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부터 시작되는 갱신과 개혁





                                                                                                  김 성 영 교수
                                                               (한복협 중앙위원, 백석대학교 석좌교수)





1. 서언
주님의 몸 된 교회는 항상 갱신되고 개혁되어야 합니다. 교회의 지체인 개인[성도]도 그렇습니다. 교회들 위해 존재하는 신학[교육]도 그렇습니다. 교회가 책임져야 하는 사회도 그렇습니다. 500년 전 종교개혁운동이 그래서 교회개혁으로 끝나지 않고 신학과 개인과 사회를 변화시켰던 것입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준비하는 이즈음, 우리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회에서぀⸀갱신과 개혁을 염원하며」라는 주제로 한 자리에 모여 기도하고 공동과제를 발표하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 요약
먼저, 지형은 목사님은 ⸀교회 갱신,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주제 하에 다음과 같이 교회갱신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교회 개혁의 주체는 하나님이다. 사람과 관련된 제도나 직무, 건물, 재정, 그리고 사회적 관계 등은 모두 개혁의 대상이다. 교회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기록된 66권 성경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말씀이요, 결정적인 계시인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말씀의 해석자인 성령의 가르침으로 말씀이 작동하는 곳이 ‘하나님이 계신 거기’ 교회이다. 교회 갱신은 현실적으로 기록된 성서와 연관된 문제이다.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의 뜻에 순명(殉名)하느냐에 따라 교회는 교회답게 갱신되거나 망가지도 한다. 결론적으로 교회 갱신을 위해서는 먼저 제도권의 신학교육이 변해야 한다. ‘신학하기’의 본디 뜻인 말씀을 바로 배워 어떻게 삶으로 이어져야 하는가를 바로 가르쳐야 교회 현장이 변할 수 있으며, 교회 현장이 변해야 ‘목회하기’의 본디 뜻인 성경의 말씀을 성도의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진정한 개혁과 갱신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김영한 박사님은 ⸀올바른 신학 갱신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 하에 다음과 같이 신학갱신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현재 지식위주의 신학교육을 영성훈련을 핵심으로 하는 신학교육으로 갱신해야 한다. 동성애 문제 등 심각한 세속화시대에 복음을 전하는 사명자들의 영성과 윤리강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로 교단 신학보다는 상호 연합하는 방향으로 신학 갱신되어야 한다. 교단 교회의 장벽을 넘어서 그리스도의 교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신학이 갱신되어야 한다. 정통주위는 칼빈주의만 아니라 종교개혁자들의 신앙과 교리를 따르면서 서로 간에 존중하고 배우고자 하며 사회개혁적 관심을 갖는 진정한 역사적 개혁주의, 열린 보수주의, 성경적 복음적 포용주의로 신학의 지평이 넓혀야 한다. 셋째로, 정통실천을 중시하는 신학갱신이 일어나야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는 교리적으로는 정통주의를 자처하면서도 행동 면에서는 ‘실천적 무신론’을 보이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 결론적으로 오늘의 신학은 초대 교부들이 견지했던 신앙고백[기도]과 함께 하는 렉치오 디비나(lectio divina) 수업으로 돌아가야 하며, 지식위주에서 영성교육으로 바뀌어야 하며, 오직 하나님의 말씀(sola scriptura)과 전 인격적 헌신, 그리스도와의 신비적 연합 사상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손봉호 박사님은 ⸀사회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주제 하에 다음과 같이 사회개혁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현대인의 행복과 불행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의하여 결정된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정치적으로 자유로운데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이 불행한 것은 우리 사회가 병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의 병은 높은 경쟁심과 낮은 도덕성에 있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잘못된 사회를 고쳐서 정의를 회복하고 이웃의 고통을 덜어 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한국교회는 급속한 성장으로 세속화되어 개신교 역사상 타락한 상태가 되었을 뿐 아니라 한국사회를 타락시키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이러한 타락의 근원은 지나친 탐심과 하나님 대신 물질을 의지하는 데 있다고 진단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한국교회가 개혁되려면 돈을 무시[초월]할 수 있어야 하고 , 그럴 때만 지금 한국 사회의 치유를 주도할 수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종교개혁자들이 가졌던 ‘세계내적 금욕(Innerweltliche Askese)'을 실천할 수 있다면 한국사회의 고질병을 고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김명혁 목사님은 ⸀올바른 자기 갱신을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주제를 ‘가장 거추장스러운 방해물은 자기 자신’이라는 제목 하에 다음과 같이 자기 갱신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나는 신앙생활과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거추장스러운 방해물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기질이 (그 사람의) 운명이다’라고 생각할 정도다. 어떻게 하면 이기적(利己的)이고 부정적인 기질과 습관을 이타적(利他的)이고 긍정적인 기질과 습관으로 고쳐질 수 있을까? 첫째로, 하나님을 만나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야 하고 그래서 회개하면서 자기 자신을 버리고 포기하려는 일이 일어나야 한다. 둘째로, 하나님을 만나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도 이기적인 자기 자신을 버리고 포기하려는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또 하나의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곧 환난과 고난과 핍박이다. 셋째로, 이기적이고 부정적이고 배타적인 기질과 습관을 버리고 이타적이고 긍정적이고 포용적이 기질과 습관을 지니기 위해서는 ‘바라봄의 삶’과 ‘닮으려는 삶’과 ‘실천하려는 훈련’의 삶이 필요하다. 이렇게 할 때, ‘가장 거추장스러운 방해물인 자기 자신’이 ‘가장 귀중하고 아름다운 보물’이 될 수 있다.”

3. 종합
요약한 내용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 갱신의 근거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교회갱신의 근거도, 신학(교육)갱신의 근거도 성경이라고 지적합니다. 사회개혁의 근거도 직접적인 표현을 하지 않았을 뿐 성경이며, 성경 위에 세워진 교회가 감당할 몫이라는 것입니다. 한 사람 개인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도 말씀의 역사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네 분의 발제에는 이처럼 모든 분야의 개혁과 갱신에 기초가 되는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의 해법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살아있는 말씀이 아니고는 교회도, 신학도, 사회도, 내 자신도 갱신될 수 없습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준비하는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제2의 종교개혁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2) 갱신의 방안은 말씀의 실천이라는 것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곳인데, 그 입체적 의미는 선포된 말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가 입[교리, 이론]만 무성하고 삶[실천, 봉사와 섬김]이 없어서 위기입니다. 신학도 지식주입만 일삼고 영성훈련을 통한 섬김과 봉사가 식어서 위기입니다. 사회개혁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교회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돈을 더 사랑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해 위기입니다. 예수님을 만났다고 하면서도 다메섹의 충격을 받지 못해 아직까지도 거추장스러운 자아의 남루를 걸치고 세상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서 주님의 영광을 가리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말씀의 실천이 바로 개혁과 갱신의 방안이요 출발이라는 것입니다.

3) 신학과 교회가 바로 서야 개인과 사회가 개혁된다는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교회갱신 방안을 발제하신 목사님도, 신학갱신 방안을 발제하신 신학자님도 하나같이 ‘신학교육이 바로 되어야 교회가 바로 된다.’는 논지를 펴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신학이 잘못되면 교회도 잘못되고 영혼도 죽습니다. 신학교육기관에서 교회 사역자를 잘못 기르면 교회도 잘못 되고 영혼을 죽입니다. 이처럼 신학과 교회는 뗄 수 없는 유기적인 관계에 있습니다. 신학은 교회의 충성스러운 종이 되어야 합니다. 신학을 통해 구원 받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통해 구원을 받기 때문입니다. 개인[교회의 성도, 사회의 시민]을 살리고, 세속화된 사회를 바로 세우는 개혁의 출발이 바로 신학[교육]에 있고, 교회에 있습니다.

4. 결언
저는 결론적으로 교회와 신학, 사회와 개인의 개혁과 갱신은 바로 “나로부터 시작되고‘, ‘아래로부터 시작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내가 변하지 않으면 세상이 변하지 않습니다. 거추장스러운 자아의 옷을 입고 있는 내 자신이 먼저 변화되어야 가정을 변화시킬 수 있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이 자리에서 시작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크 엘륄(Jacques Ellul, 1912-1994)의 말처럼 예수님의 혁명은 ’지금‘, ’이곳‘, 그리고 ’나‘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