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하나를 만드사




                                            미즈구치 이사오 선생 (일본복음주의연맹)




에베소서 2:14~16
○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 법조문으로 된 계명의 율법을 폐하셨으니 이는 이 둘로 자기 안에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오늘 저희 JEA 관계자 4명을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년 9월에 일본 기후현에서 일본전도회의를 개최하여 그곳에 KEF의 임원분들이 오셨는데요. 주 안에서 교제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오늘 아침은 KEF 여러분과 함께, 주님을 중심으로 교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저희 모두 매우 기쁩니다.

  먼저 제가 경험한 한일교류의 은혜를 나누고 싶습니다.
  1990년 당시에 저는 일본의 크리스천 학생(KGK)의 관리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KGK는 한국의 IVF(KIVF)와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하고 있었으며, 그 일환으로 두 단체의 졸업생 모임 캠프가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한국 방문팀 대표자로 참가했습니다. 캠프에서 저는 일본이 20세기 전반 한반도를 식민지화하고 많은 잔혹한 행위를 한 역사를 언급하고 사죄했습니다. 사실 그 졸업생 캠프는 1년 전에도 한국에서 진행되었는데, 그때에도 일본의 KGK 대표가 한일 관계에 대한 과거를 언급하고 사죄했었습니다.
그런데 2년 연속 이 집회에 참석했던 한 한국인 참가자가 “작년과 똑같이 하시네요. 아무리 사과를 한다 하더라도 행동 없이 말로만 하는 사과는 의미가 없습니다.” 라고 했던 말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이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다가 식민지 시대에 일본이 한반도 사람들로부터 빼앗은 조선어를 배우기로 결심하고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특히 1990년대에 저는 KIVF 형제들과 주님 안에서 좋은 교제를 하였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이번 한국 방문은 20년 만에 오는 것이지만, 1990년대 당시의 일을 떠올리며 이틀을 보냈습니다.

  오늘 아침은 한일 그리스도인의 교류를 추진하는 데 핵심이 되는 말로 생각되는 에베소서 2장 14절~16절에서 알려주고 있는 것을 보려고 합니다. 이 구절에서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는 막힌 담이 생긴다는 것,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막힌 담을 제거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① 그리스도께서 둘을 하나로 만드시다 (14절)여기서 말하는 '둘'이란 유대인과 이방인입니다. 유대인은 이방인을 차별하여 담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두 민족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분이라고 유대인으로서 그 일을 경험한 바울이 말하고 있습니다.
② 그리스도께서 막힌 담, 곧 적의를 십자가에 못박아 주시다 (14절)'막힌 담'이란 서로 적의를 가짐으로써 쌓입니다. 특히, 자신이 옳다고 주장으로 일관하고 상대를 배려하지 못할 때, 그 담은 무너지기는커녕 점점 두꺼워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그 담을 부숴주신다고 바울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건 무엇에 의한 것입니까? 십자가에 의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는 모든 사람의 죄를 용서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박혔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유대인도 이방인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차별은 차이를 강조함으로써 깊어지고 적의를 낳습니다. 그러나 다른 것이 아니라, 공통된 것에 마음을 두는 것으로, 막힌 담은 허물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③ 십자가에 못박혀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셨다 (16절)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처형됨으로써 사람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노여움이 풀렸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죄 때문에 단절되었던 신과 사람과의 관계가 화해되었습니다. 이렇게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하나님과의 화해를 경험한 사람은 막힌 담이었던 유대인과 이방인이라는 두 존재가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따라 하나가 된다는 희망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과 사람 간의 화해도 이룰 수 있는, 그것이 복음의 은혜입니다.여기서 말하는 ‘그리스도에 의해 둘이 하나가 된다’는 진리는 한국인 그리스도인과 일본인 그리스도인이라, 이 둘도 하나가 될 것에 대한 희망을 줍니다.
  저에게는 일본 선교를 왔던 몇몇 한국인 선교사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 중 한 사람과 지금까지 주님 안에서의 해온 교제에 대해 간증합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도쿄에서 빌리 그레이엄 대회가 열렸을 때, 저는 그 대회 책임자 중 한 사람으로 봉사했습니다. 그때 저는 1명의 한국인 선교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한반도를 침략한 일본과 일본인을 싫어했으나, 에베소서 2:14의 말씀에 따라 일본 선교에 오셨다는 얘기를 듣고 친근감을 가졌습니다. 이후 30년 동안 그는 일본인 대학생 전도에 심정을 가지고 가끔 저에게 전화로 조언을 구하며 제 발언에 겸손히 귀 기울여 주었습니다. 또한 저도 그가 섬기는 교회에 봉사하러 찾아갔고, 그의 목회생활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그와 교류를 통해 일본에서의 복음선교를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십여 년 전 그가 속한 선교단체의 리더가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켜 JEA와의 교제도 끊겼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인내심을 가지고 몇 년 동안 몇몇 분들과 참관인(옵저버)로서 JEA의 총회에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그가 속한 선교단체는 다시 한번 JEA 재가입이 승인되어 함께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그와의 만남과 교제는 그리스도 안에서 둘이 하나됨을 체험하는 은혜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 향후 JEA와 KEF와의 교류를 계속 이어가며 깊은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가 양측 단체의 이념을 이해하고, 협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각각 직분을 가진 분들 간의 교류에서 그치지 않고 ‘둘을 하나로 만들어 주신 그리스도’와 ‘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어 모든 적의를 십자가에 못 박아주신 하나님’과의 화해를 체험한 자들 간에 아름다운 교제가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끝으로 에베소서 2:14절을 각각의 언어로 함께 읽겠습니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