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나 어디서 왔어요?" 어린 시절,조금씩 철들기 시작하면서 흔히 던지는 질문입니다. 어쩌면 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하며 유년시절을 지냈을 것인데,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거의 대부분이, "으응, 다리 밑에서 주워왔지"였을 겁니다.
"다리 밑에서 주워온 아이." 그토록 큰 사랑과 관심 속에 자라는 내가 '다리 밑에서 주워 온 아이'라는,정말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을 엉겁결에 확인한 날의 그 아득한 하늘빛을 나이 든 후에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어린 마음에 그 무섭고 섭섭한 사실을 나름대로 재확인해 보느라,며칠씩 밥도 잘 안 먹고 부모님 몰래 거울 앞에서 거울 속의 내 모습과 엄마 아빠의 사진을 아픈 가슴으로 견주어 본 서늘한 경험도 있을 것입니다.
어른이 되어 뒤늦게 이 대답의 '묘한 상징성'을 깨닫기까지,이 사실 아닌 사실 때문에 제법 오랜 세월을 고민하며 살았노라고 고백하는 이도 더러 만나보았습니다. '나는 어디서 왔는가?'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면 과연 어느 다리인가?' 이 물음은,어른들에게는 별 것 아니지만 감수성이 몹시 예민한 어린이들에게는 참으로 심각합니다.
여하튼 저는,이 물음이야 말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가장 자연스럽고 본질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영리하고 나이 많아도,원숭이는 이처럼 심오하고 고상한 고민을 결코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들 세계에서 지금도 여전히 되풀이되는 이 밥맛 떨어질 만큼 심각한 질문에서 저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봅니다. 그것은,비록 인간이 다른 피조물보다 훨씬 우월한 존재이기는 하지만,자신의 부모조차도 스스로 확인할 수 없을 만큼 무지한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고이 잘 자라던 어느 날엔가 엄마 아빠로부터,"봐라,내가 네 엄마고,이 분이 네 아빠다"라는 말을 듣게 되기까지는,나에게 피와 살을 나눠준 사랑하는 부모님조차도 혼자서 확인할 능력이 정말이지 인간에겐 없습니다. 우리 중에 어느 누구도 어머님이 내몸을 낳는 현장을 지켜본 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네가 믿는 기독교가 뭐가 그리 좋으냐"는 제법 까다로운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서슴지 않고 그것은, "계시 때문" 이라고 대답합니다. "계시"라는 말은 "커튼을 열어 비밀을 보여준다"는 뜻이지요.
하나님께서,당신의 존재를 알려 주시고,당신의 신비한 세계를 보여주심으로 기독교가 시작된다는 말입니다. 곧 기독교는,다른 종교들과는 달리,신앙의 뿌리(기초)를 하나님이 주신 계시에 깊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그 계시의 결정판이 바로 성경말씀이지요. 종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인간의 사색' 위에 세워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독교야말로 믿을 만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계시(성경)를 통해서만 우주와 생명의 시작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중에 어느 누구도,자신의 부모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혈액'이나,'유전자'나,'염색체 배열' 등의 확인을 의뢰한 이가 없습니다. 다만,그 분들의 '계시성 발언', 곧 "내가 네 아빠고,엄마다"라는 그 황홀한 말씀만을 그대로 "믿고" 그 분들을 존경하고 사랑하며 살아갈 뿐입니다.
눈 앞에 엄연히 살아 움직이시는 내 육신의 부모님조차도 내 힘으로 확인해 볼 힘이 없는 존재임을 모르고,우리네 부모님은 물론 우리를 이 땅에 머물도록 생명을 주신 하나님,온 우주 만물을 말씀 한 마디로 지으시고 홀로 주관하시는 그 하나님을 자신의 두 눈으로 똑똑히 보기 전에는 결코 믿을 수 없다고 호언하시는 분들의 당돌함 앞에서는,목사인 저도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하기야 성경을 통해 예수님을 만나기 전엔,저도 그런 황당한 얘기로 '예수 믿으라'고 권하는 예수쟁이(?)들을 골탕먹인 적이 많이 있었으니,그런 말을 들어도 그다지 섭섭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지금은,예전의 저처럼 무모한 주장을 하시는 이들을 보면 너무 불쌍하게 생각되어 안타깝습니다. 인간이 제법 영리한 것 같아도 실상은 참으로 어리석습니다.
어떤 유행가 노랫말마따나 어떤 땐,정작 "내 마음 나도 모를" 때가 많고,오랜 세월 사랑해온 이의 속마음을 모를 때가 많고,이 우주 만물의 돌아가는 이치는 더더군다나 모르는 것이 태반입니다.
때문에,이 신묘막측한 우주 만물과 생명을 창조하시고 홀로 운행하시는 하나님은,연구·분석의 대상이 아니라 믿음의 대상입니다. 우리가 우리 육신의 부모님을 그저 믿음으로 인정하고 따라 살듯이,하나님 역시 믿음으로만 만날 수 있습니다. 그 믿음의 기초는 물론 하나님의 특별계시인 "성경"입니다.
"나를 주워온 그 다리는 정말 어디에 있는가?"
이 심각한 물음의 정답은 성경에만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시가 있기 때문에,기독교만이 진리요 생명입니다. 예수 믿으십시오.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하도다(구약성경 시편 14편 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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