해도 눈물이 나는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고난을 생각만해도 눈물이 나는 사람, 이 성 프랜시스의 눈물이 내 눈물이 되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 있다면 주님을 사랑하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시간이라고 기꺼이 고백한다.” (이중표, “눈물을 먹은 마음” p.75). 어떤 의미에서 우리들은 하나님의 눈물과 하나님의 사람들이 흘린 눈물들을 받아 먹으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면서 우신 세 가지 장면을 살펴보겠습니다.
바리새인들은 기도는 잘 했고 설교는 잘 했고 제사는 잘 드렸지만 눈물을 흘리면서 울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죄인들을 향한 분노와 미움과 정죄만이 있었습니다. 보수주의자들이 범하기 쉬운 잘못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죄인들을 바라보시면서 우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면서 우신 첫째 장면은 나사로가 죽었을 때 우신 장면입니다. “예수께서 그의 우는 것과 또 함께 온 유대인들이 우는 것을 보시고 심령에 통분히 여기시고 민망히 여기사 가라사대 그를 어디 두었느냐 가로되 주여 와서 보옵소서 하니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요11:33-35). 예수님께서 왜 우셨을까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마리아가 울고 또 거기 함께 온 유대인들이 우는 것을 보시고 함께 슬퍼하면서 우셨다고 생각합니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고 성경이 말씀했습니다. 둘째는, 보다 근원적인 이유로, 인간이 범죄하므로 죽어야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 것을 바라보시면서 우셨다고 생각합니다. 십자가를 통한 속죄가 없이는 모든 인간이 죄 값으로 인해서 육체의 죽음과 함께 영적인 죽음까지 죽어야 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비극을 바라보시면서 우셨다고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예수님은 인간의 불행과 비극을 바라보시면서 우셨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면서 우신 둘째 장면은 나귀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면서 예루살렘 성을 바라보시면서 우신 장면입니다. “가까이 오사 성을 보시고 우시며 가라사대 너도 오늘날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더면 좋을 뻔하였거니와 지금 네 눈에 숨기웠도다 날이 이를찌라 네 원수들이 토성을 쌓고 너를 둘러 사면으로 가두고 또 너와 및 그 가운데 있는 네 자식들을 땅에 메어치며 돌 하나도 돌 위에 남기지 아니하리니 이는 권고 받는 날을 네가 알지 못함을 인함이니라”(눅19:41-44).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을 바라보시면서 그 전에도 슬퍼하신 일이 있습니다.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선지자들을 죽이고 네게 파송된 자들을 돌로 치는 자여 암탉이 제 새끼를 날개 아래 모음 같이 내가 너희의 자녀를 모으려고 한 일이 몇 번이냐 그러나 너희가 원치 아니하였도다 보라 너희 집이 황폐하여 버린바 되리라”(눅13:34,35). 예수님께서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스라엘 자손들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유대 나라에 오셨지만 이스라엘 자손들이 예수님을 받아드리지도 않았고, 영접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반역하고 멸시하고 욕하고 십자가에 매달아 죽였습니다. 결국 예수님은 반역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조만간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망하게 될 것을 바라보시면서 우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면서 우신 셋째 장면은 겟세마네 동산과 십자가 위에서 우신 장면입니다. 마태는 겟세마네 동산의 장면을 묘사하면서 예수님이 고민하시고 슬퍼하셨다고 했습니다(26:37). 마가는 예수님께서 심히 놀라시고 슬퍼하시고 고민하셨다고 기록했습니다(막14:33,34). 누가는 예수님께서 기도하실 때 땀이 땅에 떨어지는 피 방울 같았다고 묘사했습니다(눅22:44). 마태는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크게 소리 지르시면서 “엘리 엘리 라마사박다니” 라고 부르짖으셨다고 기록했습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라고 부르짖으셨다고 기록했습니다(마27:46). 이 모든 자료들을 종합한 히브리서 저자는 예수님의 슬픔과 고민과 부르짖음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그는 육체에 계실 때에 자기를 죽음에서 능히 구원하실 이에게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고”(히5:7). 박윤선 목사님은 여기 심한 통곡과 눈물은 겟세마네에서의 애도를 가리키는데 그것이 십자가에서 외부적으로 나타났다고 해석했습니다. 스킬더라는 화란의 신학자는 겟세마네 동산과 십자가 상에서 예수님이 당하신 극심한 고통과 통곡과 슬픔과 눈물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알 수 있는 피조물은 우주에 하나도 없다고 지적한 일이 있습니다. 박윤선 목사님도 그 고통과 통곡의 의미를 한 마디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벌써 하나님의 모든 백성들이 받을 지옥의 고통을 대신 받으신 것이다.” 결국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과 십자가 상에서 통곡하시면서 우신 이유는 하나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아들을 지옥에 버리셔야만 하는 비극을 바라보셨기 때문이고, 그리고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끊어 버림을 당하여야만 하는 비극을 바라보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비극의 내용과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알 수 있는 피조물은 우주에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이 엄청난 비극을 체험하시면서 예수님께서 심한 통곡과 눈물로 부르짖으셨습니다.
3 아기는 물론 우리들은 모두 엄마의 아픔과 사랑의 눈물을 먹고 자랍니다.
어거스틴은 어머니 모니카의 아픔과 사랑의 눈물을 먹고 살았습니다. 김선도 목사님의 형제들도 어머니 이숙녀 전도사님의 아픔과 사랑의 눈물을 먹고 살았습니다. 저도 저를 가장 사랑하시던 어머니의 슬픔과 아픔과 사랑의 눈물을 받아 먹으면서 한 평생을 살았습니다. 이틀 전에 어머니가 오래 전에 저에게 보낸 편지와 그리고 제가 8년 전에 어머니에게 띄운 편지를 다시 한 번 읽으면서 가슴에 아픔을 느끼면서 뜨거운 눈물을 삼켰습니다. 제가 1997년 1월 12일 북녘 하늘에 띄운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의 첫 부분입니다.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 부르고 또 불러도 못 다 부를 이름,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 압수당했던 어머니의 편지 사본을 20여년 만에 다시 찾아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리고 5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어머니의 예쁜 사진을 보고 또 보면서 나는 어머니를 부르고 또 불렀습니다. 아,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 어머니는 너무나 예쁘고 아름답습니다. 나를 부르시는 어머니의 애절한 절규를 들으면서 어머니의 가슴에 맺힌 아픔과 슬픔을 다시금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나를 너무나 사랑하셨고 그래서 저를 남쪽으로 떠나 보내시는 큰 희생도 감수하셨습니다. 어머니에게 있어서 맏아들을 잃는 것보다 더 큰 아픔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어머니는 나를 위해서 그 큰 희생을 감수하셨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희생과 아픔과 슬픔과 사랑의 눈물을 받아 먹으면서 한 평생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맏아들을 버리시는 희생과 아픔과 슬픔과 고통을 감수하셨습니다. 그리고 얼굴을 가리고 우셨습니다. 하늘이 어두워진 것은 하나님의 우시는 모습을 가리 운 것입니다. 우리들을 살리시기 위해서 였습니다. 예수님도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으시는 희생과 아픔과 슬픔과 고통을 감수하셨습니다. 심장이 터지는 아픔을 감수하시면서 십자가 상에서 통곡하면서 우셨습니다. "엘리 엘리” 라고 소리를 지르시면서 통곡하셨습니다. 우리들을 살리시기 위해서 였습니다. 어머니께서 저를 위해서 한 평생 우신 것처럼, 하나님께서도 예수님께서도 성령님께서도 탕자들과 같은 못된 것들을 위해서 한 평생 울고 계십니다. 오늘 아침 우리들을 위해서 눈물을 흘리시며 우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우리들의 무딘 머리와 무딘 가슴에 그려보았습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만을 받아 먹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 세상에 진리만 있다면 우리들은 다 심판을 받아 지옥 불에 떨어졌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슬픔과 고통과 아픔과 사랑의 눈물을 받아 먹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랑에 감복하는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웁니다. 아이삭 왓츠는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나 십자가 대할 때에 그 일이 고마워 내 얼굴 감히 못 들고 눈물 흘리도다. 늘 울어도 눈물로써 못 갚을 줄 알아 몸 밖에 드릴 것 없어 이 몸 바칩니다.” 예수님이 통곡하시며 우시는 모습을 바라보면서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사람은 아직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체험하지 못한, 바리새인과 같은, 형식적인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김치선 목사님을 통해서 은혜를 받으면서 비교적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회개의 눈물과 사랑의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제가 서울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일 때 김치선 목사님이 인도하시는 대구 주암산에서 열린 산상 부흥회에 참석했는데 찬송가를 부르면서 한 없이 한 없이 울던 때가 기억 납니다. 246장 1절을 부르면서 한없이 울었습니다. “내 주의 나라와 주 계신 성전과 피 흘려 사신 교회를 늘 사랑합니다.” ‘피 흘려 사신 교회’ 라는 말에 그만 눈물을 그칠 수가 없었습니다. 옆에 있던 어느 어른이 무슨 슬픈 일이 있어서 그렇게 계속해서 우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계속해서 울기만 했습니다.
말씀을 맺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들, 주님의 눈물을 많이 많이 받아 먹으면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주님의 슬픔과 고통과 사랑의 눈물을 생각하면서 많이 많이 우시기 바랍니다. 눈물은 사랑의 샘물이고, 눈물은 은혜의 샘물이고, 눈물은 기쁨의 생물이고, 눈물은 구원의 샘물이기 때문입니다. “주여, 나의 병에 회개의 눈물과 사랑의 눈물을 담아 주시옵소서. 나도 주님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울게 하시옵소서. 분노와 미움과 정죄를 나의 마음에서 제거하시고 긍휼과 용서와 사랑의 눈물을 품게 하시옵소서. 나를 위해서 울게 하시고, 교회를 위해서 울게 하시고, 나라를 위해서 울게 하시고, 북한 동포를 위해서 울게 하시옵소서. 무엇보다 주님의 아픔의 눈물을 나의 병에 담아 주시옵소서. 주님의 슬픔과 아픔의 눈물이 나의 가슴에서 시냇물 같이 흐르게 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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