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방을 따로 사용합니다.
남편은 거의 서재에서 지내고 있고 나는 안방마님이니까 안방에서
주로 보내고 있습니다. 내가 서재에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고
아이들방에는 가끔 들어가는 편입니다.

밤에 잘때는..
어쩌죠? 이거 밝히면 문제있는 부부라고 소문날텐데..
에이!! 그래도 밝히겠습니다. 우리 부부는 잠도 따로 잡니다.
그렇다고 문제있는 부부는 절대 아니고 금슬이야 좋기로 소문난(?)
잉꼬부부랍니다.
말하기 쑥스럽지만 나는..
순전히 남편의 자상함과 터프함의 적절한
조화속에서 날마다 평안을 누리며 공주처럼 우아하게
지내고 있는 행복한 여인이랍니다.

나는 주로
밤에 책상앞에 앉아서 지냅니다.
남편은 나보다 좀 일찍 자는 편이고.. 나는 사역때문에 밤에 늦게 오던지
아니면 집에 있는 날이어도 밤에 12시가 지나야 자는 사람입니다.
밤에 인터넷도 하고 메일체크도 하고..
음악작업도 조금씩 해나가고 있고 공부도 조금씩 합니다.
귀에 헤드폰을 꽂고 음악도 듣고 작곡, 편곡도 해봅니다만
아직은 역부족임을 느낀답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우리 부부는 따로 잠을 자게 되었고
새벽엔 남편이 4시쯤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먼저 교회로 향합니다.
저는 4시 40분에 겨우 일어나 고양이세수를 하고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는 거의 5시정각에 맞춰서 교회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집에와서
우리 부부는 잠시 이야기도 나누고 신문도 보고..뉴스도 보고..
여튼 그 시간이 우리 부부의 함께 하는 시간입니다.

각방을 쓴다고 해도 누가 놀라는 사람도 없고
물어오는 사람도 없을 정도로 우리 부부의 특별한 생활을
이미 가까운 분들에게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딸아이를 뱃속에 담고부터인지.. 그렇게 기억합니다.
입덧이 너무 심해..밤새 못자고 토하고..
남편에게 방해가 될까봐 각방을 쓰기로 하고..
딸아이를 낳고는 밤새 모유를 먹이느라 잠을 설치니까
남편의 새벽기도에 방해가 될까봐 또 각방을 쓰게 되고..
아이가 두 돌쯤 되니까 사역을 다니기 시작하고..
늦게 와서 시끄럽게 왔다갔다하다보면 또 방해가 될까봐
혼자자게 되었고..ㅎㅎㅎ

지금은 서재에 책이 많아 방이 좁아진 연고로 남편혼자서 간신히
누울 수 있는 것이 큰 이유고..
아이들 방에는 예찬이 혼자서 자야하고..
안방에는 킹싸이즈 침대가 있건만 딸아이를 아빠나 오빠와 재울 수 없으니
하는 수없이 내가 데리고 자야하니까..

그런 저런 이유로 우리는 여전히 각방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부부는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