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를 지나 군내리에 도착하니 정말 보기만 해도 신기한 자가용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보트처럼 빠른 배를 타고 서고지 섬마을에
다다르니 서고지교회 성도님들이 마중 나와주시고..
층계를 거슬러 올라가는데 정말 그 길은 한사람만 간신히 다닐 수 있는
좁은 길이었습니다. 올라가기 시작한지 1분만에 헉헉거리기 시작한
나와 우리 짝꿍집사님..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신 골고다언덕길이 생각났습니다.
그냥 올라가기도 이렇게 힘든데 그 무거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은 얼마나 힘드셨을까!

산꼭대기에 어떻게 교회가 지어졌을까.. 또 다른 집들은 또 어떻게..
정말 신기하기만 했답니다. 교인수가 다 모여봤자 20-25명 정도 밖에
안 된다며 노심초사하시던 진장로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시고 강단에서 기도하고 계신
목사님을 만나고..

그런데..
정말 이상했습니다. 조그맣고 아늑한 성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고 자리가 모자라 바닥에까지 앉아있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동네 어르신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을 모시고 온 것이었습니다. 점심도 먹여드리고 선물도
드리고.. 그야말로 동네 축제였답니다. 물론 육지에서 유명한 카수(?)가 온다고
광고도 하고 방송도 했겠죠?^^*

어쨌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 후에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전도집회 비슷한
간증집회를 시작했고 은혜 중에 잘 마쳐졌습니다.
꽤 오랫동안 진행되었는데도 꽂꽂이 앉아 경청(?)을 하고 있는 섬주민들을
보니 감동이 새롭게 밀려왔습니다.
예배 후에 바닷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요리..맛있는 점저(점심겸 저녁)를 먹고
다시 배를 타고 나와서 여천에 있는 소호교회를 향해 갔습니다.
왕복 12만원이나 되는 자가용배를 무료로 태워주시고 봉사해주신 집사님..
그리고 짐을 날라주던 장로님 아들.. 주성이.. 정말 너무 고마웠습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여수은성교회 송집사님이 기다리고 계셨고 그 분이
친절하게도 우리를 소호교회까지 안내해 주셨으며 끝까지 함께 해주셨습니다.
소호교회에 도착하니 정말 친정아버지같으신 인자하신 한목사님이 따스하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사모님과 전도사님들..
성도님들의 따스한 환호와 안내를 받으면서 시스템을 설치하고 또 밥을
먹었습니다. 배는 불렀지만 일부러 맛난 음식을 준비하셨다고 해서 또 먹게
되었는데... 정말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밥이 보약이라는 어른들의 말씀..그리고 내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악착같이 찾아먹어야겠죠?

그리고 집회시작.. 1시간이 넘도록 찬양과 간증을 하고..
다함께 찬양을 불렀습니다.
시간이 두시간이 다 되어가자 몸이 달아 얼른 끝냈는데 목사님과 성도님들이
조금만 더하라고 시간을 주시고 마지막엔 목사님이 직접 앵콜송을
요청하셨고..그래서 앵콜송을 부르고 나니 또 하나만 더 듣자고 성도님들이
박수를 보내주시고..
우리 짝꿍이 찬양드릴 때에는.. 화장실에 잠시 다녀오게 되었는데 1층까지
쩌렁쩌렁 울리는 찬양소리에 얼마나 신이 났는지..
아마 성도님들의 속이 다 후련해 졌을거라 여겨집니다.
덕분에 앵콜송을 받게 되었고.. 그녀만의 특유의 맨트로 많은 분들에게
신선한 웃음도 선사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두시간이 훌떡 넘어가 버렸습니다.
그렇게 장시간집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뜨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었고 오히려
밤새워서 찬양만 했으면 좋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을 했습니다.
저녁 늦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가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찬양에 몰두한 아름다운
주님의 자녀들.. 하나님이 얼마나 이뻐하셨을까요?
정말 가장 많이 찬양을 부른 교회였습니다.
그리고 나를 맘껏 부려주신(?) 은혜로운 교회였습니다.

하루 한 교회 집회만 고집하던 나였는데..
사정상 두 교회집회를 하고 나니 피곤함에 온몸이 부르르 떨려왔고 오는 길..
여산휴게소에서는 코피도 한참동안 나왔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우리 짝꿍집사님이었습니다. 20시간이상이나 깨어있으면서도
그리고 장거리 왕복운전을 하면서도 전혀 졸지 않고..
똘방똘방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운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철인 29호의가 된 짝꿍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힘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새벽 3시에 집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다음부턴 정말 자고 와야겠다고 맘을
크게 먹어 봅니다만, 아마 실행이 안될 겁니다. 지금까지 자고 온 적이 거의
없거든요.. "새벽 5시에 도착하더라도 집으로 오자"..
그게 바로 우리들의 [자기지키기방침]이거든요.^^

그래도.. 오늘 아침에 거뜬하게 일어나 아이들 챙겨서 학교에 보내고..
밥해서 남편과 함께 맛있게 먹고..
정말 왠 은혜인지..

참, 오늘 길엔 푸짐한 선물도 잔뜩 안고 왔답니다. 서고지교회 진장로님이
주신 아주 커다랗고 맛좋은 돔..(오늘 아침 식탁에 올렸는데 남편이 어찌나
잘 먹든지.. 그냥 한마디를(무쟈게 큰데..)뚝딱! 헤치우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소호교회 해순집사님이 주신 홍합..한 박스..
그리고 송집사님이 주신 유자.. 그리고 그 외 사랑의 선물들..

정말 행복합니다.
건강해진 것만 해도 감사한데 거기에다가 온 우주를 창조하고 다스리시고
계신 그분의 도구로 쓰임 받고 있으니..

주님!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