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러지에다
성인아토피에다가
햇빛에 노출되면 가려움증까지 심해져서
자꾸 손이 가고
그래서 얼굴과 목뿐 아니라 팔다리도 가렵고...

얼굴은 별표시 안나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손이 가는 목은 전보다 더
보기 흉할 정도로 검으스레해졌습니다.

예전에 다른 병으로 인해 많이 아팠을 때는
가려움증때문에 정말 힘들었었는데
이번엔 그나마 견딜만할 정도로 조금씩 가렵더니만,
좀 사그라지는가 싶었는데
얼룩같은 흔적이 전보다 더 많이 생기는 바람에 덜컥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피부과의원에 갔습니다.
의사선생님이 몇가지 주의사항을 말씀하시면서
흔적을 없애는 레이저치료를 하는데 몇백만원이 든다고 합니다.

우울한 마음으로
집에 와서 심각한 얼굴로.
가족들에게 금식하며 기도해야겠다는 말을 했더니..
딸아이가 자기도 함께 기도하겠노라며
2주간 한끼씩 금식한다고 합니다.
이제 중학교 1학년인데..
감동스러움에 눈물이 찔금 나왔습니다...
남편도 기도하며 레이지치료를 하든 뭐를 하든
함께 노력하자며 등을 토닥거려주고..

예전부터 피부가 약해서 풀만 스쳐도 두드러기가 났고
먼지많은 곳에만 가도
사람이 많은 큰병원에만 가도
햇빛에 조금 오래 노출만 해도
또는 갖은 음식이나 약 부작용으로 인해서도
돋아나는 두드러기로 인해 참 고생을 많이 했었습니다.
정말 어떨땐 피부암은 아닐까 고민을 많이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피부가 탈색되고 보기가 조금 흉하다고 속상해하고
풀죽은 지금의 내 모습이 어쩌면 큰 병에 시달리는 분들에 비하면
하나의 복에 겨운 투정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나보다 심한 사람이 훨씬 많은데 고작
요까짓것 가지고 이렇게 약해지면 안되겠죠?
예전에 여기저기 심하게 아팠던 때를 생각하면 그저 감사하기만 한데말이죠.

하나님은 나에게
잠시도 풀어질 기회를 안주십니다.
늘 긴장하게 하시고 새로운 기도꺼리를 주시면서
나를 계속 훈련시키시고 쓰시고 계십니다.

나는 좀더
기도의 시간을 늘리면서
많이 엎드려야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주님을 너무나도 사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주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주님!
주님때문에 나는 여전히 행복합니다.

              2009.8.14 새벽에,
               박경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